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그간 몰랐던 턱관절·근육질환 이야기 ①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그간 몰랐던 턱관절·근육질환 이야기 ①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8.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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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2009년 2월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뉴욕타임즈 인터넷판 건강관련 기사인데 제목이 ‘Best Treatment for TMJ May Be Nothing’다. 번역하면 ‘측두하악턱관절 및 근육질환(이하 턱관절장애)에 관한 가장 좋은 치료법은 내버려 두는 것’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다.

턱관절장애는 1936년 증상이 처음 보고된 이후 정말 많은 것이 알려졌다. 하지만 치과의사로서 이렇게 말하기 부끄럽지만 우리는 아직 턱관절장애에 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따라서 이번주는 턱관절장애에 대한 검증된 사실들을 확인하고 현재까지 가장 추천되는 치료법을 짚어보면서 왜 뉴욕타임즈에서 가장 좋은 치료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이 칼럼과 뉴욕타임즈의 결론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결코 좋은 치료는 아니라는 것이다.

턱관절장애가 처음 보고된 것은 1936년 한 이비인후과의사에 의해서였다. 귀쪽 근처가 자꾸 아프다고 하는 몇 명의 환자들이 실제로는 귀와 관련한 아무런 병도 없었다는 점을 의아해하던 의사 James Costen은 흥미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대부분의 환자가 턱의 위치가 변할 정도로 치아가 많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Costen은 치아, 특히 어금니가 없어진 현상이 귀에서 나타나는 통증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발표 이후 1950년대까지 치아의 씹히는 높이 변화(교합변화)가 턱관절장애의 주원인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생각은 1980년대까지 계속 됐으며 현재까지도 일부 치과의사들 사이에서 치아의 맞물림을 변화(치아교정치료나 전체보철을 통해)시켜서 턱관절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는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몸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치아, 특히 어금니가 없는 모든 사람에서 턱관절장애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교정이나 전체 치아에 보철을 해서 치아 맞물림을 원하는 방향으로 설정했다고 해도 턱관절장애가 완치되는 경우가 드물고 오히려 심해지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1980년대 이후 치의학계에서는 턱관절장애의 원인이 훨씬 다양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으며 턱관절장애를 단순한 치아의 맞물림에 의한 증상이 아니라 정서적 스트레스, 통증장애 등에 발생하는 훨씬 방대하고 복잡한 질병으로 인식하게 됐다.

이제 턱관절장애는 더 이상 치아에 의한 교합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행동학적, 환경적, 사회적, 정서적 더 나아가 인지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조합돼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쉽게 생각하면 치아의 맞물림과정도 턱관절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원래 그런 경우도 있고 우리가 근육이나 관절에 안 좋은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턱관절장애가 생길 수 있는 확률이 훨씬 커서 이 부분도 원인으로 배제할 수 없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근육 및 관절에 안 좋은 행동습관 모두 턱관절장애의 큰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앞으로 세 차례에 걸쳐 턱관절질환, 즉 턱관절장애의 원인과 치료방법, 주의사항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주에는 첫 번째 주제로 턱관절장애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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