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내내 운동 못해 불안했다고? 어쩌면 ‘운동중독’일 수도
연휴 내내 운동 못해 불안했다고? 어쩌면 ‘운동중독’일 수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2.1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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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운동을 탐닉하고 있다면 이미 중독이 시작된 단계로 볼 수 있다. 몸에 좋은 운동도 중독되면 신체·정신건강을 모두 해치는 만큼 운동중독이 의심된다면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평소 운동을 매일 하는 사람이라면 연휴 끝 무렵 무거운 몸을 푸는 방법으로 운동을 선택할 것이다. 무엇보다 연휴 내내 운동을 못 하다 보니 무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상 복귀에 방해만 될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운동을 못해 불안감이 극심했다면 ‘운동중독’을 의심하고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건강에 좋은 운동도 중독되면 신체·정신건강에 독이 되기 때문이다.

운동중독은 평소 매일 운동하는 사람이 이를 중단했을 때 일종의 금단증상을 겪는 것. 1년 정도 장기간 운동하면서 아래 증상 가운데 5가지 이상이 나타난 경우 의심할 수 있다.

※ 운동중독 자가진단(도움말=서울성모병원) 

□ 운동이 하루일과의 가장 지배적인 활동이다 
□ 운동을 하지 않을 때 불안감 등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 더 오랜시간 운동을 하고 싶다
□ 운동시간, 운동량, 운동강도 등을 통제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 운동을 제외한 다른 활동에는 흥미가 줄었다
□ 운동중독이 문제인 건 알지만 계속 과하게 운동하고 있다
□ 가족, 주변 지인에게 자신이 운동을 얼마나 하는지 속인다
□무력감, 죄책감, 불안감 등의 기분을 완화하기 위해 운동한다
□ 운동 때문에 대인관계, 직업, 학업 등을 소홀히 하거나 위태롭게 한 적이 있다  

운동중독이 생기는 이유는 운동이 주는 긍정적인 측면 때문. 운동은 긴장과 스트레스, 가벼운 우울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또 운동하면 뇌에서 엔도르핀, 아난다마이드 같은 행복호르몬들이 분비돼 불안과 우울증 완화는 물론 스트레스 감소, 성취감 등을 느끼게 된다. 나아가 자신의 신체 한계를 넘어선 운동을 수행하면 심한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뇌에서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결국 통증을 줄이기 위한 호르몬에 자신도 모르게 중독되는 것이다.  

운동중독 역시 일반적인 중독처럼 초기, 중기, 말기의 단계를 거친다. 초기에는 운동할 때만 즐겁고 다른 일에는 크게 감흥이 없는 증상이 나타난다. 운동을 거르면 불안해져 더 하고 싶다는 욕구가 커지고 운동하지 않은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중기에 이르면 자신도 모르게 더 강한 강도의 운동을 원하고 운동 후 발생하는 통증조차 즐기게 된다. 결국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운동을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운동시간도 점차 늘어난다.

말기에는 운동 중 부상을 입거나 질병이 발생했는데도 그만둘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운동중독으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져 스스로 운동을 중단하거나 운동량을 줄이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이주강 교수는 “평소 근골격계가 좋지 않은 사람이 운동중독에 빠지면 통증 악화는 물론 부상으로 이어진다”며 “또 극히 드물지만 갑작스런 심장발작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사람만의 얘기는 아니다. 물론 고강도운동 시 중독에 빠질 확률이 높지만 걷기 같은 저강도운동에도 중독될 수 있다는 것. 예를 들면 매일 3km 정도를 걷는 사람이 하루라도 걷지 못하면 불안감과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중장년층도 주의가 필요하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는 “특히 등산을 좋아하는 경우 무릎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무리해 관절 염증이 악화되곤 한다”며 “중장년층은 노화로 근력량이 줄고 관절을 보호하는 인대기능이 약한 상태로 장기간 치료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운동중독에 빠지지 않으려면 먼저 운동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즉 일반사람들은 선수처럼 비장한 각오로 임하기보다 건강관리 차원에서 즐긴다는 마음으로 운동해야 한다는 것. 이주강 교수는 “운동강도는 주 3~5회 정도로 제한하고 하루 운동하면 하루는 휴식해야 한다”며 “특히 일상 복귀 전에는 스트레칭, 걷기 등으로 몸을 가볍게 풀면서 피로 해소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미 심한 운동중독에 빠져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라면 인지행동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운동이 자신의 삶을 지나치게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게 하는 것이다. 이후 하루 1시간으로 운동을 제한하는 등 행동범위를 정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TIP. 나, 운동 잘하고 있는 걸까?  

1. 통증 점검하기

- 운동 후 어깨, 팔꿈치, 무릎 등에 통증이 있는지 검검하기. 욱신거리는 통증이 있다면 현재 하고 있는 운동종목을 바꿔야 함

- 관절통, 근육통이 48시간 이상 지속되면 과하게 운동한 것으로 강도 조절 필요

2. 호흡 살피기

- 운동 후 숨이 차거나 답답한 증상이 며칠간 계속된다면 심장, 혈관, 폐에 무리가 갔다는 신호로 운동강도 조절 필요

- 운동 직후 심하게 숨차다면 역시 운동강도를 조절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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