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진료시대] 자궁경부암, 가임력 보존치료로 ‘건강한 엄마’ 될 수 있어
[다학제진료시대] 자궁경부암, 가임력 보존치료로 ‘건강한 엄마’ 될 수 있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6.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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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은 젊은층에서 발생률이 높지만 다학제진료를 통해 향후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치료방법을 시행할 수 있고 자궁경부암에 동반되는 다양한 건강문제들도 예방·치료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인암. 그중에서도 자궁경부암은 여전히 여성 암 순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암이다. 최근에는 40대 이하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추세다. 통계청의 2020년 자궁경부암 발생현황에 따르면 전체 환자 2998명 중 40대 이하가 1247명으로 41.5%를 차지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안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자궁경부암은 핵심 원인이 인유두종바이러스(고위험군 바이러스인 16번, 18번 아형 등이 있는 경우 발생위험도가 10배 이상 증가)로 밝혀져 유일하게 백신접종으로 예방 가능한 암이다. 또 자궁경부암을 진단받더라도 여러 진료과가 힘을 합치는 다학제진료를 통해 얼마든지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기대할 수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현웅 교수는 “특히 자궁경부암은 가임력 보존치료를 포함해 항암, 수술, 방사선치료를 받게 되는데 하지림프부종이나 골다공증, 불안·우울감, 성기능저하, 불임 등의 심각한 건강문제도 겪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젊은 여성에서 잘 발생하기 때문에 향후 삶의 질을 고려, 다학제진료를 통해 이러한 건강문제를 예방·해결하는 것이 생존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궁경부암의 다학제진료에는 산부인과 전문의(부인종양 전문)를 중심으로 영상의학과, 병리과, 비뇨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가 힘을 합친다. 자궁경부암은 정확한 진단 후 병기에 따라 수술, 항암·방사선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병리과·영상의학과=자궁경부암의 정확한 진단과 종양이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확인 후 수술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비뇨의학과=종양이 요관, 방광과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어 수술 후 요관 및 방광손상, 배뇨장애 발생위험이 있다. 따라서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해 수술범위를 결정하거나 협동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 후에도 환자 상태에 따라 비뇨의학과와 협진이 필요할 수 있다.

▲방사선종양학과=방사선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방사선종양 전문의와 논의해 환자에게 맞는 방사선 치료방향을 결정한다.

조현웅 교수는 “자궁경부암의 치료방법을 결정할 때는 암의 진행정도와 크기 외에 연령, 향후 결혼·출산계획 등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며 “특히 젊은 여성은 대부분 초기에 진단되기 때문에 임신을 원하는 경우 임신능력을 보존할 수 있는 가임력 보존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일반적으로 2기 초기까지 수술을 시행하며 가임력 보존치료는 자궁을 들어내지 않는 방법으로 수술하는 것을 말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정영신 교수는 “자궁경부의 중앙부위만 잘라내는 자궁경부원추절제술이 대표적이며 암의 크기가 2cm을 넘지 않는 경우 자궁경부와 질의 일부분만 잘라내고 질과 자궁을 다시 연결해주는 광범위 자궁목절제술을 시행하면 향후 임신·출산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초기에 진단되거나 가임력 보존수술이 가능한 환자들은 개복이나 일반 복강경수술보다 더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로 통증과 합병증위험을 낮추고 회복속도를 높일 수 있다.

병기 2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재발위험이 높아 가임력 보존치료가 불가능하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방사선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며 수술 후에도 재발방지를 위한 보조요법으로 방사선치료와 함께 항암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여러 암에서 수술 전에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선행항암치료가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자궁경부암에서는 권고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 이유에 대해 조현웅 교수는 “선행항암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 환자 예후가 크게 나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2018년 임상시험결과 국소진행성 자궁경부암의 표준치료로 여겨지는 방사선항암 동시치료가 선행항암치료 후 수술하는 것보다 무병생존기간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최근 자궁경부암에도 혈관생성억제제, 면역치료제가 도입됐기 때문에 향후 새로운 치료제를 포함한 선행항암치료가 효과를 보일 가능성은 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자궁경부암의 적극적인 치료와 더불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HPV백신)을 당부한다. 예방접종은 아직 HPV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이며 최적의 나이는 15~17세이다. 적정 연령에 접종 시 자궁경부암 발생위험은 70~90%가량 감소한다고 보고됐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났더라도 26세 이전에 접종하면 효과를 볼 수 있어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는 9~26세 사이에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만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정기검진도 필수다. 정영신 교수는 “현재 만20세 이상 여성은 2년마다 무료로 자궁경부암검진을 받을 수 있지만 낮은 경각심과 산부인과 진료를 꺼리는 경향으로 검진받는 비율이 낮은 실정”이라며 “자궁경부암은 백신접종과 정기검진을 통해 큰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암”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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