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바이러스성간염 완전정복 ②B형간염, 치료패턴 이렇게 변했다
[좌담] 바이러스성간염 완전정복 ②B형간염, 치료패턴 이렇게 변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7.2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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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A형간염, 예방접종이 최우선
2. B형간염, 치료패턴 이렇게 변했다
3. C형간염, 감염여부 확인이 가장 중요

전 국민의 관심이 코로나19에 쏠려 있지만 사실 바이러스성간염을 제외하곤 일상 속 감염병을 논할 순 없습니다. A형·B형·C형간염으로 대표되는 바이러스성간염은 이미 오래전부터 일상 속 감염병으로 주의가 요구돼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병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경각심도 낮은 실정입니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바이러스성간염. 간염의 날(7월 28일)을 맞아 대한간학회 소속 의료진들과의 좌담을 통해 A형·B형·C형간염 정보를 총정리했습니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허내윤 교수, 단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석배 교수,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임선영 교수

3대 바이러스성간염 중 환자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B형간염. A형간염이나 C형간염처럼 완치는 불가능해도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일상 속에서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된다. 더욱이 현재는 내성률이 낮은 항바이러스제가 개발, 환자들의 치료성적도 향상되고 있다. 치료제의 발전에 힘입어 완치도 꿈꿔볼 수 있게 된 B형간염. ‘B형간염 치료패턴, 이렇게 변했다’라는 주제 아래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허내윤 교수 ▲단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석배 교수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임선영 교수가 좌담에 참여했다.

- B형간염은 간경변증이나 간암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켜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의심증상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있을까요?

김석배 교수 : 간기능이 떨어지거나 간수치가 높아지면 몸이 전보다 피곤할 수 있습니다. 또 간이 소화기능에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식욕이 없어지고 소화가 잘 안 되죠. 간이 붓기까지 하면 우상복부(오른쪽 위쪽 복부)가 불편하거나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흔히 나타날 수 있어 꼭 B형간염으로만 단정할 순 없습니다. 또 간수치가 똑같이 높아도 사람마다 증상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어 3~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간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허내윤 교수 : 우리나라 B형간염환자의 대부분은 출생 시 어머니로부터 바이러스가 전파돼 만성화된 환자들인데요. 특히 이들은 무증상으로 지내다 20~30대 이르러 면역이 성숙하면서 간염이 급성악화돼 피로감, 오심 구토, 우상복부 둔통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오기도 합니다. B형간염이 심해지면 눈 흰자위부터 시작해 전신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미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 복수가 차서 배가 부르거나 간성뇌증으로 정신이 흐려질 수 있고 토혈, 혈변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 B형간염의 감염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B형간염바이러스도 일상 속에서 쉽게 전파되나요?

임선영 교수 : B형간염은 기본적으로 감염자의 혈액이 몸속에 들어왔을 때 감염됩니다. 많은 분이 걱정하는 음식이나 식기 공유, 악수, 포옹 등은 혈액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이걸로 감염될 일은 없습니다.

허내윤 교수 :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 B형간염환자 대부분은 출생 시 어머니의 혈액에 노출돼 감염되는 수직감염인 경우가 많은데요. 지금은 국가예방접종의 일환으로 모든 신생아가 출생 시 B형간염백신을 맞고 있어 수직감염위험은 현재 크게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B형간염항체가 없는 성인이 감염자의 혈액에 노출되면 급성 B형간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도치 않은 주사침 찔림사고와 비위생적인 문신, 피어싱, 침술 등을 피해야 합니다. 또 감염자의 정액이나 체액분비물에 의해서도 전파될 수 있어 B형간염환자 또는 감염여부가 불분명한 사람과 성관계 시에는 콘돔 등으로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김석배 교수 : 1회용 도구가 아니거나 소독이 제대로 안 된 도구들은 다른 사람의 체액이나 혈액이 묻은 상태로 내 몸에 상처를 내거나 혈관 내로 삽입돼 전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내 몸에 상처를 내는 모든 시술에 있어선 해당 도구들이 1회용인지, 제대로 소독된 상태인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B형간염은 완치가 어려운 병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이어가야 하나요?

허내윤 교수 : 안타깝게도 현재 개발된 약제들은 간세포 핵 내 숨어있는 바이러스DNA를 완전히 없애진 못하기 때문에 B형간염환자들은 장기간 또는 평생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그래도 B형간염이 심하게 악화된 상태가 아니라면 항바이러스제가 잘 들어 효과적으로 간 기능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출생 시 또는 유아기에 B형간염에 감염된 환자들은 바이러스를 계속 몸속에 지니고 있다가 어느 순간 염증반응이 일어나 간이 손상됩니다. 따라서 만성B형간염환자는 늦지 않게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해 몸속 바이러스농도를 줄이고 간경변증, 간암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김석배 교수 : 덧붙이자면 B형간염은 사실 당뇨병, 고혈압보다 관리하기 더 쉬운 질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은 대부분 약 용량이 점점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B형간염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의 내성률이 매우 낮아 약제를 변경, 증량하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매우 적고 이러한 경우에도 다른 약제로 변경하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즉 약 한 알만 매일 복용하면 일상 속에서 쉽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B형간염은 아직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 간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 더욱이 치료제의 지속적인 개발로 현재는 내성률이 낮은 항바이러스제를 선택,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B형간염은 아직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 간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 더욱이 치료제의 지속적인 개발로 현재는 내성률이 낮은 항바이러스제를 선택,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 B형간염은 환자가 가장 많다 보니 그간 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B형간염 치료제는 어떤 방향으로 변화했나요.

허내윤 교수 : 과거에는 면역조절효과가 있는 인터페론주사가 유일한 치료제였습니다. 하지만 투약과정이 어렵고 치료반응률도 높지 않아 치료받는 환자들이 제한적이었습니다. 다행히 1990년대 후반 간세포 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최초의 경구 항바이러스제 라미부딘이 개발, B형간염의 진행을 막는 데 큰 효과를 거뒀습니다.

김석배 교수 : 라미부딘 이후 아데포비어, 엔테카비어, 클레부딘, 텔비부딘, 테노포비어, 베시포비어 등 다양한 경구 항바이러스제들이 개발됐죠. 무엇보다 B형간염환자들은 항바이러스제를 최소 수년간 복용해야 하며 어떤 환자들은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내성이 적은 약제를 선택해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B형간염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허내윤 교수 : 참고로 현재 초치료로 쓰이는 엔테카비어나 테노포비어는 효과적으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2년 투약 시 70~80%의 환자에서 혈중바이러스 농도를 미검출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약제내성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간세포 내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약은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여러 종류의 약제들이 임상시험 중이어서 향후 5~10년 내엔 B형간염 완치제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간경변증, 간암 등을 얼마나 예방할 수 있나요.

임선영 교수 : B형간염환자에서 간경변증 5년 누적 발생률은 8%에서 13%까지 보고됐습니다. 하지만 간경변증으로 진행 전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해 바이러스 음전(바이러스가 음성으로 전환된 경우)에 도달한 경우 5년 누적 간세포암발생률은 3.7%까지 감소한다고 보고됐습니다. 반면 치료하지 않은 군은 13.7%로 유의하게 더 높게 보고됐죠. 초기에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시작해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허내윤 교수 : 이미 간이 딱딱해졌거나 간경변증이 온 환자들도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으며 간세포암 발생위험도 낮출 수 있습니다. 또 진행성 간경변증환자도 항바이러스제 투약으로 간기능을 회복할 수 있지요. 다만 합병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들도 있어 진행성 간경변증환자들은 치료과정에서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 B형간염도 백신이 있지만 3번이나 접종해야 해서 좀 번거롭게 느껴집니다. 예방효과를 보려면 꼭 3회 접종을 완료해야 하나요?

허내윤 교수 : 현재 사용되고 있는 B형간염백신은 0, 1, 6개월 간격으로 총 3회 접종하도록 개발됐습니다. 임상시험결과에 따르면 1회 접종 시 8%, 2회 80%, 3회까지 완료하면 97%까지 예방효과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예방효과를 충분히 보려면 정해진 접종간격에 따라 세 번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1회 접종 후 다음 접종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분명 있을 텐데요. 처음부터 다시 접종을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대로 나머지 2, 3회 접종을 진행하면 됩니다.

김석배 교수 : 코로나백신도 2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1회만 접종해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2회를 맞아야 항체생성률과 항체역가가 높기 때문에 불편해도 2회 접종을 권고하는 것입니다. B형간염백신 역시 그간의 임상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3회 접종을 완료해야 예방효과가 뛰어나다고 보고됐습니다. 더 확실하게 B형간염을 예방한다는 마음으로 꼭 3회 접종하길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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