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AI, 심뇌혈관질환 예방효과 ‘톡톡’
의료AI, 심뇌혈관질환 예방효과 ‘톡톡’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4.01.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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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의료기술에 접목되면서 심뇌혈관질환 치료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변했다. 왼쪽부터 고려대구로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AI가 의료기술에 접목되면서 심뇌혈관질환 치료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변했다. 왼쪽부터 고려대구로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최근 의료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이 단연 화제다. AI는 의사의 진료효율뿐 아니라 진단의 정확도를 높여 암 같은 중증질환의 조기진단과 치료를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심뇌혈관질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심뇌혈관질환은 국내에서 암 다음으로 높은 사망원인이다. 심뇌혈관질환은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심장질환과 뇌졸중,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으로 구분된다. 심뇌혈관질환은 갑작스레 발병할 경우 사망위험이 매우 높고 설령 치료해도 사지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 쉽다. 심뇌혈관질환은 과거에는 치료에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는 예방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됐다.

■미국, 심방세동예측 의료AI 검증결과 발표

최근 미국의사협회지(JAMA)는 심전도를 통한 심방세동예측 의료AI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심방세동은 상부심방에서 하부심방으로 혈액을 보내는 전기신호가 교란돼 생기는 질환으로 허혈성뇌졸중으로 악화될 수 있는 중증질환이다.

연구진은 1987년 1월부터 2022 12월까지 재향군인건강네트워크 등록환자 중 심방세동환자 90만7858개의 심전도데이터를 딥러닝한 AI를 개발, 검증에 들어갔다. 건강네트워크 소속 병원 2곳에서 이뤄진 검증 결과 AI모델은 공석하면적(AUROC) 0.86을 기록했다. AI의 정확도를 평가할 때 0.8 이상을 신뢰구간으로 본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인 셈이다.

시더스 시나이병원 데이비드 박사는 “AI를 통해 매우 위험한 심장질환인 심방세동에 걸릴 위험을 31일 후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 심뇌혈관질환의 조기진단과 예방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선진화된 AI시스템 개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AI의료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고려대구로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 예측AI시스템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팀은 2004년~2014년까지 병원을 방문한 흉통환자 1만여명의 관상동맥조영술 검사결과와 기초임상정보를 바탕으로 관상동맥질환위험도를 점수화하는 AI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민감도 98%, 정확도 92.8%를 보였다. 현재 사용되는 심혈관질환위험도 계산모델의 정확도는 70~80% 정도이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독자적 AI모델인 ‘STAT’를 개발했다. STAT는 심뇌혈관질환의 골든타임을 기존 24시간에서 72시간으로 늘렸다. STAT는 환자의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을 자동분석해 뇌경색부위 및 크기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뇌경색발생시각을 예측한다. 뇌의 측부순환을 자동평가함으로써 치료가 환자의 예후에 미칠 영향과 혈관폐색의 원인 혈전상태를 예측해 빠른 치료결정을 돕는다. 7편의 논문과 10개의 특허를 확보했다.

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택균 교수는 뇌동맥류발병위험을 예측하는 AI인 ‘ANRISK’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AI모델로 뇌동맥류발생위험도를 5단계(▲최저위험군 ▲저위험군 ▲평균위험군 ▲고위험군 ▲최고위험군)로 나눠 비교한 결과 최저 대비 최고단계의 예측도가 50배나 높았다. ANRISK는 지난해 4월부터 국내외 검진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택균 교수는 “최근 AI 개발로 뇌동맥류 선별검사지침을 새롭게 개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최근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뇌혈관질환의 1차예방에 획기적인 대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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