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진료시대] 뇌종양…못 고치는 병? 선입견일 뿐입니다!
[다학제진료시대] 뇌종양…못 고치는 병? 선입견일 뿐입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9.19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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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은 종양의 위치와 성격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여러 진료과가 모여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방향을 고민하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적극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뇌종양은 머리 뼈 안에 생긴 모든 종양을 말한다. 양성과 악성 두 종류로 나뉘는데 최근에는 이 두 가지 모두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양성뇌종양환자는 2017년 3만7815명에서 2021년 5만1842명으로 5년 새 약 37%나 늘었으며 악성뇌종양 또한 같은 기간 1만186명에서 1만1945명으로 약 7% 증가했다.

하지만 절망은 이르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현재는 종양의 위치와 성격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뇌종양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 더욱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기 위해 처음부터 여러 진료과가 머리를 맞대는 다학제적 접근이 이뤄지면서 뇌종양환자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김세혁 교수는 “암은 하나의 치료방법만으로는 완치하기 어렵고 대부분 수술, 방사선·항암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환자가 일일이 해당 진료과를 방문하기 쉽지 않고 심지어 진료과마다 의견이 다르면 치료방법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점에서 암 치료에서는 처음부터 여러 진료과가 모이는 다학제 회의를 통해 환자 케이스를 논의하고 최적의 치료방법을 결정, 이를 환자·보호자에게 설명하는 방향의 다학제진료가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며 “뇌종양 역시 환자의 연령은 물론 종양의 위치와 성격 등에 따라 외과적수술, 방사선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을 시도할 수 있어 다학제진료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뇌종양의 다학제진료에는 대표적으로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신경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혈액내과 등이 참여한다.

▲영상의학과·핵의학과=뇌의 영상촬영과 진단, 치료 후 반응을 평가한다. 뇌종양은 일반적으로 CT(전산화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종양 주변 또는 종양 내의 혈관 분포를 알아보기 위해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거나 의심부위의 대사활동을 확인하기 위한 PET(양성자방출단층촬영)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병리과=현미경을 통해 종양의 병리학적 진단을 내린 후 맞춤형치료가 가능하도록 연구한다.

▲신경외과=종양을 제거하는 수술 또는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을 시행한다.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은 절개 없이 파장이 짧은 감마선을 이용해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뇌질환의 최신 방사선 치료법이다. 단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 방사선수술로 치료하기 어려우며 종양의 직접적인 압박으로 인한 증상 등이 존재하는 경우 외과적 절제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방사선종양학과=종양의 침범범위가 넓어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악성뇌종양환자나 수술로 종양을 모두 제거하기 어려운 환자의 수술 후 보조치료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종양혈액내과=항암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보다 전문적인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한편 청신경초종처럼 귀까지 연결되는 신경에 종양이 생기는 경우 이비인후과와의 협진이 필요하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연훈 교수는 “수술 전에는 청력검사와 전정기능검사를 수행하고 수술과정에서는 신경외과에서 종양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유양동삭개술(귀 뒤쪽에 돌출된 뼈인 유양동과 미로를 갈아내는 수술)을 시행, 수술통로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뇌종양 치료 후에도 다학제진료 필요성은 크다. 수술 후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고 발작증 같은 증상 관리와 치료 반응평가 등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 김세혁 교수는 “특히 재발환자는 치료법 선택에 있어 환자 본인과 가족의 선택권이 매우 중요하다”며 “신체상태 외에도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해 전문가들이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의 치료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의료진 모두 다학제진료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의지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

김세혁 교수는 “여전히 뇌종양은 못 고치는 병이며 치료 후 고생만 한다는 선입견이 많지만 수술만으로 완치할 수 있는 양성뇌종양도 있고 설령 완치하지 못하더라도 방사선수술 등을 통해 더는 종양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악성뇌종양 같은 고난이도 뇌종양도 다학제진료를 통해 얼마든지 삶의 질과 생존기간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미리 포기하지 말고 전문가들과 소통하면서 적극 치료에 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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