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분열 멈춘 암세포, 늙으면서 진화한다
세포분열 멈춘 암세포, 늙으면서 진화한다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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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의대 박태준·김장희 교수팀 연구발표
(왼쪽부터)아주대의배 생화학교실 박태준 교수, 박순상 연구강사, 이영경 연구교수, 병리학교실 김장희 교수.

노화종양세포는 다양한 원인으로 더 이상 세포분열이 일어나지 않는 암세포를 말한다. 그동안 세포분열을 하지 않아 암 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노화종양세포가 다른 암세포의 생존과 정상면역 회피와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발표됐다. 특히 세포분열을 더 이상 하지 않아 기능이 소실된 것으로 여겨졌던 노화종양세포가 실제로는 암세포의 생존과 전이를 촉진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의대 생화학교실 박태준 교수팀(박순상 연구강사·이영경 연구교수), 병리학교실 김장희 교수팀은 암의 진화와 세포노화 과정 간 연관성을 최초로 증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단일세포 공간 전사체 분석을 통해 암의 중심부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암세포의 특징이 암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을 관찰했다. 또 진화과정 중 종양세포의 노화가 관여하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암세포의 진화 정도에 따라 두 가지 노화종양세포 아형(subtype)이 존재하는 것을 관찰했다. 그중 하나인 제1형 노화종양세포는 ‘CXCL12’를 분비해 우리 몸의 정상 면역반응을 억제했다. 또 다른 제2형 노화종양세포는 ‘MMP7’을 분비해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를 촉진했다.

이에 연구팀은 노화종양세포를 제어할 수 있다면 암세포의 생존과 성장뿐 아니라 암의 재발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준 교수는 “종양세포는 계속 진화과정을 거치는데 진화과정을 억제하면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세포노화 억제기술이 항암치료에도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희 교수는 “최초 원발암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암의 전이나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번 연구가 노화종양세포 제어를 통한 항암치료 분야에 혁신적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3월 국제 학술지 ‘Cell Reports’ 온라인판에 ‘대장암에서 종양세포의 노화과정과 공간진화 간의 연관성’이란 제목으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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