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인 줄 알고 무심코 넘겼는데…간염바이러스였다면?
감기인 줄 알고 무심코 넘겼는데…간염바이러스였다면?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1.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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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형간염은 우리나라 사람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직장인 이병훈(남·30) 씨는 최근 두통과 고열, 메스꺼움 등 감기몸살 증상을 느꼈지만 타이레놀만 복용할 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그 사이 증상이 심해져 결국 응급실을 방문, 바이러스간염 진단을 받았다.

바이러스간염은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돼 간에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A형부터 G형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바이러스간염은 각각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형태에 따라 전파방식, 진행속도, 치료, 예방법 등이 다르다. 따라서 유형별 증상과 치료·예방법 등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 특히 A·B·C형간염은 우리나라 사람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물 끓여 마시고 음식 충분히 익혀 먹기

A형간염은 분변이나 경구를 통해 직접 전파되거나 오염된 물 또는 음식물에 의해 간접전파된다. 15~50일(평균 28일)을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며 발열, 피로감, 근육통, 식욕부진, 복통, 황달, 흑뇨 등의 증상을 보인다.

영유아, 어린이에서는 대부분 증상 없이 앓고 지나가며 항체가 생겨 평생 A형간염에 대해 면역이 된다. 반면 성인이 뒤늦게 A형간염에 걸리면 80~90%가 황달, 간 기능장애 등 급성간염증상을 겪게 된다. 대부분 완치되지만 성인 A형간염환자 약 200명 중 1명은 전격성 간부전이 발생해 간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최광현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급성A형간염은 항체형성률이 낮은 20~40대에서 가장 취약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A형간염은 치료제가 없는 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위생적인 식습관, 철저한 손씻기 등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예방접종 해야 한다. 또 경구전파가 주된 경로이기 때문에 물을 반드시 끓여 마시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A형간염은 예방접종으로 항체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필요 시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접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B형간염은 백신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접종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포옹·식사로 전염 안 돼…백신접종은 꼭!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전체 사망자의 22.4%(162.7명)는 암환자였다. 이 중 간암(19.9명)으로 사망한 사람이 폐암(36.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는데 간암의 중요원인은 B형·C형간염이었다.

B형간염은 혈액, 성접촉, 주사기 공동사용, 모자간 수직감염, 손톱깎이·면도기 등 위생용품 공동 사용 등에 의해 주로 전파된다. 잠복기는 60~150일(평균 90일)이며 발열, 피로감, 근육통, 식욕부진, 복통, 황달, 흑뇨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만성화되면 간경변, 간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김영석 교수는 “B형간염은 환자와 포옹하거나 식사를 같이 한다고 해서 전염되지는 않는다”며 “식기를 따로 사용하거나 격리생활을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B형간염은 충분한 휴식과 함께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 회복한다. 단 일부는 B형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나 페그인터페론의 사용이 필요할 수 있고 심한 경우 간이식이 필요하다.

B형간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우리나라는 B형간염 발생률이 높은 지역인 만큼 모든 국민이 백신을 접종해야 하며 접종 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B형간염이 있는 산모는 출산 전 반드시 B형간염 백신과 면역글로불린을 투여받아야 한다.

만성B형간염은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한다. 장기간 투여가 필요하며 드물게 내성이 발생해 신기능저하 및 골다공증 발생우려가 있다.

■치료비 비싸고 약물부작용↑…예방이 최선

C형간염은 B형간염과 잠복기(14~180일, 평균 42~70일)에서만 차이를 보이며 주요 전파경로와 증상은 동일하다. 만성화되는 경우 역시 간경변, 간암, 사망 등에 이를 수 있다.

만성C형간염은 경구용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한다. 치료반응률이 98~99%에 이를 정도로 치료효과가 입증됐고 부작용도 획기적으로 적다. 2~3개월 치료로 바이러스 박멸을 유도할 수 있다. 단 치료제가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C형간염은 아직 예방백신이 없다. 따라서 간염 전파경로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평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액을 통해 C형간염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주사기는 반드시 일회용을 사용하고 성접촉 시에는 피임기구를 사용해야 한다. 침을 맞거나 문신과 피어싱을 할 때에도 반드시 소독된 도구를 사용하고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 혈액에 오염될 수 있는 모든 물건이 간염을 전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주의해야 한다.

간염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가공식품이나 지나친 지방질 섭취는 피하고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공식품·지방질 피하고 철저히 금주하기

간염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되면 우리 몸에 잠복해 다시 간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평소 간 기능 개선을 위해 가공식품이나 지나친 지방질 섭취는 피해야 한다. 당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도 간에 지방침착을 유발하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건강기능식품 섭취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술은 직접적인 간 손상과 지방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피해야 한다.

김영석 교수는 “남성은 하루 알코올 20g 이하, 여성은 하루 10g 이하가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유전적요인이 있거나 영양상태가 나쁜 경우, 바이러스간염환자인 경우 소량의 음주에도 심한 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간질환자는 철저히 금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물치료를 했거나 관리하고 있더라도 간경변증이나 간세포암종이 발생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추적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TIP. A·B·C형간염 예방하기(도움말=질병관리청)

▲A형간염=올바른 손씻기 생활화, 안전한 음식섭취, 위생적으로 조리하기, 예방접종 하기

▲B형간염=손톱깎이·면도기 등 개인용품 공유하지 않기, 주사기·침 재사용하지 않기, 예방접종 하기, 주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치료하기, 적극 치료해 추가전파 막기

▲C형간염=손톱깎이·면도기 등 개인용품 공유하지 않기, 주사기·침 재사용하지 않기, 주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치료하기, 적극 치료해 추가전파 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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