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진료시대] 대장암, 오케스트라처럼 힘 모아 환자 삶의 질↑
[다학제진료시대] 대장암, 오케스트라처럼 힘 모아 환자 삶의 질↑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4.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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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성공률이 높은 암이다. 따라서 의료진과 함께 적극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진 또한 최적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다학제진료를 실시, 환자의 완치율과 삶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장암은 짜고 매운 것을 즐기는 한국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최신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24만7952건의 암 중 대장암이 2만7877건으로 전체의 11.2%에 해당, 발생률 3위에 올랐다.

하지만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성공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수술기법의 발달과 함께 항암치료, 표적치료, 방사선치료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여기에 여러 진료과가 협진하는 다학제진료가 힘을 실으면서 환자의 완치율과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대장암에서의 다학제진료는 좋은 답이 여러 개인 상황과 좋은 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려대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홍광대 교수는 “좋은 답이 여러 개인 상황에서 다학제진료는 종양의 위치, 병기, 연령 및 동반질환, 삶의 질 추구에 대한 의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답을 찾는 선택의 문제”라며 “의료는 더 세분화되고 최신치료는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듣는 것은 더 다양한 무기를 갖고 전투에 임할 수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반면 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의 다학제진료는 의학적으로 명확한 치료방향을 제시하기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서 최선의 선택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홍광대 교수는 “특히 4기 암, 저위직장암(항문과 암이 가까워 영구장루를 해야 하는 경우), 재발성 대장암 등은 하나의 명확한 치료법이 존재할 수 없어 여러 진료과의 최신지견을 반영해 토의한 후 이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충분히 설명, 선택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지휘자를 중심으로 여러 명의 단원이 합을 이루는 오케스트라처럼 대장암 다학제진료에는 대장항문외과를 필두로 여러 진료과가 힘을 합친다.

▲영상의학과=다른 진료와 환자에게 종양의 위치와 병기에 관한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한다. 동시에 임상의의 정보를 듣고 모호하고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좀 더 명확한 판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종양내과=수술 전후 대장암 병기와 환자 특성에 맞춰 최선의 항암제를 선택한다.

▲방사선종양학과=주로 중‧하부 직장암에서 수술 전 방사선치료를 하거나 재발성직장암에서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종양의 위치, 범위, 환자 특성에 따라 치료방향을 결정하며 부작용에 관해서도 모니터링한다.

▲간담췌외과=대장암이 가장 잘 전이되는 장기는 간이다. 따라서 간 전이를 동반한 대장암환자에서 수술시기와 범위 등을 결정하며 치료 모니터링을 한다.

▲흉부외과=대장암에서 두 번째로 전이가 잘 되는 장기는 폐로 폐 병변의 크기와 범위에 따라 수술여부, 범위 등을 결정한다.

▲산부인과=대장암이 자궁부속기에 직접 침윤 또는 전이된 경우와 동반절제가 필요한 경우 수술여부와 범위를 결정한다.

▲비뇨의학과=대장암이 방광, 요관, 요도 등에 직접 침윤 또는 전이된 경우 동반수술의 필요성과 범위를 결정한다.

▲대장항문외과=오케스트라에 빗댄다면 지휘자다. 혈액암이 아닌 장기별 고형암은 수술로 근치적절제(암 종양 주변으로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퍼질 수 있는 곳까지 정해진 범위를 넓게 제거하는 것)를 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완치의 근간이다. 수술 전후 어떤 치료를 시행하고 언제 수술하며 어떤 수술을 할 수 있을지 최종 치료방침을 이끌어내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다.

고려대안산병원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대장암환자의 다학제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수술, 항암 표적치료 등 병기별로 맞춤치료

대장은 결장과 직장으로 나뉘며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암과 직장암으로 구분한다.

먼저 결장암의 경우 검사상 1기이고 점막하 침윤이 1mm 이하이면서 다른 병리학적 지표가 좋은 경우 내시경적 절제만으로 치료 가능하다. 이에 해당하지 않은 1기에서 3기까지의 결장암은 근치적절제술이 원칙이다. 최종 조직검사상 고위험군 2기 또는 3기 환자는 수술 후 보조항암요법을 시행한다.

4기의 경우 이미 전신질환이기 때문에 항암치료와 표적치료제가 근간을 이루며 수술은 증상완화를 위한 보조적 개념이다. 하지만 전이 병변이 제한적이어서 근치적 전이병소 절제가 가능하다면 결장암 부분의 근치적절제와 전이병변 근치적절제를 시행하고 항암치료와 표적치료제를 추가로 시행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직장암 역시 검사상 1기이고 침윤이 1mm 이하이면서 다른 병리학적 지표가 좋은 경우 내시경적 절제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은 1기에서는 근치적절제술을 시행한다.

2기 또는 3기 직장암환자는 수술 전 항암·방사선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보통 25회, 6주 정도 소요) 다시 6~8주 후 병기를 재판정한 뒤 근치적절제술을 시행한다. 좁은 골반강 내 암세포를 최대한 사멸시켜 국소재발을 줄이면서 동시에 항문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4기 직장암환자에서는 항암치료와 표적치료제가 근간을 이루며 수술은 보조적 개념의 치료이다. 하지만 결장암처럼 전이 병변이 제한적이어서 근치적 전이병소 절제가 가능하다면 직장암부분의 근치적절제와 전이병변 근체적절제를 시행하고 항암치료와 표적치료제를 추가로 시행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영양관리에서는 별도로 다학제진료를 시행하지 않으며 환자가 퇴원하기 전 영양상담 등을 통해 권고 식단을 안내한다. 다만 고려대안산병원의 경우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기거나 식이섭취가 충분하지 못한 환자에 대해서는 원내 NST(Nutritional Support Team)에 협진을 의뢰하고 있다. NST는 영양사, 간호사, 의사로 구성된 영양상담 다학제팀으로 환자의 영양상태를 점검한 후 정맥영양, 경장영양 등을 실시하며 퇴원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홍광대 교수는 “대장암은 치료 성공률이 높은 만큼 희망을 잃지 않고 다학제팀의 안내에 따라 치료하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치료를 당부했다.

이어 “대장암은 유전적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부모나 형제자매에서 대장암이 있거나 ▲친척 중 대장암 또는 이외의 암(자궁내막암, 소장암, 위암, 담도계암, 난소암, 요로암) 환자가 다수 발병한 경우 증상이 없어도 40세 이후부터 대장내시경검사를 권한다”며 “가족력이 없고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권고연령인 50세 이후부터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또 대장암은 식습관과 연관이 깊다. 고지방음식과 육류의 과다섭취를 피하고 식이섬유와 채소·과일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만 역시 대장암의 발병위험요인으로 건강한 식습관과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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