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귀가 풍선처럼 부풀었다? ’이개혈종‘ 의심하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귀가 풍선처럼 부풀었다? ’이개혈종‘ 의심하세요!
  • 황인선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외과 과장 | 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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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외과 과장

가끔 귀가 부풀어오른 강아지가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원인은 이개혈종이다. 이 질병은 왜 생기는지 명확히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귓바퀴에 상처가 생기거나 급성·만성외이염을 앓는 경우, 머리를 자주 흔들거나 귀를 긁어 이차적으로 발생한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행동이 반복돼 지속적으로 귓바퀴에 상처가 생기면 귀연골이 부러지거나 주변 구조물로부터 분리되면서 귀를 지나가는 혈관이 귓바퀴 안에서 찢어지고 혈액이 축적되는 것이다. 혈관이 손상되면 정확히 어디에서 출혈이 발생하는지 명확히 알 순 없지만 보통 피하, 연골하, 연골내부에서 생길 수 있다.

위 과정을 통해 귓바퀴 내부에 혈액이 축적되면서 귀가 부어오른다. 출혈로 생긴 혈전을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면 단단한 육아조직으로 바뀌거나 연골이 뼈처럼 단단해지거나 만성적인 가려움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개혈종이 발생하면 우선 머리를 털지 않도록 기저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머리를 털게 하는 기저질환은 외이염이 대표적이다. 전신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아토피나 알레르기도 고려해야 한다.

이개혈종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약물치료와 수술이다. 약물치료는 이개혈종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바늘로 배액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압박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정맥을 통해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을 주입하는 경우 치료성공률은 85%이다. 또 배액을 진행한 병변부에 트리암시놀론(triamcinolone),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메틸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 같은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경우 90%가량 치료된다고 보고됐다.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경우 수술을 통해 직접 배액한다. 수술은 귀 내부의 혈괴를 제거하고 재발을 방지하며 정상적인 귀모양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 만성혈종은 흡인이 아닌 절개를 통한 배액을 실시한다. 귓바퀴에 칼을 써서 절개부를 낸 후 내부를 세척하고 봉합사를 이용해 피부와 연골을 봉합해주는 방법이다. CO2레이저로 배액을 하기도 한다.

이개혈종이 발생해 불룩하게 부어오른 귓바퀴(왼쪽), 이개혈종 수술(오른쪽).

이개혈종은 기저질환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귀 관련 질환이 적절하게 치료된다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불룩해진 귀를 발견했다면 만성화되기 전에 수의사와 상담한 후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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