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감염병 기승…영유아 과반수는 ‘RSV감염증’으로 입원신세
호흡기감염병 기승…영유아 과반수는 ‘RSV감염증’으로 입원신세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2.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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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미만 가장 취약…모세기관지염·폐렴으로 악화
미국, 유럽 등은 모든 영유아에 RSV예방제품 적용
국내선 아직…현재로선 감염예방수칙 준수 최선
2세 이하 영유아는 RSV감염증에 특히 취약하며 감염 시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악화돼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설 명절을 앞두고 각종 호흡기감염병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 세대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걱정이 더욱 크다. 감기처럼 다가오지만 훨씬 더 치명적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감염증도 딱 이맘때 유행하기 때문이다.

RSV감염증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면역력이 약한 2세 이하 영유아에서 특히 발병률이 높다. RSV는 감염자의 비말로 전파되는데 전염성이 매우 높아 신생아들이 머무는 산후조리원에서는 유행시기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강남과 춘천지역 산후조리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RSV감염증은 전염력이 강한 것도 문제지만 영유아기 감염되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악화돼 입원신세까지 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RSV감염증에 걸린 영유아 중 25~40%가 증상이 악화된다고 알려졌다. 감염 3~5일차에는 코막힘, 콧물, 발열, 보챔,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보이지만 6~8일차에 이르면 RSV가 폐 깊숙이 있는 세포들을 감염시켜 쌕쌕 또는 컹컹 소리가 동반되는 기침을 하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면 바로 응급실로 와서 모세기관지염, 폐렴여부를 확인하고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도 RSV감염증은 매년 11~4월 발생하는 영유아 모세기관지염 입원원인에서 50~80%, 소아폐렴의 원인에서 약 30~60%를 차지한다고 보고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12월 3주차부터 RSV감염증 입원환자가 368명을 기록한 후 2024년 1월 2주차 461명으로 늘었으며 이 중 0~6세 영유아가 57.7%로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위험군에서만 RSV감염증 예방제품이 적용되고 있어 현재로선 감염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지만 현재로선 철저한 손 씻기, 마스크 착용하기, 기침예절 지키기, 자주 환기하기 등의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최선이다. 현재 RSV 항체주사와 같은 예방제품은 미숙아 등 RSV감염증 발병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서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아직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RSV예방제품은 국내 상용화되지 않았다.

반면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는유행시기(10~3월)에 태어난 신생아와 이 시기를 앞둔 영유아를 대상으로 RSV예방제품이 승인돼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나아가 스페인 갈리시아는 지난해 최초로 RSV항체주사를 국가예방접종프로그램(NIP)에 도입, 영유아를 대상으로 무료접종하고 있다. 이는 실제 입원 감소로도 이어졌다. 갈리시아에 따르면 올해 1월 14일 기준 RSV로 입원한 영유아환자는 총 78명으로 지난해 같은 절기 환자(502명) 대비 84.5% 감소했다.

고려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영준 교수는 “찬바람이 불면 많은 영유아가 호흡기질환으로 고통받는데 특히 RSV감염증은 2세 미만 영유아의 주요 입원 원인으로 예방제품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도 예방제품이 도입되면 부모님들의 의료비 부담과 걱정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TIP. 알아두면 유용한 RSV감염증 정보 

1. 입원치료 필요한 경우 

- 처음에 나타난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점차 악화될 때
- 호흡곤란을 나타내는 징후가 뚜렷할 때(거친 호흡, 숨을 쉴 때마다 콧구멍이 벌렁거림, 청색증, 흉복이 함몰된 상태로 숨쉬는 경우,      짧고 얕거나 느리거나 빠른 호흡, 호흡이 잠시 멈춤)
- 심한 탈수증상을 보일 때

2. 일상 속 RSV감염증 예방법

-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 씻기
-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 만지지 않기
- 자녀가 자주 접촉하는 장난감, 식기 등을 소독해 청결한 상태 유지하기
- 감기 또는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밀접접촉 피하기
- 기침할 때 입과 코 가리기
- 증상 초기 아프면 집에서 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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