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바이러스성간염 완전정복 ③C형간염, 감염여부 확인이 가장 중요
[좌담] 바이러스성간염 완전정복 ③C형간염, 감염여부 확인이 가장 중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7.28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차
1. A형간염, 예방접종이 최우선
2. B형간염, 치료패턴 이렇게 변했다
3. C형간염, 감염여부 확인이 가장 중요

전 국민의 관심이 코로나19에 쏠려 있지만 사실 바이러스성간염을 제외하곤 일상 속 감염병을 논할 순 없습니다. A형·B형·C형간염으로 대표되는 바이러스성간염은 이미 오래전부터 일상 속 감염병으로 주의가 요구돼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병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경각심도 낮은 실정입니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바이러스성간염. 간염의 날(7월 28일)을 맞아 대한간학회 소속 의료진들과의 좌담을 통해 A형·B형·C형간염 정보를 총정리했습니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은선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김휘영 교수

C형간염은 무증상의 잠재환자들이 많다. 코로나19처럼 일상 속 다양한 경로로 전파될 수 있는데도 예방백신이 없고 국가검진항목에도 빠져 있어 본인 의지로 검사받지 않는 이상 감염여부를 알기 어렵다. 그런데도 C형간염의 조기 발견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감염여부를 쉽게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먹는 약만으로 완치 가능할 만큼 효과 좋은 치료제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30년 C형간염 퇴치를 목표로 전 세계적인 노력을 촉구하고 있는 이유다. ‘C형간염, 감염여부 확인이 가장 중요’라는 주제 아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은선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김휘영 교수가 좌담에 참여했다.

- C형간염은 일상 속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경로로 전파되나요?

장은선 교수 : 주 전염경로는 주사기나 침, 미용도구, 문신도구 등 피부에 손상을 주거나 혈액에 노출될 수 있는 도구들입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이 완전히 소독되지 않은 상태로 도구에 남아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사용될 때 바이러스가 옮겨가게 됩니다. 

신현필 교수 : C형간염 감염경로는 크게 동거인과 비동거인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일단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지만 식사, 목욕, 포옹 등으로는 감염되지 않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성관계를 통해 배우자에게서 감염될 수 있고 드물지만 어머니가 C형간염일 경우 아기가 감염될 수 있습니다. 

비동거인 감염은 위에서 언급한 혈액이 묻을 수 있는 침습적인 시술을 받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1회용이나 완전히 소독된 의료도구를 사용하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안전하고 검증된 시설에서 치료·시술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휘영 교수 : C형간염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에 노출된 지 모르는 상태로 지내다 추후 감염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정확한 감염경로 자체를 알기 어려운 경우도 꽤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 C형간염은 먹는 약만으로 완치 가능하지만 안타깝게도 치료율이 높진 않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장은선 교수 : C형간염이 잘 진단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C형간염은 걸려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부러 검사해보지 않으면 C형간염에 걸렸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감염된 줄 모르고 지내다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악화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C형간염은 조기 발견 시 2~3개월만 약을 복용하면 완치되지만 이렇게 이미 간이 나빠진 상태에서는 치료제가 잘 듣지 않고 아예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현필 교수 : C형간염검사에서 양성이 나와도 추가검사를 통해 확진받지 않거나 진료를 미루는 것도 원인입니다. 반면 확진은 받았는데 비용문제로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는 환자들도 있는데요. 본인부담상한제(환자의 소득정도에 따라 차등화해 한 해 의료비용이 일정 액수 이상일 경우 다음 해에 환급해주는 제도)라는 제도하에 치료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으니 사전에 이를 확인해보면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김휘영 교수 : C형간염은 무증상이어도 검사에서 항체가 발견되면 C형간염 RNA검사로 확진을 받은 다음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검진-확진-치료의 과정이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검진부터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C형간염환자를 조기 발견·치료하면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장은선 교수 : C형간염은 B형간염 다음으로 간암의 주 원인질환으로 꼽히는데요.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치료비 부담이 가장 많은 암입니다. 4000원 정도면 할 수 있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C형간염을 조기발견해서 완치하면 훨씬 더 많은 치료비용이 드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을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만일 간암이 발생한 후에 C형간염 감염사실을 알았다면 사회가 더 막대한 치료비용을 부담해야 할 뿐 아니라 환자들의 생계에도 지장이 생기면서 가족들까지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런 간접적인 비용까지 고려하면 C형간염 조기 발견을 통해 사회적비용을 수천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습니다.

신현필 교수 : 물론 아직까진 B형간염이 간암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고 해도 B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있어 사전에 막을 수 있고 국가검진항목에도 포함돼 있어 검진 시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C형간염은 백신이 없고 국가검진항목에도 빠져 있어 완치 가능한데도 조기진단 기회가 부족합니다. C형간염이 당장에 간경변증이나 간암을 일으키는 건 아니지만 감염된 줄 모르고 지내다 40세 이후가 되면 심각한 간질환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40대는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모두 중요한 나이라는 점에서 국가 경쟁력 약화는 물론, 한 가정의 안전성을 흔들 수 있습니다.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지만 조기 발견 시 먹는 약만으로 완치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간단한 혈액검사로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C형간염 발병률이 높아지는 40세 이후에는 최소 한 번이라도 검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 WHO는 2030년 C형간염 퇴치를 선포했습니다. 이에 발맞추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요?

장은선 교수 : C형간염 바이러스가 더 이상 전파되지 않도록 무증상의 감염환자를 찾아내 치료 길로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의료시스템이 이미 잘 갖춰져 있어서 숨어있는 C형간염환자를 조기 발견해 치료한다면 C형간염을 얼마든지 퇴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증상 감염환자를 찾아낼 수 있게 국가적으로 C형간염을 적극 검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C형간염 진단받아도 여전히 30% 정도는 치료받지 않고 있습니다. C형간염이 완치 가능한 병이라는 인식을 널리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C형간염검사 권고연령도 나라마다 다양한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어느 연령대부터 검사를 권고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장은선 교수 : 미국이나 대만 등 C형간염 퇴치에 적극적인 나라들은 나이와 무관하게 또는 18세 이상의 성인이면 평생 한 번은 C형간염검사를 받길 권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40세 이후 C형간염 발병률이 올라가고 C형간염 관련 간암으로 진단되는 평균 나이는 60대 중반입니다. 따라서 40~65세 사이 언제든 평생 한 번 이상은 C형간염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단 40세 이하라도 마약, 미용시술, 침술 등 주삿바늘에 노출된 이력이 있다면 일찍 검사할 것을 권장합니다. 

신현필 교수 : C형간염 고위험군은 마약류 사용자, 투석환자, C형간염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 등 매우 다양합니다. 이를 개인별로 일일이 확인해 검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일차적으론 C형간염 고위험군에 대해 적극 홍보하고 국가적으로는 특정 연령대에서 검사받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휘영 교수 : 같은 의견이지만 40세 이후에는 C형간염과 이로 인한 합병증 발병위험이 올라가는 만큼 이 연령대 성인에서 국가적으로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무증상환자가 많다니 걱정됩니다. 생활 속에서 C형간염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신현필 교수 : 예방백신이 없어서 완전한 예방은 불가능합니다만 C형간염은 완치 가능한 병이어서 막연한 공포를 가질 이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또 면도기나 손톱깎이 등 혈액이 노출될 수 있는 물건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가족 간 감염될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배우자가 C형간염 감염자라면 감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배우자와 본인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족 간 감염을 막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무허가 시술은 위생관리가 미흡해 C형간염 감염위험이 높습니다. 혈액에 노출될 수 있는 치료나 시술은 반드시 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 받아야 하며 위험성에 노출됐다고 판단되면 병원에서 신속하게 C형간염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C형간염은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감염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