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난청, 생후 9개월 이전에 인공와우수술 적극 고려해야”
“선천성 난청, 생후 9개월 이전에 인공와우수술 적극 고려해야”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26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 연구발표
(왼쪽부터)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인제대 일산백병원 이승재 교수.

난청은 청력손실 정도에 따라 구분된다. 청력손실은 소리의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 데시벨(dB)로 표시하며 수치에 따라 정상부터 경도, 중도, 중고도, 고도, 심도로 구분한다. 선천성 난청은 1000명당 1명 빈도로 고도 이상의 난청을 가지고 태어나는 질환이며 50% 이상은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다. 1세 미만에서 90dB 이상의 양측 심도난청이 있거나 1세 이상에서 양측 70dB 이상의 고도난청이라면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소아 인공와우수술 급여는 양측 심도 이상의 난청을 겪는 생후 12개월 미만의 환아에 적용된다. 또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를 착용했는데도 청능 발달의 진전이 없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하지만 기준이 모호하고 정상 소아에 비해 청각재활이 너무 늦다는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교신저자 : 최병윤 교수, 1저자 : 인제대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이승재 교수)은 인공와우수술이 필요한 선천성 난청환아의 적절한 수술시기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3세 이하 선천성 난청환아 98명을 대상으로 청각 및 유전검사를 통해 선천성 난청의 원인과 발생빈도를 분석했다. 또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수술을 시행한 경우와 더 늦게 시행한 경우의 수술결과를 비교분석했다.

연구결과 생후 9개월 미만에 수술받은 ‘조기수술군’이 언어발달 수치 중 수용언어발달이 향상됐다. 특히 조기수술군에서만 수용언어가 2세 이전에 정상 소아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어린 나이에 수술을 고려할 경우 합병증 등으로 수술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생후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수술을 받은 환아에서 수술 자체의 안전성에도 문제없음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2020년 생후 9개월 미만부터 인공와우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한 미국식품의약국(FDA)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조기 인공와우수술의 언어발달상의 이점과 수술의 안전성을 함께 보고해 의미가 깊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는 “선천성 난청환아는 청각재활과 두뇌발달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면 언어발달 저하와 영구적인 두뇌발달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9개월 미만 영아에게도 인공와우수술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이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병윤 교수는 인공와우수술을 1000례 이상 시행한 이비인후과 권위자이자 청각재활 전문가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국제 이비인후과 저널’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