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훈 교수의 피부의료기기 이야기] 겨드랑이 다한증…‘전자레인지 원리’로 땀샘 선택적 파괴
[허창훈 교수의 피부의료기기 이야기] 겨드랑이 다한증…‘전자레인지 원리’로 땀샘 선택적 파괴
  •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ㅣ정리·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8.25 2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뭐가 그렇게 슬펐는지 겨드랑이가 울고 있어요.” 

몇 년 전 한 오락방송에서 들었던 멘트의 기발함에 감탄한 적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겨땀(겨드랑이땀)’이라는 단어는 겨드랑이다한증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됐다. 오늘은 한 번만 치료해도 겨드랑이다한증 치료효과가 오래가는 마이크로파치료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해마다 여름만 되면 겨땀 대처법에 대한 수많은 정보가 쏟아진다. 게다가 여름이면 젖어 있는 겨드랑이부위를 볼 때마다 시각적으로 불편할 뿐 아니라 왠지 불결하고 암내가 날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괴로워하기도 한다.

겨드랑이의 피부와 지방의 경계부에는 다른 곳보다 땀샘이 많이 분포해 약 5만 개 이상 존재한다. 여기에는 땀을 분비하는 에크린땀샘이 많이 분포돼 있고 악취를 내는 아포크린땀샘도 많아 암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마이크로파 겨드랑이 다한증 치료과정. A : 치료 부위의 치료간격표시 B : 주사마취  C : 마이크로파 치료(출처 : 피부 의학과 수술 세미나(Seminars in Cutaneous Medicine and Surgery) 2013;32:2-8)
마이크로파 겨드랑이 다한증 치료과정. A : 치료 부위의 치료간격표시 B : 주사마취 C : 마이크로파 치료(출처 : 피부 의학과 수술 세미나(Seminars in Cutaneous Medicine and Surgery) 2013;32:2-8)

마이크로파는 주파수에 따른 분류로 적외선(infrared)과 전파(radiowave) 사이에 있는 파장대의 전자기파로 핸드폰, 무전기, 레이다 등에서 주로 사용되지만 주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자레인지의 기본원리로도 알려졌다. 

마이크로파는 유전체 가열(dielectric heating)이라는 과정을 통해 생성되는데 물처럼 극성을 띠는 물질은 마이크로파에 의해 변화되는 자기장영역에서 극성을 맞추기 위해 회전하게 되고 이 회전이 반복되면 마찰에 의한 열을 발생시킨다. 즉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면 수분이 있는 음식에는 열이 발생하고 수분이 없는 그릇은 가열되지 않는 원리다.

마이크로파 겨드랑이 다한증 치료 전후의 녹말-요오드검사. 치료 전(왼쪽)에는 검게 변한 다한증 부위가 치료 후(오른쪽)에는 사라져 있다(출처: 피부 의학과 수술 세미나(Seminars in Cutaneous Medicine and Surgery) 2013;32:2-8). 

인체의 70%가 수분으로 이뤄진 만큼 대부분의 인체조직에는 어느 정도 수분이 있다. 특히 땀샘에는 다른 인체조직에 비해 수분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파의 좋은 목표감이다. 

반면 겨드랑이땀샘과 인접해 있는 지방세포는 극성이 많지 않아 수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 발생이 적다. 따라서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선택적으로 땀샘을 파괴한다는 개념은 당연한 이치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땀샘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결국 반드시 열을 발생시켜야 하기 때문에 통증, 시술 후 부종, 염증 등은 피할 수 없다. 또 아무리 선택적으로 땀샘을 파괴한다고 해도 주변에 열이 퍼지는 것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따라서 피부표면 보호를 위한 적절한 냉각장치와 함께 겨드랑이부위의 주요신경과 혈관 손상을 막기 위한 진공음압장치 등도 필요하다. 

여기서 뜻하지 않은 팁 하나. 마이크로파치료 시 땀샘 근처에 있는 겨드랑이털을 만드는 모낭이 일부 손상되면서 시술환자의 겨드랑이털이 덜 자라게 되는 행복한 부작용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