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치주질환…정기검진·스케일링으로 꾸준히 관리해야
만병의 근원 치주질환…정기검진·스케일링으로 꾸준히 관리해야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2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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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질환이 당뇨나 심혈관질환, 치매 등과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가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구강질환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2년 외래 다빈도질병’에 따르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1801만7100명에 달했다. 코로나19 응급진료를 제외하고는 단연 1위이다. 더욱이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주질환이 당뇨나 심혈관질환 등과 관련 있다고 보고돼 잇몸건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경·유전적요인 복합작용…완치 어려워

치주질환은 치아를 지지하는 주위 조직인 잇몸과 하방의 잇몸뼈에 나타나는 염증성질환을 말한다. 세균성치태는 치아와 치아 주위를 감싸고 있는 잇몸 사이의 ‘치주낭’과 ‘치은열구’의 틈새에 쌓인다. 세균성치태와 숙주 면역반응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치아 주위 조직의 만성염증성질환이 바로 치주질환이다.

건강한 잇몸은 연한 분홍색을 띠며 치아 주변을 단단히 감싸고 있다. 하지만 잇몸이 검붉어지고 부어오르면 치주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양치질 할 때, 침을 뱉을 때 피가 비칠 때도 마찬가지. 또 ▲잇몸에서 피가 난다 ▲잇몸이 빨갛게 변하거나 붓는다 ▲잇몸이 주기적으로 들뜨고 근질거린다 ▲이와 이 사이가 벌어지고 음식물이 많이 낀다 ▲잇몸이 내려가 점점 치아가 길어 보인다 ▲구취가 난다 ▲치아가 흔들린다 등을 치주질환의 증상으로 꼽을 수 있다. 

관악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김윤정 교수는 “치주질환의 주원인은 세균성치태이지만 흡연, 당뇨, 전신건강 등 환경·유전적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다 보니 완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치주질환은 초기에 알아채기 어렵고 증상이 반복돼 잇몸병이 심하게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이미 잇몸상태를 회복시키기 어려워 치아를 뽑은 후 임플란트, 브릿지 등의 보철치료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치조골 파괴가 심한 경우 골이식이나 재건수술 없이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치주질환이 심하게 진행되면 잇몸상태 회복이 어려워진다(사진=관악서울대치과병원).

■전신건강에 영향 미쳐…치매와 상관관계도

여러 연구에 따르면 치주질환이 전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동맥경화, 심내막염이다. 구강 내 병원균이 혈류를 타고 이동해 질환을 유발하는 것이다.

또 혈당수치가 높아지면 잇몸에 염증매개물질이 증가해 치주염에 걸리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치주세균이 분비하는 물질이 혈당조절을 어렵게 해 당뇨가 악화되기도 한다. 이 경우 치주질환을 치료하면 당화혈색소 수치가 감소하고 대사조절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당뇨위험군은 혈당조절과 구강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최근에는 치매와 치주질환의 상관관계도 드러나고 있다. 잇몸병으로 인해 치아 수가 줄면 저작이 불편해지고 뇌로 가는 혈류량 감소로 이어진다. 이는 뇌의 대사활동과 신경활동 감소를 유발해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김윤정 교수는 “호흡기질환, 골다공증, 조산 등 여러 전신질환과의 연관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치주질환을 적시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전신질환 발생위험이 높아질 뿐 아니라 치주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과 꾸준한 스케일링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보조도구 적극 활용…검진·스케일링 꾸준히

염증 때문에 잇몸 결합조직의 부착이 느슨해지면 치은열구 틈새로 더 많은 치태가 쌓인다. 이 때문에 주변 조직의 파괴가 가속화된다. 또 더 깊고 넓은 치주낭이 형성되면 더 많은 세균성치태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잇몸치료는 세균성치태 제거에 초점을 두고 진행한다. 

먼저 치아표면, 잇몸과 치아 사이의 치주낭 내로 기구를 삽입해 닦아낸다. 이후 질환의 경감 정도와 반응을 확인해 잇몸을 절개해 제거할지, 유지치료를 할지 결정한다. 상실된 치주조직의 재생을 위해 조직유도재생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잇몸치료는 만성질환이라 평생 꾸준한 정기검진이 필요하고 유지관리 주기는 대개 2~4개월이다. 치주상태가 완전히 안정화되면 6개월까지 연장한다.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구강검진을 받은 경우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10% 줄고 연 1회 이상 스케일링은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14%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됐다.

김윤정 교수는 “치주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치간칫솔·치실 등 활용하기 ▲치아·잇몸 구석구석 잇솔질하기 ▲3분 이상 충분히 양치하기 ▲거울을 보며 편안한 자세로 양치질하기 등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윤정 교수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치간칫솔과 치실의 치주염 예방효과는 잔존 치아가 20개 이상인 경우가 미만인 경우보다 더 큰 효과를 보였다. 그만큼 잇몸건강은 치주염이 심하게 진행되기 전에 미리 지켜야 한다. 

Tip. 치주질환 주요 증상

1. 잇몸이 붓고 붉어진다

2. 잇몸에서 피가 난다

3. 입냄새가 계속 난다

4. 이가 시리다

5. 잇몸이 내려간다

6. 치아가 흔들린다

7. 음식물을 씹을 때 통증이나 불편감을 느낀다

8. 치아 사이가 벌어지거나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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