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특집] 지루성피부염, 기름기 박박 씻어내기보단 보습이 더 중요!
[군대특집] 지루성피부염, 기름기 박박 씻어내기보단 보습이 더 중요!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09.0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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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지루성피부염

헬스경향은 군 장병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질환에 대한 기사를 연재 중입니다. 군대는 불특정 다수가 모인 단체집단으로 단체생활, 훈련 등 생활 여건상 바로 치료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군 생활 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응급조치법은 없는지 등을 기사에 담고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지루성피부염’입니다. <편집자 주>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루성피부염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큼 완치보다는 증상 억제와 예방에 초점을 두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군 생활을 돌이켜보면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것 중 하나가 ‘피부관리’이다. 실제로 군 장병들은 군 생활 중에도 스킨, 로션부터 수분크림, 마스크팩 등을 꼼꼼히 따져가면서 사용하곤 한다. 피부관리에 신경 쓰는 군 장병들에 맞춰 뷰티기업들이 군마트(이하 PX)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 공공데이터포털 국방부 PX 인기상품 정보에 따르면 식료품 및 담배를 제외한 월별 인기 판매상품에 화장품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무턱대고 화장품만 바른다고 해서 피부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루성피부염환자라면 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지루성피부염은 장기간 지속되는 습진의 일종으로 ▲두피 ▲눈썹 ▲코 ▲입술 주위 ▲귀 ▲겨드랑이 ▲앞가슴 ▲사타구니 등 피지선이 잘 발달하고 피지가 많은 부위에 발생하는 만성염증성피부질환이다.

지루성피부염의 원인은 불명확하다. 하지만 말라세지아(곰팡이균), 면역반응의 불균형, 피지분비 이상, 호르몬 변화 및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언급된다.

지루성피부염은 기름기가 많은 피부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생긴다. 또 다른 피부염과 달리 가려움이 심하지는 않고 약간 붉고 끈적끈적한 각질이 동반된다. 특히 우울증환자, 파킨슨병환자, 스트레스가 높은 군 장병에서 유병률이 높다.

지루성피부염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따라서 완치보다는 증상 억제와 예방에 초점을 두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즉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처럼 생각하고 접근해야 하는 것. 단기간에 치료하고자 불필요한 치료를 지나치게 하면 오히려 역효과와 함께 잘 치료되지 않는다고 느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두피의 경우 항진균제 성분이 든 샴푸로 머리를 감아주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면 하루에 한 번, 호전되면 일주일에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단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항진균제 샴푸를 꾸준히 사용해야 증상 악화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두피는 기름기가 많아지고 기름이 산화되면 염증이 악화될 수 있어 평소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피 외의 부위는 스테로이드제 또는 국소면역조절제(타크로리무스, 피메크로리무스 등)를 사용해 치료한다. 단 얼굴 부위에 장기적으로 강력한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경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지루성피부염은 만성질환인 만큼 스테로이드제의 전신 투여는 삼가야 한다.

지루성피부염은 오래 방치하더라도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방치하면 가려움이 심해지고 피부를 계속 긁을 시 두꺼워지며(태선화)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주민숙 교수는 “지루성피부염은 흔적이 잘 남지 않지만 방치하면 색소침착이 일어날 수 있다”며 “특히 얼굴부위 병변을 계속 두면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자존감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감염환자에게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인 만큼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잘 낫지 않으면 HIV검사를 권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름기가 많은 피부를 해소하고자 스크럽제품 등을 사용해 과하게 세안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피부건강을 악화시키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세안할 때는 스크럽제품이나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피해야 한다. 또 각질을 문지르거나 억지로 떼는 것도 삼가야 한다.

주민숙 교수는 “지루성피부염환자의 피부는 생각보다 예민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며 “유분이 적은 로션을 꾸준히 발라 보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차갑고 건조할 때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근무 전에는 보습을 꼭 해주고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게 마스크 등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음주는 염증을 악화시켜 치료 시에는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한편 지루성피부염과 건선을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건선이 증상이 더 심한 편이다. 건선 역시 지루성피부염과 마찬가지로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만성염증성피부질환이지만 건선은 피부 경계가 뚜렷하며 더 짙은 색을 띤다. 또 은백색의 각질이 생기는데 각질을 뜯어내면 각질 밑 피부가 얇아져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지루성피부염은 기름기 있는 피부 위주로 발병하지만 건선은 팔꿈치, 무릎, 엉덩이, 손톱 등 마찰이 많은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두 질환 모두 두피에만 국한돼 발생할 경우 혼동할 수 있지만 진료 시에는 구분이 어렵지 않다. 또 지루성피부염은 연고를 바르면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건선은 치료 자체가 오래 걸린다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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