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눈 밑에 난 뾰루지, 피부질환이 아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눈 밑에 난 뾰루지, 피부질환이 아니다?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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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강아지 눈 아래 피부가 붓고 농이 나온다면 어디가 아픈 것일까? 아마 피부병이나 안구질환으로 오인할 것이다. 하지만 강아지 눈 밑에 이러한 증상이 보인다면 ‘치근단농양’이라는 구강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치근단농양은 치아의 뿌리인 치근단에 급성·만성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치은염·치주염이 악화하면서 치근단농양이 발생하기도 하고 치아파절·치근골절 등으로 노출된 치수강에 균이 들어가 치근단농양이 발생할 수 있다.

주로 강아지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종종 고양이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치근단농양은 강아지 위턱의 제4전구치에 주로 생기는데 이때 제4전구치의 뿌리 안구와 가까운 곳에 있어 눈 아랫부분과 그 주변 피부에 문제가 생긴다. 농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았다면 눈 밑이 부풀어 있고 고름이 터지면 눈 밑 피부로 터져 나온다. 발생치아 위치에 따라 비강으로 농이 배출돼 누런 콧물처럼 보인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균이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가 패혈증이 올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치근단농양을 피부질환으로 착각하고 동물병원을 찾는 보호자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피부에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치근단 주위 염증반응이 상당히 진행됐을 확률이 높다. 심각한 통증도 유발하기 때문에 식욕이 떨어져 보이거나 음식을 거부할 수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눈 밑 피부가 부풀어 오르면서 밥을 잘 씹어먹지 않는다면 빨리 치아 뿌리와 치조골의 상태를 확인하고 발치와 함께 염증을 일으키는 감염원을 제거해야 한다.

치근단농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주염과 치아골절을 주의해야 한다. 치아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너무 딱딱한 음식이나 껌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제4전구치는 음식물을 씹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딱딱한 음식을 씹다가 부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치주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한데 하루에 한 번 양치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반려동물이 음식을 섭취하면 24시간 이내로 구강 내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와 함께 치태를 형성한다. 치태를 방치하면 그대로 치석이 생기고 치석은 표면이 거칠어서 다시 더 많은 치태를 불러일으킨다. 치태 속 세균은 독소를 내뿜으며 치은염과 치주염을 유발하고 치주염이 방치되면 치근단농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루에 한 번 양치하는 습관은 치태 형성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치근단농양뿐 아니라 다른 구강질환의 진행도 억제할 수 있다. 단 양치만으로는 치주염 예방에 한계가 있을 수 있어 1년에 한 번 정도 스케일링을 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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