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치매와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뇌질환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이들은 서로 다른 질환이지만 약물치료만큼이나 운동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특히 파킨슨병은 우리 몸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도파민이 점점 감소하기 때문에 근육경직, 떨림, 균형장애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운동장애가 점점 진행해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크게 떨어져 약물치료와 함께 개인에게 적합한 꾸준한 운동 치료가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하지만 막상 집에서 이어서 하려고 하면 환자는 물론 보호자 역시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마침 이러한 상황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든든한 운동가이드로 삼을 만한 책이 출간됐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이병찬 교수는 최근 ‘파킨슨병환자를 위한 자가운동 지침서’를 발간했다.

파킨슨병환자는 유산소운동부터 근력운동, 스트레칭 등 다양한 운동을 고루 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2023년도에 발표된 코크랑 리뷰에서도 유산소운동, 저항운동, 보행 및 균형운동 모두 파킨슨병환자의 운동기능 호전과 삶의 질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된 바 있다.

이병찬 교수는 “파킨슨병환자가 운동과 신체활동을 꾸준히 하는 경우 파킨슨병의 운동 및 비운동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도 환자 예후에 좋은 경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특히 스트레칭과 스텝운동, 동적 균형운동 등 걷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침서는 파킨슨병환자가 병원에서의 운동클리닉 치료와 함께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자가운동방법을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균형 및 민첩성 운동 ▲스트레칭으로 나눠 차례로 소개했다.

먼저 유산소운동은 빨리 걷기, 조깅, 사이클링, 수영, 에어로빅 같은 연속적이고 리듬이 있는 운동으로 주 3회, 30분 이상 시행해야 하며 연속적으로 또는 나눠 숨이 찰 정도의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 단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어 꼭 동반자의 감독이 필요하다.

근력운동은 기구운동, 밴드운동, 가벼운 아령, 자기체중을 이용한 팔다리 주요 근육강화운동으로 주 2~3회, 30분 이상 비연속적으로 시행하며 주요 근육당 10~15회 반복해야 한다. 단 근육 경직 또는 자세 불안정으로 동작에 제한이 따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균형 및 민첩성 운동은 스텝운동, 요가, 태극권, 댄스, 복싱 등의 복합운동을 주 2~3일 또는 가급적 매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인지장애 또는 균형장애로 인한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하며 필요 시 안정된 물체에 의지해 시행하고 이 또한 동반자의 감독이 필요하다.

스트레칭은 호흡을 깊게 하고 다른 운동 전 동적 스트레칭으로 주 2~3일 이상이나 매일 운동하는 것이 권장된다.

나아가 이병찬 교수는 이 4가지 운동을 19가지로 구분(하단 TIP 참고)해 그림과 함께 자세히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병찬 교수는 “운동은 파킨슨병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병원 접근성이나 환자의 기능 저하에 의해 적절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어 가정용 운동책자를 제작했다”며 “운동치료를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는 파킨슨병환자들의 자가운동에 대한 교육과 필요 시 통원치료를 연계하는 파킨슨병 운동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이병찬 교수는 모든 운동치료에서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병원에서 환자의 운동기능을 평가해 처방된 운동법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인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