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 없는 담낭염 더 위험…조기에 수술받아야 천공 위험↓
결석 없는 담낭염 더 위험…조기에 수술받아야 천공 위험↓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2.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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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동탄성심병원 박세우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무결석성 담낭염, 담낭 천공위험 5배 이상 높아
박세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담낭은 소화에 필요한 담즙을 배출하는 중요한 소화기관이다. 다른 장기보다 생소해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지만 급성담낭염은 의외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결석에 의해 담낭 경부 또는 담낭관이 막혀서 발생하며 이때 표준치료방법은 담낭절제술이다.

그런데 최근 결석 없이 발생하는 무결석 급성담낭염이 담석성 급성담낭염보다 훨씬 더 위중하며 조기에 담낭절제술을 받아야 예후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소화기내과 박세우(교신저자)·이경주 교수(1저자), 외과 이정민 교수 등 연구팀이 ‘무결석성 급성담낭염과 결석성 급성 담낭염에서의 담낭 천공 발생의 비교: 10년 코호트 연구(Gallbladder perforation in acute acalculous vs. calculous cholecystitis: A retrospective comparative cohort study with 10-year single-center experience)’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2012년 1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급성담낭염으로 담낭절제술을 받은 4497명을 분석한 결과이다. 이 중 결석이 있는 결석성 담낭염환자는 3958명(88%)이었고 결석이 없는 무결석성 담낭염환자는 539명(12%)이었다.

결석성 담낭염 그룹에서 담낭 천공이 발생한 환자는 1%(38명)였지만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은 5.6%(30명)에서 담낭 천공이 발생했다. 또 담낭염 중증도에 따라 분류했을 때 결석성 담낭염 그룹에서는 경증인 1등급이 90%(3564명), 중등도인 2등급이 8.5%(335명), 중증인 3등급이 1.5%(59명)였다.

반면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에서는 1등급이 79.4%(428명), 2등급이 19.1%(103명), 3등급이 1.5%(8명)로 2등급의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담낭염 1등급은 담낭에 국소적인 염증이 동반된 단계이고 2등급은 전신증상과 함께 간농양, 괴사성담낭염 또는 기종성담낭염 등을 동반한 상태를 말하며 3등급에서는 다발성 장기손상이 동반된다. 이밖에도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은 복강경 담낭절제술 중 개복수술로 전환된 비율이 높았고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결석성 담낭염환자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 두 그룹의 위험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담낭 천공의 발생위험은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이 결석성 담낭염 그룹보다 5배 이상 높았다. 이밖도 담낭 천공 발생위험은 60세 이상일 때 2.6배, 남성인 경우 2.55배, 급성담관염이 발생했을 경우 2.84배 높아졌다.

(왼쪽부터) 무결석성 급성담낭염, 결석성 급성담낭염

단 이러한 무결석성 담낭염환자도 조기에 담낭절제술을 받으면 수술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급성담낭염으로 병원에 도착한 후 24시간이 지나 담낭절제술을 받은 경우 담낭 천공발생률이 2%였지만 24시간 내 담낭절제술을 받은 경우 0.9%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조기 담낭절제술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중환자실 입원횟수가 적고 체륙간이 짧았으며 괴사성 담낭염 발생률이 낮았다.

연구팀은 또 수술이 적합하지 않아 경피적 배액술 등의 보존적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을 추가로 분석했다. 그 결과 보존적 치료를 받은 환자그룹은 수술을 받은 환자그룹보다 담낭 천공 발생률, 중환자실 입원률, 담낭염에 의한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박세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장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담석과 담낭 천공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라며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지역 특성으로 현재 수많은 담낭질환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으며 연간 1000명 이상의 환자에게 담낭절제술을 시행하고 있어 대규모연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세우 교수는 “급성담낭염으로 인한 담낭 천공은 사망률이 3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무결석성 담낭염환자의 경우 담낭 천공 발생위험이 높아 신속한 치료와 집중관리가 필요하며 조기 수술을 통해 치료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급성담낭염은 수술이 표준치료이고 복강경 및 로봇수술이 보편화되고 표준화된 만큼 급성담낭염이 발생하면 지역의료기관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피인용지수(Impact Factor): 15.3)’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저널은 전 세계 외과분야 저널 중 피인용지수(Impact Factor)와 저널인용지표(Journal Citation Indicator) 부문에서 모두 두 번째로 높은 순위(JCR ranking 총 212개 저널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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