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는 의사들] “어느 병원에서든 맞춤형 정밀의료 받는 세상 만들 것”
[창업하는 의사들] “어느 병원에서든 맞춤형 정밀의료 받는 세상 만들 것”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5.3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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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휴니버스글로벌 이상헌 대표

과거만 해도 의사는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의료패러다임이 질병 치료에서 예방으로 변화하고 디지털기술이 의료현장에 적극 접목되고 있습니다. 이에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의료기술과 기기들을 연구·개발하고자 창업에 뛰어든 의사들이 많아졌습니다. 하나만 잘하기도 힘든 세상, 헬스경향은 ‘창업하는 의사들’이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새로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의사들을 차례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 번째 주자는 휴니버스글로벌 이상헌 대표(고려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입니다.

이상헌 대표는 “P-HIS를 사용하면 마치 한 병원처럼 의료 빅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며 “덕분에 환자는 PHIS를 쓰는 어느 병원에 가든 맞춤형 정밀의료를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기술 발전으로 빅데이터 구축이 가능해지면서 개인의 유전자·환경·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정밀의료가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병원별로 의료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이 달라 환자는 각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필요한 서류들을 지참해야 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이에 이상헌 대표는 2019년 휴니버스글로벌을 창립,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이하 PHIS)을 출시해 환자 맞춤형진료를 돕고 있다.

- 휴니버스글로벌은 어떤 회사인가.

휴니버스글로벌은 PHIS를 개발해 세계최초로 상급종합병원에 적용한 기업이다. 병원들은 각각 많은 의료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데 이 데이터들이 하나의 빅데이터로 활용돼야 환자들이 어느 병원을 가든 맞춤형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병원별로 용어부터 데이터를 쌓는 시스템까지 서로 달라 빅데이터를 만들기가 어려웠다.

이에 표준화된 임상용어와 코드로 데이터호환을 자유롭게 해 빅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는 PHIS를 개발했다. PHIS를 사용하면 병원은 서로 다르지만 한 병원처럼 의료빅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또 생성한 의료빅데이터를 환자맞춤형AI솔루션을 만들고자 하는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 재활의학과 명의로 저명하다. 창업 계기는.

재활 중에서도 척추질환재활이 전문인데 연구 끝에 플라즈마가 탈출된 디스크를 직접 제거하는 의료기기를 세계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개발한 기술을 통해 의료가 발전하고 환자들이 혜택받는 것을 보며 점점 기술에 관심이 깊어졌고 지속적으로 연구하게 됐다. 고려대안암병원 에서는 연구부원장까지 맡았는데 그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이 실제 의료에 쓰일 수 있고 여기에는 빅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후 2017년 정부에서 정밀의료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고려대의료원이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당시 정밀의료 클라우드 병원 연구시스템 사업단과 함께 연구중심병원협회장도 맡고 있어 고려대의료원·삼성서울병원·삼성SDS와 10개 연구병원 중 7개 병원이 연구에 참여, PHIS를 개발했다.

시스템 개발이 출시까지 이어져야 여러 병원이 사용할 수 있는데 국가지원이 딱 개발까지만 됐다. 여기서 끝나면 국가비전이나 환자정밀의료를 실현할 수 없어 고려대의료원, 삼성SDS, 네이버클라우드, 삼성서울병원을 1년 정도 설득했고 마침내 2019년 휴니버스글로벌을 창업했다.

이상헌 대표는 “많은 병원이 PHIS를 도입해 함께 빅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미래를 꿈꾼다”며 “이러한 빅데이터를 통해 여러 AI벤처기업이 환자맞춤형AI솔루션을 제작하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 PHIS가 의료진과 환자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PHIS에서는 한 병원처럼 효과적으로 빅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고 표준화된 임상용어와 코드로 데이터호환이 자유로워 환자 동의 시 자동으로 정보가 공유, 검사자료나 관련 서류를 일일이 준비할 필요 없이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접수부터 진료비수납, 실비보험청구까지 자동으로 할 수 있어 의료진은 업무효율성이 향상돼 환자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다.

PHIS를 쓰는 병원에서는 데이터를 완벽하게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는 어느 병원에 가든 자신에게 맞는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나아가 휴니버스글로벌은 PHIS와 함께 개발한 퍼스널 헬스 레코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환자들은 이 앱을 통해 PHIS를 쓰는 병원에서 진료받으면 본인의 건강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 PHIS를 운영하면서 느낀 보완점은. 

PHIS는 고려대의료원 산하병원 3곳(안암·안산·구로)에 먼저 구축된 후 천안·아산에 있는 충무병원에 적용되며 점차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대학병원이고 충무병원은 종합병원이다. 상대적으로 종합병원 인력이 적다보니 최적화된 상태로 바로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지방 국립대병원 등 여러 병원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인력이 적은 곳에서도 최적화된 PHIS를 쓸 수 있게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PHIS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나.

요즘 병원 내 스마트 솔루션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고려대의료원은 혈액주사에도 센서를 삽입해 정확한 양이 자동으로 들어갈 수 있게 했다. 또 우리가 어떤 검사를 받든 바코드를 찍고 하면 자동으로 종이에 적히게 했다. 즉 의료기기에 붙어 있는 소프트웨어들이 모두 연계돼 이전에는 수작업으로 했던 것들이 자동화·모니터링되고 정확하게 조절되고 있다. PHIS는 바로 이러한 스마트 솔루션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휴니버스글로벌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최대한 많은 병원에 PHIS를 도입해 함께 빅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미래를 꿈꾼다. 또 이 빅데이터를 통해 여러 AI벤처기업이 네이버, 삼성SDS, 카카오 등과 함께 AI솔루션을 만들어 환자에게 알맞은 건강관리방향을 제시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일본, 대만, 유럽, 아프리카 등 글로벌 진출도 노리고 있다. 비용문제 등으로 아직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네이버 등과 협력하면 글로벌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재 태국, 말레이시아와는 실질적인 논의가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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