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암의 날] ③암환자 5년생존율 71.5%…’치료+관리‘로 패러다임 변해
[세계 암의 날] ③암환자 5년생존율 71.5%…’치료+관리‘로 패러다임 변해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2.0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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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죽음이 공포의 존재인 이유는 바로 ‘고독감’ 때문일 것이다. 인간(人間)이란 단어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사람은 사회적 교류를 통해 삶의 의미를 이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음은 홀로 영원한 잠에 들어가는 행위다. 따라서 모두가 ‘죽음’을 두려워한다. 암은 ‘세포 유전자에서 변이가 발생해 세포가 불완전하게 성숙하고 지나치게 증식하는 현상’을 뜻한다. 문제는 암을 판정받으면 사람들은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적극적인 치료만 받는다면 죽음이 아닌 삶의 기쁨을 이어나갈 수 있다.

이에 국제암연맹(UICC)은 매년 2월 4일을 ‘세계 암의 날(World Cancer Day)’로 제정, 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암으로 고통받는 모든 환자들의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헬스경향은 세계 암의 날을 맞아 총 3편의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암은 불치의 병이 아닌 ‘관리의 병’의 된 만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암은 불치의 병이 아닌 ‘관리의 병’이 된 만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암의 조기발견과 치료기술의 발달로 우리나라 암생존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암환자의 5년생존율은 71.5%로 지난 1993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약 10년 전(2006~2010)에 진단받은 암환자의 생존율(65.5%)과 비교할 때 6% 높아졌다. 이제 암은 불치의 병이 아닌 ‘관리의 병’이 된 만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이 2017년 암 평생건강클리닉, 암 스트레스 클리닉, 암 수면장애 클리닉, 암 재활 클리닉, 암 만성질환 클리닉, 암성통증 클리닉, 암 환자 상처관리 클리닉, 완화의료 클리닉 등 총 8개의 삶의 질 향상 클리닉에서 진료받은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7년간 환자 수가 약 7배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암, 치료뿐 아니라 내적 건강상태도 중요

암환자의 삶의 질은 치료차수가 거듭될수록, 전이가 심할수록 크게 저하된다. 그중 암환자 대부분이 받는 항암화학요법은 ▲구역감 ▲구토 ▲설사 ▲변비 ▲탈모 ▲발열 ▲근육통 ▲관절통 등의 부작용으로 상당한 불편감과 고통을 안겨준다.

이에 최근 치료 패러다임이 단순히 종양크기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환자의 내적 건강상태를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변했다. 실제로 암환자의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측정도구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도구로 유럽암학회(EORTC: European Organization of Research and Treatment of Cancer)의 ‘QLQ-C30’와 ‘암 치료의 기능적 평가(Functional Assessment of Cancer Treatment)’ 등이 있다.

QLQ-C30은 총 30문항으로 이뤄졌으며 지난 한 주 동안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며 느낀 신체적·심리적·사회적 기능에 대한 설문으로 구성돼 있다. 가령 가벼운 산책을 할 때 피로도 또는 불편감부터 질병 및 치료와 관련된 재정적 문제까지 파악할 수 있다.

이밖에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 등 주요 학회에서 임상의나 다른 사람의 해석 없이 환자가 직접 제공하는 개인의 건강상태에 대한 보고인 ‘환자자기평가결과(PRO)’ 역시 주목받으며 환자 삶의 질을 평가·개선하는 데 주요한 지표로 자리매김했다.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치료제, 외래에서도 투여 가능

성인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은 과거 완치가 어려운 질환군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치료제 ’이노투주맙오조가마이신‘이 개발되면서 완치 가능한 질환으로 변화했다.

무엇보다 이노투주맙오조가마이신의 개발은 성인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환자 삶의 질을 크게 증가시켰다. 증례로 유럽암학회(EORTC)QLQ-C30 설문에 따르면 항암화학요법 대비 신체, 역할, 사회적 기능에서 각각 6.9점(95% CI, 1.4-12.3), 11.4점(95% CI, 3.2-19.5), 8.4점(95% CI, 0.7-16.1)이라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는 기존의 치료는 입원이 잦다는 점 등의 어려움이 있는 반면 이노투주맙오조가마이신은 하루 1시간 투여로 입원 외에 외래에서도 투여가 가능한 것이 한몫했다.

유럼암학회 ’QLQ-C30’ 설문문항
유럼암학회 ’QLQ-C30’ 설문문항

■전이성 방광암치료, 신제·정신건강↑

전이성 방광암치료에서는 지지요법에 활성치료가 추가될 때 삶의 질 및 환자자기평가결과(PRO)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전이성 방광암치료제인 아벨루맙과 지지요법 병용군 및 지지요법 단독군을 비교한 임상이 진행된 바 있다.

세부적으로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암치료 기능평가의 방광암치료 증상지수 18(FBISI-18)과 삶의 질 평가척도에 대한 기술분석 및 혼합효과모델을 확인한 결과 두 군 간 데이터 결과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체와 정서건강 전반을 포함한 질병 관련 증상에서 아벨루맙과 지지요법 병용군 및 지지요법 단독군 사이에 눈에 띄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즉 아벨루맙의 1차 유지요법이 환자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생존기간이 연장됐음을 확인했다.

■HR+/HER2- 전이성유방암, 예후 좋은 만큼 일상생활 중요

전이성유방암에서 가장 흔한 유형인 HR+/HER2- 유방암은 4년생존율이 92.5%로 질병이 진행된 후 예상 생존기간이 비교적 길고 타 유방암보다 예후가 좋은 편이다.

특히 CDK4/6 억제제의 등장으로 최근 HR+/HER2- 유방암 치료는 주로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면서 환자 삶의 질을 유지·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치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그중 CDK4/6 억제제 팔보시클립은 레트로졸 병용요법에서 27.6.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을 확인하며 레트로졸 단독요법의 14.5개월 대비 약 2배가량 연장된 결과를 보였다.

또 지난해 9월에 발표된 POLARIS 임상 결과 평가(COA) 분석에서 팔보시클립은 내분비치료 병용요법으로 ▲유럽암학회 삶의 질 평가 도구(EORTC QLQ-C30) ▲일상생활 활동 정도 측정 도구 (ADL) ▲노인포괄평가 (G8) 등 세 가지 평가 도구로 분석한 결과 내분비치료에 팔보시클립을 추가했을 때 환자 삶의 질, 일상생활 활동, 장애에 대해 실질적이거나 유의미한 변화 및 악영향을 보이지 않았다.

이밖에도 팔보시클립은 지난 10년간 PALOMA-2 및 PALOMA-3 임상 사후 분석을 통해 환자 삶의 질을 평가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오고 있다. 분석결과를 통해 환자 건강 관련 삶의 질의 악화 지연 및 삶의 질 유지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오고 있음을 확인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는 “최초의 CDK4/6 억제제인 팔보시클립이 약 7년 전 도입되면서 유방암환자의 치료성과는 물론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치료제 대비 개선돼 환자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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