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설레는 ‘새학기’…아토피피부염 청소년들은 울상
마음 설레는 ‘새학기’…아토피피부염 청소년들은 울상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4.03.0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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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이 심한 경우 가려움증으로 인해 수면장애가 생길 수 있고 성장발달에도 지장이 생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토피피부염이 심한 경우 가려움증으로 인해 수면장애는 물론 성장발달에도 영향을 미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왔다. 모두가 들뜬 마음으로 맞이하는 시기이지만 마음이 무거운 사람들도 있다. 바로 심한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청소년들과 그 보호자들이다.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청소년들은 대인관계나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 보통의 학생들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

2022년 기준 국내 아토피피부염환자는 97만3636명이다. 이 중 10대 청소년은 전체 환자 중 15% 정도를 차지한다.

아토피피부염은 다양한 유전적 원인이 모여 발생하는 ‘다인자성 유전적 경향’이 있다. 따라서 꼭 아토피가 아니어도 알레르기비염이나 천식 같은 알레르기질환의 가족력이 있으면 자녀의 발병가능성이 좀 더 높아진다.

아토피피부염환자는 평생 가려움과 전쟁을 치른다.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 수면장애는 물론 성장발달에도 지장이 생긴다. 또 얼굴, 손, 발 등에 나타나는 피부병변은 사춘기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대외활동, 교우관계 등을 위축시킨다. 이러한 고충들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질환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는다.

아토피피부염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질환을 겪는 청소년 당사자나 부모 모두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이 질환은 피부병변과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만성적인 재발성염증성 피부질환이다.

특히 환자의 약 26%는 청소년기 급속한 악화를 경험한다. 또 아토피피부염 발병연령이 12세 이상인 경우 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발전할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아토피피부염 중증화를 막기 위해서는 청소년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특정 염증물질을 차단하는 JAK억제제, 생물학적제제 등의 다양한 치료제들이 등장했다. 일부 치료제는 투약 후 1~2일 내로 빠르게 가려움증을 개선할 수 있다. 실제로 피부습진병변 중증도를 점수화한 EASI(습진중증도평가지수)지표로 측정한 결과 병변의 90%가 개선됐으며 가려움을 0~10점까지 점수화한 NRS지표에서는 가려움이 거의 없는 0점 또는 1점을 달성하는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은 아직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따라서 치료목표는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다. 증상완화 후 가려움을 억제해 계속 긁고 피부염을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발병 초기부터 최대한 신속하게 염증을 최소화하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아토피피부염을 관리할 수 있다.

또 청소년기에는 학교, 학원 등 바쁜 일정으로 병원을 자주 찾기 어렵다. 다행히 지난해 주사제인 생물학적제제에 이어 경구제인 JAK 억제제도 청소년 대상 보험급여가 적용돼 환자 여건에 따른 선택이 가능해졌다.

울산의대 피부과 원종현 교수는 “청소년 아토피피부염환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과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평소보다 더욱 세심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청소년기에 질환을 적극 관리해 활성도를 낮추면 좋은 예후를 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먹는 약제 또는 주사 약제 등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약들이 많이 도입된 만큼 치료가 잘 안 된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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