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 신장질환,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묵묵부답 신장질환,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3.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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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세계 콩팥의 날’
신장은 방광 위, 갈비뼈 아래에 자리하는 장기로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고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해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세계신장학회가 지정한 ‘세계 콩팥의 날’이다. 세계신장학회가 신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신장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고자 제정했다.

신장은 다른 장기보다 소홀히 관리하기 쉽지만 신장기능이 저하되는 콩팥병부터 암까지 매우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만성신부전(콩팥병)환자는 2018년 22만6000명에서 2022년 약 29만6000명으로 5년 새 30% 이상 늘었다. 신장암환자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립암센터 국가암등록통계결과 2017년 5432명이었던 환자수는 2021년 6883명으로 5년간 약 27% 늘었으며 2019년부터는 신장암이 10대 암에 포함됐다.

문제는 신장 역시 침묵의 장기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병을 알아차리기 매우 어렵다는 것. 자각증상을 느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위험인자를 파악하고 정기검진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인 이유이다.

만성콩팥병은 3개월 이상 콩팥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혈뇨, 단백뇨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콩팥병은 노폐물을 거르는 기능 정도를 파악하는 사구체여과율로 판단하는데 60 이하로 감소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

만성콩팥병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노화이다. 고령인 데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신장기능 저하속도가 빨라져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만성콩팥병환자의 70%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선병원 신장내과 조선영 과장은 “신장염, 사구체신염 같은 신장 자체의 병으로 발생하기도 하며 다낭성신장병(신장에 물혹이 많아져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 루프스로 대표되는 전신성 자가면역질환, 요로감염이나 오로폐쇄 같은 비뇨기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장은 대표적인 침묵의 장기로 혈뇨, 부종, 호흡곤란 등 자각증상을 느꼈을 때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안타깝게도 초기 증상은 거의 없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고서연 과장은 “소변 색이 검붉게 변하거나 소변에 거품이 많아지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아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며 “또 특별한 이유 없이 몸이 붓거나 극심한 피로감, 식욕 감소가 두드러지면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신장이상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만성콩팥병은 크게 1~5단계로 나뉘며 단계별로 치료법이 다르다. 1~2단계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등 원인질환을 우선 치료하며 3단계부터는 신장기능 소실을 최대한 늦추는 것을 목표로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사구체여과율이 15 이하로 감소하는 말기에 이르면 구역, 구토, 호흡곤란 등으로 정상생활을 할 수 없어 투석치료, 신장이식수술이 필요하다.

조선영 과장은 “만성콩팥병이 심하지 않은 경우 혈압관리, 염분 섭취량 조절, 금연 금주, 식이요법, 약물치료 등으로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며 “복용 중인 약물이 있다면 해당 약물이 콩팥에 안 좋은지 의사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장암 역시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소변에 피가 나오거나 옆구리 통증이 심하면 이미 신장암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고서연 과장은 “신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콩팥병, 다낭성신장병 등 신장질환이 있다면 복부초음파나 CT검사를 꾸준히 받는 것이 좋다”며 “신장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5년생존율이 90%에 달하지만 말기인 4기에 이르면 다양한 치료를 시행해도 평균 생존기간이 약 2~3년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고 말했다.

신장질환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예방법은 정기검진이다. 특히 당뇨, 고혈압, 비만 등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소변검사와 혈액검사결과를 잘 확인하고 기저질환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담배와 술은 신장기능을 떨어뜨려 금연·금주해야 한다. 콩팥기능을 떨어뜨리는 단백질과 염분은 과다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고서연 과장은 “비만은 상대적으로 놓치기 쉬운 위험요인이지만 몸에 지방이 축적되면 콩팥에 해가 되는 물질이 분비된다”며 “식이조절을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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