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부터 밥솥까지…‘소아화상’ 주의보
정수기부터 밥솥까지…‘소아화상’ 주의보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1.2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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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구 작아 넓은 부위에 화상 입기 쉬워
물집 생겼다면 가급적 터뜨리지 말아야
화상연고, 화상정도 평가 어려워 사용X
소아화상은 예방이 더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이들은 잠깐만 방심해도 쉽게 화상사고에 노출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0~4세의 영유아는 한창 호기심이 왕성하다. 하지만 위험에 대한 경험부족, 신체기능조절능력 미숙 등으로 인해 신체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화상도 마찬가지. 질병관리청이 2018년 발표한 화상사고 분석자료에 따르면 0~4세 영유아가 전체의 약 30%를 차지했으며 이 중 약 67%가 집에서 화상을 입었다. 아이들은 잠깐만 방심해도 쉽게 화상사고에 노출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반사신경 떨어지고 피부 얇아 더 위험

소아화상환자는 뜨거운 물이나 음식 등에 의한 열탕화상이 가장 많다.▲전기포트나 밥솥에서 나오는 증기화상 ▲뜨거운 물체에 직접 닿는 접촉화상 ▲넘어지거나 피부가 쓸려 발생하는 마찰화상 ▲불에 직접 닿아 발생하는 화염화상도 있다. 간혹 콘센트에 이물질을 넣어 발생하는 전기화상, 빙초산 등을 엎질러 입는 화학화상, 전기장판에 의한 저온화상도 있지만 매우 드물다.

고려대안산병원 응급의학과 박종학 교수는 “열탕화상이 다른 화상에 비해 중증도가 높다”며 “소아는 체구가 작다 보니 화상을 입으면 관절을 포함해 배 전체, 사타구니, 허벅지 등 넓은 부위에 화상을 입는다”고 말했다.

1세 미만 아이들은 스스로 움직이기 힘든 만큼 어른의 실수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기어다니기 시작하면 바닥에 있는 다리미, 열탕기 등에 접촉해 화상을 입기도 한다. 반면 1세 이상 아이들은 뜨거운 물건에 손을 대 접촉화상을 입는 사고가 많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성형외과 김영준 교수는 “아이들은 반사신경이 무뎌 뜨거운 물체에 닿았을 때 빠르게 피하지 못한다”며 “열 노출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피부도 성인에 비해 얇아 깊은 화상을 입는다”고 설명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얼음찜질, 연고 등은 상처를 악화시켜 사용해서는 안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고·민간요법 금물…흐르는 물에 식히기

아이가 화상을 입었다면 우선 흐르는 물에 열을 식힌 뒤 붕대나 깨끗한 천으로 화상부위를 감싼 후 병원에 가야 한다. 박종학 교수는 “화상부위에 생긴 물집은 회복을 더디게 하고 이차감염위험도 있어 함부로 터뜨리거나 벗겨서는 안 된다”며 “아이가 통증으로 보채거나 아파하면 부루펜이나 타이레놀시럽 등 해열소염진통제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얼음찜질은 이차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통증완화에 도움은 되지만 국소부위 혈액순환감소로 인한 이차손상 및 급격한 피부온도 하강으로 염증이 생길 수 있어서다.

된장이나 소주, 감자 등 음식물로 열을 식히는 민간요법은 오히려 상처를 악화시키고 이차감염 우려가 있어 절대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산성이나 알칼리성 물질을 사용하는 민간요법의 경우 화학손상으로 인해 상처가 악화될 수 있다.

화상부위에 임의로 연고나 파우더, 로션을 바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의료진이 화상정도를 평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연고를 걷어낼 때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김영준 교수는 “상처에 연고나 파우더를 바르면 심하게 들러붙어 상처를 소독하기 어려워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옷 위로 화상을 입었다면 수포가 터지지 않게 찬물로 충분히 식힌 후 옷을 조심히 벗겨야 한다. 화염화상의 경우 화학섬유가 피부에 달라붙을 수 있어 무리하게 옷을 벗기기보다는 화상부위 주변의 옷을 먼저 잘라내고 상처부위는 병원에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아화상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가족구성원 모두 각별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답이다. 항상 집에서 뜨거운 음식이나 물건 등을 옮길 때는 아이가 있는지 잘 살피고 증기가 나오는 제품이나 전열기구, 열 발생제품은 아이들 손이 닿을 수 있는 위치, 특히 바닥에 두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TIP. 화상별 주요증상

1. 열탕화상·증기화상 : 주로 수포 형성

2. 접촉화상 : 직접 닿는 경우 노란 가피 발생

3. 마찰화상 : 찰과상과 비슷해 보이지만 마찰열이 가해진 경우 가피 발생 가능성

4. 화염화상 : 주변에 그을음 등이 보이고 깊은 상처 발생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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