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침도 못 삼킬 정도’ 너무나 아픈 고양이 구내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침도 못 삼킬 정도’ 너무나 아픈 고양이 구내염
  • 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12.2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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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
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

피곤하면 찾아오는 불청객 ‘구내염’. 식사할 때 쓰라린 고통을 안겨서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다. 그나마 잘 먹고 잘 쉬면 나아서 다행이다. 그런데 고양이들이 걸리는 구내염은 목구멍 주위에 잘 생겨 침도 못 삼킬 정도로 아프니 잘 먹는 것 자체가 힘들다. 고양이는 밥을 못 먹으면 지방간이 생기고 그 결과 간 기능이 멈춰서 목숨을 잃기 쉽다. 이번 시간에는 고양이 구강질환 중 최악으로 꼽히는 구내염을 알아보자.

구내염은 말 그대로 입안에 발생하는 염증이다. 잇몸, 혀 주위 점막, 볼 점막, 목구멍 주위 등에 생길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특히 목구멍 주위에 잘 생기는데 이러면 먹고 마시는 일조차 어려워진다. 침을 넘기는 것도 힘드니 어쩔 수 없이 질질 흘리게 되는데 구내염이 심할 땔 피가 섞인 침을 흘릴 수도 있다.

이밖에 증상은 ▲고약한 입냄새가 나고 ▲사료를 먹다가 비명을 지르거나 뱉고 ▲ 그루밍을 하지 못해서 지저분해지고 ▲건식사료보다 습식사료를 먹으려 하고 ▲아파서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것 등이다.

구내염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치태가 염증을 일으켰거나, 면역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잇몸조직에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일어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밖에 ▲허피스바이러스 ▲칼리시바이러스 ▲고양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도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구내염 초기에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를 비롯해 항생제, 면역억제제 등 약물을 써서 치료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약물치료만으론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어느 순간에는 약물이 듣지 않는다. 게다가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쓰기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결국엔 발치를 해야 한다.

발치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치태가 염증을 일으키는데 치아가 있는 한 치태가 형성되기 마련이니 아예 치아를 뽑아서 치태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발치할 때는 송곳니와 앞니만 남겨두고 나머지 치아를 다 뽑는다. 그래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모든 치아를 다 뽑아야 한다. 고양이는 이빨을 다 뽑더라도 사료를 먹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이가 없어도 잇몸으로 얼마든지 살 수 있다. 보호자도 고양이가 통증에서 벗어나서 잘 먹는 모습을 보면 매우 만족스러워한다.

고양이 구내염 역시 예방이 최고다. 매일 꼬박꼬박 양치질해주는 건 물론이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게 해줘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구강관리로 묘생의 질을 빈틈없이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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