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반응률 낮은 ‘간암 면역항암제’, 치료효율 높이는 타겟물질 발견
약물반응률 낮은 ‘간암 면역항암제’, 치료효율 높이는 타겟물질 발견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4.03.0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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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은 종양내과 유창훈·김형돈 교수팀이 간암 면역항암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타겟 물질을 찾아냈다.
서울아산병원은 종양내과 유창훈·김형돈 교수팀이 간암 면역항암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타겟 물질을 찾아냈다.

최근 간암 면역항암제가 출시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병합 요법에도 여전히 환자 10명 중 3명은 암이 빠르게 악화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은 7일 종양내과 유창훈·김형돈 교수팀이 간암 면역항암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타겟 물질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대표적인 자매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IF=82.9)’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암이 진행된 간세포암 환자 42명에게 면역항암제 ‘레고라페닙’과 표적항암제 ‘니볼루맙’ 병용치료를 시행했지만 간세포암이 빠르게 악화된 14명의 환자들에게서 ‘TMEM176A/B’라는 특정 단백질이 2배 이상 더 발현돼 있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TMEM176A/B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의한 염증반응을 활성화하는 ‘염증소체’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이 지나치게 발현돼 있다는 것은 면역시스템이 그만큼 덜 작동해 면역항암제 치료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연구팀은 42명의 간세포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2020년 7월부터 면역항암제 ‘레고라페닙’과 표적항암제 ‘니볼루맙’ 병용치료를 시행했다. 또 항암제 치료 전 혈중 종양 DNA 분석과 단세포 RNA 분석 검사로 환자들의 면역세포 특징을 분석하고 항암제 치료 결과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항암치료 효과가 좋은 상태에서 10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그 효과가 지속된 환자는 15명이었다. 반면 항암제 치료에도 처음부터 효과가 없거나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이다 암이 악화된 환자는 14명이었다.

암이 악화된 14명 환자들의 혈액 속 백혈구의 가장 크기가 큰 유형인 ‘단핵구’가 항암 면역이 떨어지는 형태로 바뀌어 있었다. 또 단핵구에서 TMEM176A/B 물질이 장기적으로 항암효과가 지속된 환자들에 비해 약 2배 이상 발현돼 있었다.

또 면역항암제 레고라페닙과 표적항암제 니볼루맙 병용 치료반응률은 약 31%(13명)였으며 평균 무진행생존기간은 약 7.4개월이었다. 항암제 치료 반응률은 장기적 효과와 상관없이 항암제 치료로 한 번이라도 종양 크기가 30% 이상 줄어든 적이 있는 환자 비율을 의미한다.

현재 간세포암 항암제 표준 치료법인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과 표적항암제 ‘베바시주맙’ 병용 치료법 반응률이 약 30%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두 병용 치료법의 반응률이 임상적으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창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 간세포암 포괄적 바이오마커 연구로 신약 타겟 발굴 단계의 초기 연구이기 때문에 아직 조심스럽지만 간세포암환자에서 TMEM176A/B은 현재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간암 신약개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면역항암제에도 효과가 없는 환자들의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는 신약이 개발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유전체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지놈인사이트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팀,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전홍재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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