알코올 대사능력 낮으면 바짝 금주해야…과음 시 심방세동 더 취약
알코올 대사능력 낮으면 바짝 금주해야…과음 시 심방세동 더 취약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1.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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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알코올 대사능력에 따른 심방세동 위험 분석
알코올 대사능력 낮은 과음자 그룹서 심방세동 위험 가장 높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세일 교수, 박찬순 임상강사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심방세동과 같은 악성부정맥의 위험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으면 심방세동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파르르 떨리면서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뇌졸중, 치매, 심부전의 주요 위험인자로 꼽혀 부정맥 중에서도 악성으로 꼽힌다. 흡연, 비만,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도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지만 그간 음주와 심방세동 위험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세일 교수와 박찬순 임상강사 연구팀은 일평균 알코올 30g(주종에 관계없이 약 4잔) 이상 과음하는 사람은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을수록 심방세동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 바이오뱅크 코호트에 등록된 40여만명을 대상으로 알오콜 대사능력 및 일평균 음주량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위험을 분석했다.

우선 연구팀은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다른 알코올 대사능력이 실제 음주량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위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후 심방세동 병력이 없는 39만9329명을 일평균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자(0g) ▲경-중등도 음주자(<30g, 약 4잔 미만) ▲과음자(≥30g, 약 4잔 이상)로 구분했다.

이어 알코올 대사능력을 정량적으로 표현한 다유전자 위험점수에 따라 각 집단을 ▲낮음 ▲보통 ▲높음군으로 다시 구분한 뒤 심방세동이 새롭게 발생할 위험을 약 12년간 추적했다.

일평균 음주량 및 알코올 대사능력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위험도 비교(기준: 과음+대사능력 낮음 그룹)

그 결과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은 과음자 그룹의 심방세동 발생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음자는 알코올 대사능력이 높아질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감소한 반면 경-중등도 음주자와 비음주자에서는 이러한 양상이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했다. 즉 알코올 대사능력에 따라 음주량과 심방세동 발생위험 간의 연관성이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알코올 대사능력은 동일한 음주량에서 심방세동에 더 취약한 사람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며 진료현장에서 금주를 적극 권고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알코올 대사능력과 관계없이 음주량과 심방세동 위험은 상관관계를 보여 건강을 위해서는 과음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점이 확인됐다. 일평균 알코올 8g(주종에 관계없이 약 1잔)을 더 섭취할 때마다 심방세동 위험도도 1%씩 증가했다.

오세일 교수는 “본 연구는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음주량 및 유전적 소인이 심방세동에 미치는 복합적인 관계를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며 “사람마다 동일한 음주를 해도 심방세동 위험은 다르기 때문에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아 심방세동에 취약한 사람은 적극적 금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의학학술지 ‘BMC 메디신(BMC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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