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발목 잘 접질린다면? 치료는 이렇게!
평소 발목 잘 접질린다면? 치료는 이렇게!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11.1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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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 질환 A to Z] 발목인대손상-순천향대부천병원 정형외과 이영구 교수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습니다. 문제는 정보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무분별한 건강정보들이 국민 인식을 흐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SCIE급 논문 작성 건수, 수상경력, 학회활동 실적 등을 토대로 명의를 선정, 다학제진료 사례를 통해 각 질환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는 ‘명의에게 듣는 질환 A to Z’ 기획기사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발목인대는 내측삼각인대, 외측 아래쪽의 외측측부인대, 외측측부인대 위쪽의 원위경비이개(신데스모시스)가 있으며 이 중 외측측부인대가 가장 손상되기 쉽습니다. 발목인대손상은 보존적치료가 기본이지만 환자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발목인대수술에서 주목받고 있는 수술은 ‘발목관절경수술’입니다. 하지만 ‘내측삼각인대’ ‘원위경비이개’ 부위의 수술은 난이도가 높아 국내에서는 대부분 ‘외측측부인대’ 수술만 이뤄지고 있습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정형외과 이영구 교수는 2009년부터 발목관절경수술을 집도하며 해당 분야에서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왔습니다. 2016년에는 족부족관절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Roger Mann Award’를 수상, 국내에 발목관절경수술이 많이 알려지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를 만나 발목인대손상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들었습니다. <편집자 주>

발목관절내시경
발목관절경수술은 인대손상의 정도로만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발목의 정렬상태, 발목관절 내 손상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평소 발목을 자주 접질리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아프지 않고 걷는 데 이상이 없다면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발목 삐는 일이 반복되면 관절연골이 계속 긁히게 된다. 특히 다리 배열이 나쁜 사람은 관절염이 발생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인대손상 됐다고 무조건 수술? 노(NO)!

인대손상은 정도에 따라 경도, 중증도, 중도로 나뉜다. 경도는 인대가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늘어났거나 손상된 정도, 중증도는 여러 인대 중 일부가 완전 파열된 경우, 중도는 모든 인대가 파열된 경우를 뜻한다.

발목 내·외측에는 복숭아뼈가 자리 잡고 있는데 그중 외측 복숭아뼈가 내측에 비해 더 길다. 이 때문에 발목은 주로 안쪽으로 꺾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발목인대는 내측보다 외측 손상이 더 많고 잘 낫지 않기도 한다.

내측인대는 완전파열 되지 않았다면 보존적치료가 대부분이다. 반면 외측은 완전파열이 아니라도 불안정성을 유발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단 외측인대는 인대손상이 만성화돼도 수술결과가 비교적 양호하지만 내측인대는 완전파열 또는 만성손상상태에 이르면 비교적 예후가 좋지 않아 가급적 빨리 수술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부분 보존적치료와 수술의 결과가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

■발목인대손상, 이럴 땐 수술해야

수술해야 하는 경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환자가 불안정성을 느끼는 것이다. 평소 발목을 잘 삐고 걸을 때 발목이 불안정하다고 계속 느끼면 수술하는 것이 좋다. 둘째, 검사했을 때 관절 내 손상이 명확하게 보일 때다. 셋째, 다리 배열상태가 좋지 않을 때다. 예를 들어 다리가 평행하지 않고 꼬였거나 오다리 등의 형태일 때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운동선수처럼 활동성이 높은 사람들이다.

이영구 교수는 “인대손상 후 ▲지속적인 불안정성이 있거나 예상되는 경우 ▲관절 안에 손상이 동반된 경우 ▲발목 사용이 왕성해 비교적 단단한 발목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수술하는 것이 좋다”며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진행되거나 심한 연골손상 상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영구 교수는 발목 관절경적 수술이 개방성 수술보다 합병증 위험이 낮고 재활도 상당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영구 교수는 발목관절경수술이 개방성 수술보다 합병증 위험이 낮고 회복도 상당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발목관절경수술, 합병증위험↓회복속도↑

발목인대손상의 약 80%는 관절 내 손상이 동반된다. 따라서 보존적치료 후 통증이 지속되면 불안정성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발목은 인대손상뿐 아니라 다리 배열상태를 맞추고 뼈 배열도 함께 살펴야 한다.

족관절 부위는 관절이 작고 시야도 좁아 관절경수술 이후 살을 열어 해당 부위를 봉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영구 교수는 2009년부터 관절경만으로 수술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시행하고 있다. 

이영구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발목관절경수술은 인대손상뿐 아니라 놓치기 쉬운 관절 내 손상도 동반치료 할 수 있다. 또 발목을 개방해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구멍을 뚫어 시행하기 때문에 미용적으로도 장점이 있다. 수술시간도 20분 정도에 불과하다.

이영구 교수는 “발목관절경수술은 개방성수술보다 합병증 위험이 낮고 후유증도 적은 편”이라며 “특히 우리 병원에서 수술한 환자의 경우 수술 2주 후 보조신발을 신고 걷는 등 회복속도 역시 상당히 빠르다”고 말했다. 또 ‘Return to play’, 운동복귀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고. 

이러한 장점에도 발목관절경수술은 여전히 외측 측부인대 수술에서만 주로 활용되고 있다. 내측 삼각인대봉합술, 원위경비이개 손상에 대한 관절경수술은 발생률이 적을 뿐 아니라 수술 난이도가 더 높기 때문. 그런데도 이영구 교수는 2015년부터 내측 삼각인대봉합술, 원위경비이개 손상에 대한 관절경수술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술결과도 양호하다고 밝혔다.  

■발목상태 종합적으로 판단 후 수술 결정해야

한편 이영구 교수는 놓치기 쉬운 내측삼각인대와 원위경비이개 손상에 대한 경각심을 당부하면서 발목손상이 의심되면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또 발목인대가 손상됐다고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영구 교수는 “보존적치료와 수술의 결과가 비슷하다면 보존적치료를 우선으로 한다”며 “또 발목인대 수술은 단순히 인대손상의 정도로만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발목의 정렬상태, 발목관절 내 손상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영구 교수는 비골건강화운동과 고유감각(Proprioception) 강화운동이 인대손상 예방과 주변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되는 만큼 평소 꾸준히 시행할 것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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