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칼로리 ‘아스파탐’…발암가능물질 지정 예고로 식품업계 비상
제로칼로리 ‘아스파탐’…발암가능물질 지정 예고로 식품업계 비상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7.0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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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국제암연구소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발암가능물질 분류 지정예고를 발표하면서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WHO 국제암연구소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발암가능물질 분류 지정예고를 발표하면서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계보건기구(이하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이하 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아스파탐은 설탕과 칼로리를 줄인 제로 음식에 주로 사용되며 설탕의 200배에 달하는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다.

아스파탐 발암가능물질 보도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월 30일 IRAC가 아스파탐을 발암물질 위험부류에서 2B그룹으로 분류할 예정이라 보도한 것. IARC는 화학물질 등 여러 환경요소의 인체 암 유발여부와 정도를 5개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스파탐이 분류된 2B군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지만 인체 관련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아스파탐, 1965년 이후 논란 계속돼

사실 아스파탐에 관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WHO는 5월 15일 체중을 조절하거나 비전염성 질병(NCD)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비설탕 감미료(NSS)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하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아스파탐은 1965년 미국에서 개발된 감미료로 전 세계 200여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량음료, 껌, 시럽, 주류 제품 등에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다. 아스파탐은 고혈압과 비만을 유발하는 설탕 섭취를 줄이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아스파탐은 아주 드물게 발생하는 신경계부작용 때문에 미국에서 한때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미국 FDA에서 일반사람이나 당뇨병환자에게 적정량을 사용하는 것은 안전하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후 2006년 국립암연구소(NCI)연구원들이 NIH-AARP 식이 및 건강연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스파탐과 림프종, 백혈병, 뇌종양 등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그런데도 아스파탐에 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인공감미료가 암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플로스 메디슨(PLOS MEDICINE)’에 실린 것.

연구팀은 성인 10만2865명에 대해 ‘총 인공감미료 섭취량’과 아세설팜, 아스파탐과 같은 ‘대표적인 인공감미료 섭취’ 관련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공감미료의 일종인 아스파탐의 섭취가 전반적인 발암위험 증가(13%)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이러한 경향은 유방암과 비만 관련 암 발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단 연구팀은 이 연구가 인공감미료 섭취와 발암위험 증가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장수막걸리, 국순당, 지평막걸리 등 소비량이 높은 막걸리 브랜드는 ‘아스파탐’ 전면 교체를 검토 중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서울장수막걸리, 국순당, 지평막걸리 등 국내 소비량이 높은 막걸리 브랜드는 ‘아스파탐’ 전면 교체를 검토 중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ZERO’ 제품 비상…전면 교체 고려도

아스파탐 논란이 불거지자 식품업계는 발 빠른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웰푸드, 오리온, 크라운해태제과 등 국내 주요 제과 3사는 30일 자사 무설탕제품에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전했다.

무설탕 브랜드 ‘제로(ZERO)’로 유명한 롯데쿠키·케이크·젤리·빙과류 등 8종의 무설탕 제품을 판매하는 롯데웰푸드는 “제로뿐 아니라 롯데웰푸드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 폼목 중 아스파탐이 들어간 제품은 없다”고 밝혔다.

또 크라운해태제과도 아이스쿨 껌, 마이쮸 자일리톨 등 무설탕제품에 아스파탐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오리온 역시 무설탕 캔디에는 아스파탐이 아닌 수크랄로스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주류업계다. 서울장수막걸리, 국순당, 지평막걸리 등 국내 소비량이 높은 막걸리에 아스파탐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 이에 국내 막걸리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장수막걸리는 ‘아스파탐’ 전면 교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엄격하게 아스파탐을 관리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일일섭취허용량(ADI)을 통해 모든 제품을 관리·감독하고 있는 것.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ADI 기준치 내에 있다. 2019년 식품첨가물 기준 및 규격 재평가 ADI대비 국민전체 섭취량 비교 결과 아스파탐의 경우 0.12%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 파장은 소비자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식약처의 하위 기준이 명확해지면 전면 교체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식약처는 IARC의 정확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만큼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분위기다. 또 WHO의 연구결과와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 국가들의 동향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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