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과 류마티스관절염, 이렇게나 연관 있다고?
간과 류마티스관절염, 이렇게나 연관 있다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3.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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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의대 김완욱 교수팀, 세계 최초 간-류마티스관절염 병리기전 규명
간에서 생성된 혈청 아밀로이드A 단백질, 류마티스관절염 핵심매개체로 작용
(왼쪽부터) 가톨릭대 의과대학 김완욱 교수, 이미령(Meiling Li) 박사, 김유미 박사

인구고령화와 더불어 류마티스관절염의 유병률도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가톨릭대 의과대학 창의시스템의학연구센터 김완욱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간으로부터 과다생성된 혈청 아밀로이드A 단백질이 류마티스관절염을 일으키는 핵심물질로 작용하고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 주변을 둘러싼 활막이라는 조직에 염증이 발생해 관절의 기능손상과 변형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관절에 발생할 수 있으며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진행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경제적손실이 크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시스템 교란으로 발생해 관련 연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완욱 교수팀은 간에서 생성된 혈청 아밀로이드A가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교란시키며 혈액을 타고 멀리 떨어진 관절에도 영향을 끼쳐 류마티스관절염을 일으키는 핵심물질로 작용한다는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생쥐에서 혈청 아밀로이드 A(Serum Amyloid A, SAA)를 관절 내로 주사하거나 SAA 유전자를 간에 과발현할 경우, 만성관절염이 현저히 나빠지지만(왼쪽) SAA를 억제하는 항체로 치료할 경우 관절염이 호전됨을 보여줌(오른쪽).

또 교수팀은 다양한 세포생물학적 실험을 통해 혈청 아밀로이드A가 단핵구라는 면역세포를 혈액으로부터 관절 안으로 빠르게 이동시키고 이 세포를 강력하게 흥분시켜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의 분비를 자극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더불어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 중 CCL2(CC Motif Chemokine Ligand 2)로 인해 염증세포가 관절 내로 더욱 모여 관절 파괴와 염증반응이 증폭되면서 류마티스관절염이 심하게 악화된다는 점을 증명했다.(참고자료 1, 왼쪽).

이후 교수팀은 혈청 아밀로이드A에 의한 병리현상이 류마티스관절염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응용이 가능한지 확인연구에 돌입한 결과 혈액 내 혈청 아밀로이드A의 농도에 따라 류마티스관절염환자의 염증상태가 잘 반영됐고 약물치료 후 염증은 현저히 감소함을 확인했다.

류마티스관절염환자의 혈액 속에 SAA 농도가 증가돼 있으며(왼쪽) 환자들의 관절염 정도와 매우 잘 비례해 향후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줌(오른쪽).

특히 연구팀에 따르면 IL-6를 억제하는 약물인 ‘악템라’로 치료 시 가장 뚜렷하게 혈청 아밀로이드A가 감소됐다(참고자료 2). 연구팀은 “흥미롭게도 실험용 생쥐에서 혈청 아밀로이드 A의 작용을 차단하는 중화항체를 혈관 내로 주입할 경우 관절염의 진행이 현저히 억제됐는데 이는 혈청 아밀로이드A가 류마티스관절염의 새로운 타깃으로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참고자료 1, 오른쪽).

우리 신체의 다양한 장기들은 공간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으나 다양한 대사물질을 분비해 서로 대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복잡한 장기인 간이 우리의 면역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현재까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완욱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장기 간에(간과 관절 간) 상호교류 (inter-organ communication)가 면역세포 활성화와 만성관절염의 원인으로서 매우 중요하다는 새로운 병리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혈청 아밀로이드A가 바이오마커로서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과 치료에 새롭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올 3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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