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포’는 죄가 없다?
‘지방세포’는 죄가 없다?
  • 주혜진 기자
  • 승인 2014.03.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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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건강한 지방세포는 체중유지 기능…과식·운동부족이 문제
ㆍ세포 커지며 염증…초고도비만땐 성인도 세포수 증가 ‘위험’

지방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존재다. 지방이 부족한 경우 심한 당뇨병이 생기거나 생리가 일찍 끊길 수 있다. 또 지방은 내분비기능에 좋은 역할을 하고 에너지를 내는 가장 효과적인 연료다. 내장지방은 내장보호역할을 하고 피하지방은 몸의 열을 덜 뺏기게 한다. 따라서 넘치거나 부족함 없이 적정량이 유지돼야 한다.

우리 몸의 지방은 지방세포에 저장된다. 지방세포는 렙틴을 분비해 체내지방이 적당히 유지되도록 체중증가를 막고 신체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지방세포에서 분비하는 대표적인 물질이 렙틴”이라며 “렙틴은 많이 먹거나 갑자기 살이 찌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며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소모를 촉진시킨다”고 말했다.

 
하지만 살찐 상태에서 계속 과식하거나 운동하지 않으면 렙틴효과가 떨어지는 ‘렙틴저항성’이 발생한다. 지방세포가 렙틴을 많이 분비해도 뇌에서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대한비만학회 김민선 학술이사는 “비만은 지방세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많이 먹는 것이 문제”라며 “지방세포가 커지면 지방산, 사이토카인 등 염증유발물질을 분비하는데 이는 인슐린저항성을 일으켜 당뇨병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지방은 지방세포에 저장될 때 가장 독성이 적다. 하지만 한 세포에 저장되는 지방양이 많아지면 다른 조직에 저장된다. 김 이사는 “지방이 간에 저장되면 지방간이 되고 췌장에 저장되면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뇌에 저장되면 인슐린저항성을 일으킬 수 있다”며 “기능을 잃은 지방세포는 몸에 해로운 세포로 간주돼 면역세포에게 잡아먹히고 이로 인해 염증반응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2세 미만 영아기 때는 세포수가 늘어나고 성인기에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학설에 따르면 성인이라도 고도비만이나 초고도비만이 되면 그 수가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지방세포의 사이즈는 줄일 수 있어도 늘어난 수는 줄일 수 없다. 서울365mc위밴드병원 조민영 병원장은 “지방세포 수가 많다는 것은 비만이거나 비만가능성이 잠재돼 있다는 의미한다”며 “지방세포 수가 많으면 살을 빼기도 힘들고 빼더라도 금방 다시 찌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살을 빼면 렙틴저항성이 개선되는 등 지방세포기능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 단 정상체중을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 또 꾸준한 운동과 고단백식사, 규칙적인 식습관 등으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심 교수는 “약물 등 특별한 원인이 있거나 갑자기 살이 찐 경우에는 살을 빼기 쉽지만 소아비만과 고도비만은 약물요법이나 식이요법으로 감량이 어렵다”며 “이 경우 수술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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