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유해물질 ‘PVC’에 대해 아시나요?
생활 속 유해물질 ‘PVC’에 대해 아시나요?
  •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 승인 2014.06.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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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는 물질 가운데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은 많다. 그 중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PVC’는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고 있지만 그 유해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물질이다.

PVC는 폴리염화비닐(Poly vinyl chloride)의 약자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사용되는 플라스틱 또는 비닐의 일종이다. 학용품이나 장난감 같은 어린이용품에서부터 가정 내 바닥재(장판)와 벽지, 전기전선에 이르기까지 생활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질이다.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최인자 팀장은 “PVC는 염화비닐이라는 화학물질을 원료로 사용하는데 염화비닐은 국제암연구소에서 분류한 발암성물질”이라며 “PVC 제조 사업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는 암에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PVC는 활용도가 높은 만큼 각각의 용도에 맞게 다양한 첨가제가 사용된다. 대표적인 첨가제 중 하나가 딱딱한 PVC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가소제다. 주로 ‘프탈레이트’가 가소제로 사용된다. 이 물질은 ‘내분비계 교란물질’(흔히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이다. 또 카드뮴, 납 등의 유해 중금속이 안정제 또는 색소로도 사용된다.

이런 유해화학물질은 시간이 지나면서 또는 사용과정에서 공기 중으로 빠져나와 허공을 떠다니거나 먼지에 달라붙게 된다. 숨을 쉬거나 음식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또는 피부와 접촉함으로써 우리는 이런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된다. 실제로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최근 연구분석 결과 어린이집에서 채취한 모든 먼지에서 1종 이상의 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공동행동 제공

납은 신경발달 독성물질로 특히 어린이의 지능지수(IQ)에 영향을 준다. 카드뮴은 발암성 물질이다. 프탈레이트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몸속으로 들어간 프탈레이트는 생식독성과 발달독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VC는 폐기 과정에서도 유해물질을 발생시킨다. 특히 소각과정에서 ‘다이옥신’이라는 고독성 물질을 만든다. PVC가 생산과정은 물론 사용되고 폐기되는 전 과정에서 유해화학물질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문제는 PVC가 생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 내 바닥재 ▲실크 벽지 ▲창틀 등 건축자재 ▲각종 가구류 및 가구 리폼에 많이 쓰이는 시트지 ▲욕실화 ▲전선 ▲샤워커튼 ▲음식 포장재의 대부분이 PVC 재질이다.

어린이가 매일 사용하는 ▲가방 ▲실내화 ▲지우개 ▲줄넘기 ▲필통 등 학용품뿐만 아니라 장난감도 PVC로 만들어졌다. 하나하나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PVC는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가정이나 학교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PVC 노출을 피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PVC를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병원에서 사용하는 수액 백(bag)을 바꾼 것이다.

과거 수액백은 PVC로 만들었고 가소제인 프탈레이트가 사용됐다. 수액백 사용과정에서 특히나 신생아 등은 다량의 프탈레이트에 노출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정부의 규제가 있기 이전에 병원 자체적으로 PVC재질 수액백을 안전한 재질로 교체한 것이다. 최근에도 이와 관련해 활발한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시민사회단체인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공동행동’도 PVC로 만들어진 제품 대신 천 재질 제품을 사용하고 PVC로 만들어진 실내화 대신 EVA 재질로 만든 실내화를 신자고 제안하고 있다.

최인자 팀장은 “생활 속에서 PVC 재질보다는 더 안전한 제품을 찾는 작은 노력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모들은 아이용 제품을 구매할 때 PVC 재질인지 아닌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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