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만지고 삼키고…한눈팔 틈 없는 아이, 이물질 삼켰다면?
이것저것 만지고 삼키고…한눈팔 틈 없는 아이, 이물질 삼켰다면?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13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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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늦으면 예후 좋지 않고 합병증 위험 높아
배설물로 배출되면 OK…위험물질은 즉시 치료
증상 보이거나 같은 위치 2일 이상…수술 필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영유아는 한창 호기심이 많은 만큼 이것저것 만지며 이물질을 삼키는 경우가 많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영유아는 한창 호기심이 왕성하다. 특히 걷거나 기어 다니기 시작하고 말을 튼 시점부터는 체감상 그 정도는 더욱 배가 된다. 하루 종일 “왜?”를 반복하며 물어보기도 하고 온종일 빨빨거리며 이것저것 만지고 엎지르며 집안을 헤집어놓기도 한다.

이에 부모들이 지쳐 아이를 잠깐 놓치는 때도 있는데 이때를 가장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은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온갖 촉각을 다 동원하는데 이 중 가장 쉽고 유용한 자극이 손과 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뭔가를 자꾸 입에 넣어보거나 집어 먹는 등의 행동을 하는데 자칫 삼키기라도 하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아이들은 주로 작고 먹음직하게 생긴 ▲장난감 ▲건전지 ▲동전 ▲안전핀 ▲자석 등을 입에 넣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이물질을 삼킨 직후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보호자가 잠깐 한눈을 팔았을 때 아이가 이물질을 삼켰는데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외과 전호종 교수는 “나중에 이물질을 삼킨 것을 알아채는 경우 문제가 커지기도 한다”며 “일찍 발견해 처치했을 때보다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위험하지 않은 이물질은 대부분 배설물로 배출되지만 위험물질을 삼켰다면 즉시 치료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부분 위험하지 않은 이물질은 배설물과 같이 배출된다. 하지만 위험물질을 삼켰다면 즉시 치료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칼 조각, 핀 등 날카로운 것은 소화관 손상을 유발한다. 특히 5cm를 넘는 이물질은 장관을 막히게 할 수 있다. 또 ‘개구리알’ 장난감은 물을 마셨을 때 크기가 커지며 장관 막힘을 유발하고 엑스레이검사에서도 잘 보이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단추모양의 건전지는 주로 식도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식도는 매우 약하고 좁은 기관이다 보니 압박괴사, 전류손상, 알칼리손상 등 짧은 시간 내에도 문제가 발생하며 식도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액체이물질을 삼키는 경우도 많은데 대표적으로 화장품, 세정용품, 소독제 등이다. 다행히 보디워시, 샴푸, 비누, 가정용 세제 등은 독성이 낮아 호흡에 방해되지만 않는다면 보호자가 직접 토해내게 해야 할 상황은 별로 없다. 만일 아이가 액상전자담배제제, 에탄올함유제품 등 위험물질을 삼켰다면 즉시 토하게 해야 한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유빈 교수는 “단 강알칼리성을 띠는 락스, 식기세척기용 세제는 식도를 부식시키고 억지로 토하게 하면 오히려 식도를 더 상하게 할 수 있어 발견 즉시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며 “에탄올이 포함된 알코올음료, 구강청결제, 면도용품도 중추신경계 억제에 따른 호흡부전이 발생할 수 있어 삼킨 즉시 뱉게 하거나 지체하지 말고 진단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이물질을 삼킨 것을 확인하면 가장 먼저 이물질이 어디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물질이 식도나 위에 있다면 응급내시경을 통해 꺼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식도에 걸린 단추형 알칼리건전지는 되도록 빨리 꺼내야 예후가 좋다. 이미 이물질이 소장까지 갔다면 수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전호종 교수는 “이물질이 배설물과 함께 배출되면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증상이 나타나거나 2일 이상 같은 위치에 고정돼 있다면 수술을 통해 이물질을 꺼내야 한다”며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인 만큼 아이가 위험한 이물질에 노출돼 응급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호자가 주의를 기울이고 사회적으로도 예민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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