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암의 날] ①각양각색(各樣各色) 암종별 치료법…신약으로 5년생존율↑
[세계 암의 날] ①각양각색(各樣各色) 암종별 치료법…신약으로 5년생존율↑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2.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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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죽음이 공포의 존재인 이유는 바로 ‘고독감’ 때문일 것이다. 인간(人間)이란 단어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사람은 사회적 교류를 통해 삶의 의미를 이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음은 홀로 영원한 잠에 들어가는 행위다. 따라서 모두가 ‘죽음’을 두려워한다. 암은 ‘세포 유전자에서 변이가 발생해 세포가 불완전하게 성숙하고 지나치게 증식하는 현상’을 뜻한다. 문제는 암을 판정받으면 사람들은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적극적인 치료만 받는다면 죽음이 아닌 삶의 기쁨을 이어나갈 수 있다.

이에 국제암연맹(UICC)은 매년 2월 4일은 ‘세계 암의 날(World Cancer Day)’로 제정, 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암으로 고통받는 모든 환자들의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헬스경향은 세계 암의 날을 맞아 총 3편의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암은 종류가 다양한 만큼 고형암과 혈액암 및 전이여부에 따라 치료목표와 치료방법이 다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암은 종류가 다양한 만큼 고형암과 혈액암 및 전이여부에 따라 치료목표와 치료방법이 다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암은 전 세계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며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다. 하지만 의학기술의 발달로 암환자의 생존율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암 5년생존율이 1993년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최근 5년간 암환자의 5년생존율은 71.5%로 상승했다.

암의 종류는 무척 많다. 암은 장기뿐 아니라 근육, 뼈, 혈액 등 신체 어느 부위에나 발생할 수 있으며 암이 시작되는 부위 및 세포유형에 따라 ‘고형암’과 ‘혈액암’으로 구분된다.

고형암은 신체의 장기 및 조직에서 암이 시작해 암 발생부위에 따라 유방암, 방광암, 폐암, 전립선암 등으로 구분되며 혈액암은 혈액에 있는 세포손상으로 인해 발생한 만큼 백혈병, 골수종, 림프종 등으로 나뉜다. 또 암이 처음 시작된 장기의 암을 ‘원발암’이라고 하며 암세포가 암이 시작된 원발장기를 떠나 다른 장기로 이동하면 ‘전이암’이라고 부른다.

암은 종류가 다양한 만큼 고형암과 혈액암 및 전이여부에 따라 치료목표와 치료방법이 다르다. 우선 고형암은 수술이 가능한 경우 종양절제를 최우선으로 진행, 재발방지를 목표로 한다. 반면 전이암은 전이 및 진행단계에 따라 암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해 생명 연장을 목표로 한다.

이때 혈액암은 특정 장기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하다. 이 중 급성백혈병은 예후에 따라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한 완치를 목표로 하거나 일상생활 유지 및 생존기간 연장을 목표로 치료계획을 세운다.

■HR+/HER2- 전이성 유방암환자, 삶의 질 회복할 수 있어

고형암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 중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의 20.6%를 차지할 만큼 흔한 암종이다. 또 우리나라는 고소득 국가들(미국, 서유럽, 일본, 호주 등)과 함께 분류돼 암발생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서구와 달리 폐경 전 발병률이 높은 편으로 40·50대 여성의 주의가 필요하다.

유방암은 종류가 많은 만큼 치료법이 다양하다. 가령 전이성 유방암은 4기 암으로도 알려진 가장 진전된 단계다. 문제는 전이성 유방암은 완치되지 않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전이성 유방암은 질병 진행속도를 늦춰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치료목표로 한다.

이 중 HR+/HER2- 전이성 유방암은 2015~2019년 기준 전체 유방암의 68%로 환자 수가 가장 많지만 치료옵션이 매우 제한적이다. 전이성 암인 만큼 수술이 가능한 환자가 극소수이기 때문에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세포 외에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등 치료과정에서 ▲탈모 ▲구토 ▲전신쇠약 등의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는 상당한 독성을 동반해 장기간 치료가 어려웠다.

다행히 2016년 최초로 국내 허가된 CDK4/6 억제제 ‘팔보시클립’이 등장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변했다. 팔보시클립-레트로졸 병용요법은 27.6개월이라는 2년 이상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보였으며 레트로졸 단독요법 14.5개월 대비 약 2배가량 연장된 결과를 보인 것.

또 팔보시클립은 1차치료에서 레트로졸과 병용투여했을 때 환자의 항암화학요법 투여시기를 레트로졸 단독요법 대비 약 10.5개월 지연시키며 환자들의 삶의 질 악화 지연 및 삶의 질 유지에 기여했다.

전이성 방광암은 5년상대생존율이 6%로 생존기간이 무척 짧고 치료대안이 거의 없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아벨루맙의 개발로 5년상대생존율이 급격히 상승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이성 방광암은 5년상대생존율이 6%로 생존기간이 무척 짧고 치료대안이 거의 없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아벨루맙의 개발로 5년 상대생존율이 급격히 상승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이성 방광암, 면역항암제 등장으로 환자생존율↑

전이성 방광암은 5년 상대생존율이 6%로 생존기간이 무척 짧다. 또 1차 항암화학요법 이후 치료대안이 거의 없는 편이었다.

지난 30여년간 전이성 방광암은 백금기반 화학요법을 활용한 1차 항암화학요법이 표준치료법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한 환자 대부분이 9개월 이내에 다시 병이 진행돼 생존기간 중앙값(mOS)이 14~15개월 수준이었다.

또 1차치료 후 약 25% 환자만이 2차 항암화학요법을 받고 있으며 2차치료의 낮은 반응률과 짧은 반응 지속기간으로 인해 1차 항암화학요법 이후 대안에 대한 미충족수요가 존재했다. 최근 전이성 암에서 1차 항암화학치료 이후 유지요법을 통해 암종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있다.

다행히 최근 면역항암제 ‘아벨루맙’이 개발되면서 환자생존율을 향상시켰다. 아벨루맙은 임상을 통해 전체 생존기간을 2년 가까이 연장시켰으며 전이성 방광암 치료에 전체 생존기간을 개선하면서 면역유지요법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임상에서 아벨루맙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21.4개월로 지지요법 시행군의 14.3개월 대비 약 50% 연장했다. 또 면역항암제의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1년 전체생존율은 아벨루맙 병용군에서 71.3%로 대조군의 58.4%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세훈 교수는 “현재 아벨루맙의 안전성과 생명연장효과는 동양인에서도 입증됐다”며 “지금까지 치료옵션이 별로 없던 전이성 방광암환자들에게 아벨루맙은 1차 면역유지요법으로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급성 골수성백혈병, 첫 번째 관문 ‘완전관해’

혈액암은 혈액이 만들어지는 골수에서 시작하며 ▲백혈병 ▲림프종 ▲골수종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그중 백혈병은 혈액 또는 골수 속에 종양세포가 출현하는 질병으로 임상 및 검사소견, 경과에 따라 ‘만성’과 ‘급성’ 등으로 구분된다.

급성 골수성백혈병(AML)은 대개 골수나 말초 혈액에 골수아세포가 20% 이상을 차지하는 질환이다. 급성 골수성백혈병이 완치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조혈모세포이식’으로 골수아세포가 5% 미만인 완전관해(CR)를 달성해 조혈모세포이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때 급성 골수성백혈병 완치를 위한 첫 번째 관문으로는 ‘완전관해’가 존재한다. 완전관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혈액과 골수 내의 백혈병 세포를 없애기 위해 ‘관해유도요법’이 고려된다.

관해유도요법은 지난 수십년 동안 7+3항암화학요법(시티라빈 7일+안트라사이클린 3일 투여)이 사용되고 있지만 환자의 1/3에서 반응이 없거나 관해 도달 이후 재발하는 미충족수요가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CD33항원을 타깃으로 하는 최초이자 국내 유일 급성 골수성백혈병 표적치료제 ‘겜투주맙오조가마이신’이 등장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겜투주맙오조가마이신은 새로이 진단된 급성 골수성백혈병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재발, 사망, 관해 유도 실패 모두를 포함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기간을 의미하는 ‘무사건생존기간(EFS)’ 중앙값을 기존 치료법 9.5개월 대비 17.3개월로 유의미하게 연장했다.

또 재발위험 감소 및 전체 생존기간 연장과 관련된 MRD 음성비율이 겜투주맙오조가마이신과 항암화학요법 병용투여군에서 91%로 7+3 항암화학요법 투여군 61% 대비 더 높은 관해를 확인했다. 또 미세잔존질환(MRD)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MRD 음성 달성에 집중하는 치료전략이 대두되고 있는데 새로이 진단된 CD33 양성 급성 골수성백혈병 성인 환자의 치료에서 겜투주맙오조가마이신이 치료법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이제환 교수는 “국내 급성 골수백혈병환자는 연간 1200명 정도가 진단받으며 환자 중 90%에서 CD33 양성이 발현된다”며 “무사건생존기간은 급성 골수백혈병 치료에서 지속적인 완전관해를 반영하는 만큼 국내 급성 골수백혈병환자들의 치료에 권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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