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유전자치료제 ‘유전자가위’ 상용화에 성큼
차세대 유전자치료제 ‘유전자가위’ 상용화에 성큼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4.01.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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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연구기술이 상용화되면서 난치질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연구기술이 상용화되면서 난치성질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차세대 유전자치료제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이하 유전자가위)’ 기술이 최근 핫이슈로 부상했다. 유전자가위는 질병의 원인인 돌연변이유전자를 제거하고 정상DNA를 붙여 유전자가 본래의 기능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교정해주는 기술이다. 과거라면 몇 년이 걸렸을 유전자편집을 1~2일까지 단축시킨다.

■국내 최초 유전자가위 영상화 성공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국내 최초로 유전자가위 영상화에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가속기동위원소연구실 박정훈 박사 연구팀이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을 이용, 유전자가위 영상화에 성공한 것. 

이 소재는 지르코늄-89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추적해 유전자가위 이동경로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정 DNA로 찾아가는 유전자가위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의료용동위원소 지르코늄-89는 반감기가 3.3일로 체내에 머무는 기간이 짧아 안전하다. 생체물질을 추적하는 데 적합하고 다른 물질과 결합이 쉽다. 연구진은 적절한 배양온도, 시간 등 최적의 조건을 찾아 유전자가위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지르코늄-89와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유전자가위는 동식물의 유전자에서 손상된 DNA를 잘라내고 정상 DNA로 바꿔 질병을 억제한다. 유전자가위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가이드 RNA와 표적부위를 인식하고 잘라내는 효소단백질로 구성돼 체내에서 움직인다.

이번 연구는 특히 간경화치료를 목적으로 진행됐다. 간경화에 악영향을 주는 콜라겐의 증식을 억제하도록 고안된 유전자가위를 활용했다. 유전자가위와 지르코늄-89를 합성한 후 체내에서 잘 전달되도록 지질 나노입자로 둘러싸 캡슐화해 정맥주사를 통해 간에 전달했다. 이 과정을 양전자단층촬영(PET) 영상으로 확인하면 유전자가위의 작용 여부를 알 수 있다.

박정훈 박사는 “앞으로도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와 바이오 소재 기술을 기초연구분야와 접목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계속해서 도출해내겠다”고 밝혔다.

■카스게비, 미 FDA에서 두 번째 적응증 획득

한편 최근에는 전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승인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치료제 ‘카스게비’가 미국 FDA에서 두 번째 적응증을 획득했다.

카스게비는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가 개발했다.

카스게비는 지난해 말 겸상적혈구빈혈증환자에서 혈관폐색성 위기가 정기적으로 일어나는 12세 이상 환자에 사용하도록 FDA의 승인을 취득한 바 있다.

카스게비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조혈모세포를 게놈편집기술로 유전자조작한다. 세부적으로 줄기세포를 추출해 낫 모양 헤모글로빈을 생성하는 BCL11A를 제거, 주사로 체내에 되돌린다. 사전에 항암제를 투여해 원래 갖고 있던 조혈모세포를 제거한다.

이후 FDA는 12세 이상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 치료에 사용하도록 추가 승인했다. 최종 승인결정은 3월 30일로 예정됐지만 이례적으로 두 달 이상 앞당겨 승인됐다.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은 피로와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미국에서 500만~570만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혈모세포이식수술을 통해서만 치료 가능하지만 공여자 부족으로 환자는 평균 37세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텍스 레쉬마 케왈라마니 대표는 “카스게비의 낫형 세포질환에 대한 FDA 승인에 이어 예정보다 훨씬 앞서 승인을 확보하게 돼 기쁘다”며 “환자들에게 새로운 옵션인 카스게비가 제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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