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소중한 생명 구할 수 있는 기회
장기기증, 소중한 생명 구할 수 있는 기회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05.25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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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인식개선, 막연한 두려움 없애야
장기기증 선진국 참고해 제도 구축해야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 명의 뇌사자 장기기증으로 최대 9명에게 새 삶을 선물할 수 있는 만큼 장기기증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전환을 통해 더 많은 환자가 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불의의 사고, 만성질환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장기이식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지만 대기자에 비해 실제 뇌사장기기증자 수는 턱없이 적은 상황이다. 그동안 장기이식 및 기증에 대한 제도가 발전하고 인식도 개선돼 왔으며 의료기술발전으로 장기이식수술도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처럼 장기이식 희망등록자 수가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때문이다. 특히 장기기증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체훼손에 대한 거부감’이 36.5%, ‘막연한 두려움’이 26.8%였다.

순천향대부천병원 박무용 장기이식센터장(신장내과 교수)은 “또 다른 이유는 장기기증 과정이 어렵다는 오해 때문”이라며 “하지만 장기기증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장기이식등록기관 홈페이지, 우편, 팩스, 방문 등을 통한 등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서는 장기기증자 및 유가족에 대한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매년 9월 두 번째 주간을 ‘생명나눔 주간’으로 지정하고 장기기증자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있다.

또 장기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기 위해 2021년 ‘장기·인체조직 기증 활성화 기본계획’에서 기증과정부터 기증 후 장례까지 전담인력이 예우를 지원하고 유가족 지원서비스 표준을 마련해 정서적 지지가 중요한 기증자 가족에게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박무용 센터장은 “학교·사회단체·직장 내 장기기증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장기기증에 대한 올바른 정보전달, 사회적 공감대형성 역시 중요하다”며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게 하고 수혜자의 이야기를 공유해 장기기증의 숭고함과 가치를 알림으로써 기증등록을 원하는 사람과 유가족에게 긍정적 영감과 용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기기증이 활성화된 나라의 제도를 참고해 장기기증 활성화 제도를 더욱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은 모든 사람이 잠재적인 장기기증 대상자로 장기기증을 거부하는 경우 미리 신고를 해야 하는 제도인 옵트아웃(opt out)제도를 통해 장기기증을 활성화하고 있다.

또 미국은 기증동의 의사를 표현해야 기증할 수 있는 옵트인(opt in)제도를 채택하고 있지만 2020년 기준 미국의 100만 명당 장기기증률은 38명으로 스페인과 함께 세계 최고의 기증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장기기증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제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장기기증자의 숭고한 마음에 보답하려는 의료진의 책임감 있는 의료서비스와 이를 위한 교육도 꼭 필요하다. 특히 의료진은 잠재적인 뇌사자를 인지하고 장기기증에 이를 수 있도록 의학적인 관리를 시행하며 가족에 대한 정서적 지지 등 국가가 제공하는 제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또 이식에 대한 충분한 정보전달을 통해 장기기증자와 유가족, 수혜자가 안심하고 수술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무용 센터장은 “환자들은 길게는 10년까지 장기이식을 기다리는데 그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환자들도 많다”며 “장기기증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전환을 통해 더 많은 환자가 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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