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진료시대] 갑상선암…수술만으로 끝? 그 ‘후’가 더 중요
[다학제진료시대] 갑상선암…수술만으로 끝? 그 ‘후’가 더 중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1.09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발 예방 위해 추가 치료여부 등 결정해야
갑상선암은 재발위험이 높아 수술 후에도 다학제진료를 통해 재발 예방을 위한 추가 치료여부 등을 결정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갑상선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다빈도암으로 꼽힌다. 어느 진료과에서 치료받아야 할지 선뜻 떠오르지 않지만 갑상선암 역시 진단에서부터 치료, 그 이후 관리까지 여러 진료과가 협업하는 다학제진료가 이뤄진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진환 교수는 “갑상선암은 수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절제술 후 재발위험도를 평가하고 필요 시 방사성요오드 치료여부와 추적검사방법을 결정해야 한다”며 “재발·전이된 환자도 종양의 악성도, 치료효과, 삶의 질 등 여러 사항을 다각도로 고려해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학제진료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갑상선암의 다학제진료에는 일반적으로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이비인후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가 참여한다. 각각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영상의학과=영상검사와 영상기법유도하 생검을 통해 갑상선암을 진단한다.

▲핵의학과=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을 통해 갑상선암의 조기발견과 전이 재발여부를 확인하고 갑상선암 수술의 보조적치료법으로서 방사선요오드치료를 시행한다.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요오드를 흡수하는 기관으로 방사선요오드 치료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를 알약형태로 복용하는 것이다. 이로써 수술부위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잔존세포들을 완벽하게 태워 소멸시키고 혹시나 존재할지 모르는 원격 전이를 파괴한다. 

▲병리과=조직학적, 세포학적, 분자병리학적 검사기법을 이용해 조직을 정확히 진단한다.

▲이비인후과=전반적인 갑상선암의 진단 및 치료계획을 세우고 수술을 시행한다.

▲혈액종양내과=갑상선암의 보조적치료법으로 항암제를 사용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수행한다.

▲방사선종양학과=갑상선암환자의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갑상선암은 세부 암 종류와 결절크기, 전이여부 등에 따라 치료방침을 정한다. 또 눈에 보이는 곳에 생기기 때문에 환자의 직업, 활동력 등 삶과 연관된 요소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진료과 간에는 물론 환자·보호자와 의사결정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기본적인 치료방침은 수술. 단 환자에 따라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는 전절제술을 시행할지, 암이 있는 한쪽 갑상선만 제거하는 엽절제술을 시행할지 결정해야 한다. 

갑상선암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크기에 상관없이 육안상 갑상선 외 침윤 또는 경부 림프절 전이나 원격전이가 분명한 경우, 크기 4cm를 초과하는 갑상선암에서는 특별한 금기가 없는 한 갑상선절제술을 시행한다.

암의 크기가 1cm 초과, 4cm 미만이면서 갑상선 외 침윤이 없고 임상적으로도 경부 림프절 전이의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엽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단 수술 후 방사선요오드 치료계획, 추적검사의 효율, 환자의 선호도 등을 고려해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는 전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암의 크기가 1cm 미만이고 갑상선 외 침윤이 없으며 경부 림프절 전이의 증거가 없는 경우, 반대쪽 엽을 절제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없는 경우에는 엽절제술을 적극 권고한다.

한편 수술 없이 지켜보는 적극적 관찰요법이 권고되는 경우도 있다.  대한갑상선학회의 갑상선결절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세갑상선유두암환자에서 조직학적 고위험군, 기도나 신경 등 주변 조직으로의 침습, 림프절 전이 및 원격 전이 등의 위험소견이 없는 것을 확인해 저위험군으로 확실히 판단된 경우 관찰요법을 우선적으로 권고한다.

최적의 치료와 더불어 환자의 노력도 단연 뒷받침돼야 한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은 분화 갑상선암으로 조기진단·치료하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수년 또는 수십 년 뒤 재발할 수 있어 안심은 금물이다. 재발위험에 따라 약물치료 또는 방사선요오드치료 등을 꾸준히 받아야 하며 정기검진도 놓쳐선 안 된다. 갑상선절제술을 받은 경우 갑상선기능 보충을 위해 호르몬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음식은 가릴 필요 없이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환자는 미역국이나 김 같은 해조류를 먹어선 안 된다는 얘기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갑상선암에 특별히 좋고 나쁜 음식은 없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단 방사선요오드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는 유효 방사선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2주간 저요오드 식이가 권고된다. 일정기간 요오드 식이를 제한하면 갑상선이 요오드를 갈구하는 상태가 되는데 이때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를 흡수하게 해 남아있는 갑상선을 파괴하는 것이다.

김진환 교수는 “갑상선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지만 ▲목에 뭔가 만져지거나 ▲숨쉬기 불편할 때 ▲음식을 삼키기 힘들 때 ▲목소리가 변한 경우에는 갑상선암을 의심하고 검사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예후가 불량하다고 알려진 갑상선암종도 다학제진료로 얼마든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진단 후에는 의료진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적극 치료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