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멜라닌의 두 얼굴 ② 기미 치료에 대한 진실
[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멜라닌의 두 얼굴 ② 기미 치료에 대한 진실
  • 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4.2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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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
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

여름이 다가오는 만큼 지난 칼럼부터 멜라닌 이야기를 시작했다. 앞선 칼럼을 요약하자면 멜라닌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는 점에서 우리 몸에 분명 이득이지만 피부에 과다침착되면 결국 기미 같은 색소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한국인은 기미가 잘 생기는 만큼 오늘은 그 치료방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겠다. 

한국처럼 기미치료가 활발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요즘은 가까운 동네 병원에서도 쉽게 레이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정말 기미는 레이저로 다 해결되는 것일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많은 환자들이 색소만 생기면 기미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색소가 다 기미는 아니다. 

기미는 광대, 이마, 코, 윗입술, 턱 등에 보통 양측으로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갈색에서 회색의 반 형태로 나타난다. 갈색은 주로 표피의 색소침착을 의미하고 회색은 진피와 표피의 색소침착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한쪽에만 생기고 두꺼워지면서 경계가 명확하면 흑자나 검버섯 등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 또 어릴 때부터 생겼고 작은 경계가 명확한 반점은 주근깨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색소를 구분해 진단하는 이유는 어떤 것이냐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표면에 있는 색소는 딱지가 생겨서 떨어질 수 있다. IPL (intense pulsed light) 논문에서 IEMC(intraepidermal microcrust) 라고 부르는 딱지가 만들어진 후 떨어지면서 정상 표피층이 재생돼 밀려 올라오며 병변이 제거된다.

멜라닌세포는 보통 표피의 기저층에 존재하는데 멜라닌세포가 활성화돼 있는 병변은 제거 후 다시 색이 올라오는 경우가 흔하다. IEMC이라 불리는 딱지는 긴파장 레이저들에서도 비슷하게 형성된 후에야 떨어지게 된다.

기미가 잘 안 낫는다고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치료 이후 다시 색이 짙어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활성화된 멜라닌세포가 기미의 가장 큰 병인이고 이를 활성화시키는 인자들이 여성호르몬, 일광, 염증 후 색소침착 등으로 추정된다.

또 표피에 있는 표재성 기미는 딱지를 만들고 떨어진 후 일시적으로 환해질 수 있지만 활성화된 멜라닌세포를 막지 못하면 다시 색소가 앉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회색이나 청색을 띠는 기미들은 염증 등의 이유로 표피 진피 경계부가 망가지고 색소 자체가 진피층에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표피를 턴오버시켜 떼어내는 치료에 반응할 수 없다.

기미를 레이저 치료는 흔히 ‘레이저토닝’이라고 불리는 치료를 의미한다. 이전의 색소레이저가 높은 에너지 치료였다면 레이저토닝은 이를 낮은 에너지로 반복 치료하는 방식이다.

그 기전은 세포 내의 멜라노좀을 선택적 광열분해시키고 멜라닌세포가 각질세포로 뻗은 다리들이 쪼그라들었음을 보인 세포내선택적광열분해(subcellular selective photothermolysis)라는 개념으로 설명됐다. 이후 듀얼토닝(dual toning, 나노초와 마이크로초 레이저를 연이어 치료하는 방식)이나 피코초레이저가 나오면서 다른 개념이 필요하게 됐지만 멜라닌세포의 활성도가 떨어져야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많은 레이저 광고나 문헌에서는 활성화된 멜라닌세포를 해결하면 기미도 해결된다고 언급한다. 그렇다면 멜라닌세포의 활성도는 레이저로만 떨어지는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무엇이 활성도인지 그 개념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멜라닌세포는 여러 단계로 멜라닌을 만들어서 멜라노좀의 형태로 싸서 다리를 통해 각질세포에 전달한다. 이 각각의 단계가 활성도를 의미한다. 이 중 한 단계라도 막히면 활성도를 막는 치료라고 부른다.

여러 유효성분을 가진 화장품부터 멜라논, 트리루마로 흔히 알려진 3제요법의 도포제, 항산화제 및 비타민C의 이온영동치료 등도 다 같은 개념의 기미 치료다.

먹는 경구약제도 있다. 트라넥삼산이 전형적인 경구약제의 성분이다. 2016년 싱가포르에서 500여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임상연구를 진행하면서 평균적인 사용법과 효과, 부작용 등이 더 자세히 알려졌다. 올해 나온 논문에 따르면 트라넥삼산은 염증후색소침착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활성도만 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앞의 도포제뿐 아니라 박피제 및 박피치료들도 기미를 호전시키는 경우가 있다. 두꺼워져 있는 각질층에 멜라닌 색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각질층이 얇아지는 것도 치료에 해당한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기미에서 진피층의 변성과 혈관확장이 보인다고 보고됐다. 전체 톤이 붉어져 있는 경우 기미 치료에 반응이 적은 경우가 많다. 진피층이 표피에 미치는 영향도 있겠지만 치료 측면에서도 붉어져 있는 것은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레이저는 멜라닌에 특이적으로 흡수되지는 않는다. 깊이 들어갈 수 있는 파장에서는 멜라닌과 헤모글로빈의 흡광도 차이가 좁아져 붉은색에도 흡수, 원치 않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즉 진피의 혈관 확장이 적어야하고 또 염증이 가라앉아 있어야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

이렇게 기미 치료방법은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치료는 효과와 부작용이 다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어떤 치료를 하는 것이 더 나은지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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