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결핵의 날] 결핵은 현재진행형…노인 절반 이상이 진단
[세계 결핵의 날] 결핵은 현재진행형…노인 절반 이상이 진단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3.23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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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 결핵환자의 57.9% 차지
전염력 높아 빠른 진단·치료 중요
규칙적인 약물 복용으로 완치할 수 있어
결핵환자는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이지만 65세 이상 노인결핵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그래프=질병관리청). 

매년 3월 24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결핵의 날’이다. 결핵은 과거의 질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결핵환자는 1만9540명이 발생, 전년 대비 4.1% 감소했으나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 관련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결핵환자는 1만1309명으로 전년 대비 0.1% 증가했으며 환자 비중은 57.9%로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결핵발생률 1위, 사망률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질환으로 비말을 통해 전파, 전염력이 매우 높은 감염병이다. 하지만 매우 느리게 진행하고 감염되더라도 모두 결핵으로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는 “감염 후 신체 면역력이나 저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활동을 시작해 발병한다”며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약 90%는 평생 발병하지 않는 잠복결핵 상태”라고 말했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됐으나 면역체계가 결핵균의 활동을 막아 아직 결핵으로 진행하지 않은 상태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해도 결핵균이 배출되지 않아 전염위험은 없다. 하지만 결핵균이 일단 침투한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든 활동성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다. 실제로 질병청에 따르면 잠복결핵 중 10~20%는 활동성결핵으로 발병하며 최근 활동성결핵환자와 접촉한 사람, HIV감염환자, 투석치료환자, 면역억제제 복용자 등 면역기능이 약한 사람은 활동성결핵으로 진행될 확률이 약 20배 이상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활동성결핵으로 진행되면 일반적으로 입맛이 없고 체중이 감소한다. 결핵균은 매우 천천히 증식하면서 몸의 영양분을 소모시키고 조직과 장기를 파괴해서다. 무력감이나 쉽게 피로를 느끼고 기운이 없으며 미열이 있거나 잘 때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기침 외 특별한 증상이 없어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단순감기가 아닐 수 있어 결핵검사를 권장한다.

결핵균은 아주 천천히 우리 몸의 영양분을 빼앗기 때문에 식욕저하, 체중감소, 무기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다만 초기에는 기침 외 특별한 증상이 없어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결핵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또 결핵균이 신장에 침입하면 혈뇨와 배뇨곤란, 빈뇨, 방광염 등이 나타나고 척추이면 허리통증을 느낀다. 또 결핵성뇌막염은 두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폐결핵은 70~80%의 환자에서 기침과 객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결핵 중 가장 위험한 것은 결핵성수막염과 급성 속립성(좁쌀)결핵. 주로 소아에서 발생하는 결핵성수막염은 두통, 구토, 발열, 의식혼탁, 경련, 혼수상태 등을 보이며 속립성결핵은 다량의 결핵균이 혈액 속에 퍼졌을 때 일어나며 증상은 패혈증과 비슷하다.

결핵은 전염력이 높아 일단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빨리 병원으로 와야 한다. 병원에서는 우선 결핵환자와의 접촉 유무를 확인하고 흉부X선검사를 진행한다. 여기서 결핵 의심소견이 보이면 결핵균에 의한 감염병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래검사를 진행한다.

진단되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주상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제를 규칙적으로 정해진 기간에 복용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결핵균이 약에 반응하지 않는 다제내성결핵으로 악화돼 치료 성공률이 50~60%로 떨어지고 사망위험 역시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결핵은 6개월 이상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면 완치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결핵은 보통 6개월 이상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면 완치할 수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심재정 교수는 “하루에 한 번 아침식사 1시간 내지 30분 전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복용시간을 지키면 대부분 2주 후 전염성이 거의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치료 시작 전 타인에게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높아 결핵환자와 같이 거주하는 가족들, 특히 어린이나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꼭 병원을 방문해 진찰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잠복결핵 감염환자도 언제든 활동성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어 활동성결핵 발병위험이 높은 사람, 의료기관·산후조리원·학교·유치원·어린이집 등 단체생활을 하는 직업군은 치료가 필요하다. 질병청에 따르면 잠복결핵 감염상태에서 치료하면 활동성결핵 발병률을 약 83% 낮출 수 있다. 결핵환자와 잠복결핵환자 모두 검사·치료비는 무료이다.

빠른 진단 치료만큼이나 예방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생후 1개월 이내 모든 신생아에게 결핵예방백신(BCG)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백신접종 시 결핵발병률이 약 1/5로 줄어든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며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호흡기증상이 있다면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KF80이상의 고성능마스크가 아닌 일반 보건용마스크로도 공기 중 감염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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