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 머리 맞대다
효율적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 머리 맞대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7.22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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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학들과 함께 하는 의학 대토론회] 위암 치료 최신지견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보건의료에 관한 한 전 세계가 더 깊이 머리를 맞대는 분위기입니다. 헬스경향은 언론사 최초로 다국어판을 운영하면서 해외에도 빠르게 국내 보건의료소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여기서 한 발 나아가 ‘세계 석학들과 함께 하는 의학 대토론회’라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각종 질환에 대한 최신치료법부터 미래의학에 발맞춘 보건의료발전방향까지 국내외의 내로라하는 보건의료석학들과 소통하면서 독자들께 더욱 폭넓은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네 번째 주제는 ‘위암’입니다. 각국 위암학회 소속 석학들의 다양한 의견을 한눈에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국내 위암발병률은 세계 1위로 매년 인구 10만명당 50~60명의 위암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이는 미국의 10배 수준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내시경검사 보편화로 조기발견율이 높다. 반면 진행성위암이 많은 외국에서는 생존율이 채 10%도 되지 않아 조기발견 노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토론참여자는 ▲최귀선 국립암센터 암빅데이터센터장 ▲일본 노부아케 야마미치 도교대학병원 교수 ▲중국 치우 북경대학교 암병원 내시경센터 교수 ▲미국 라울로 젠탈 클리블랜드클리닉 교수다. 이에 지난달 개최된 위암환자를 위한 국제위암교육 포럼 핵심 주장을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했다.

■토론 주요쟁점

지금까지 위암치료는 외과수술에 편중돼 있었다. 하지만 의료기술 발달로 수술이 아닌 내시경, 항암제, 방사선치료로도 완치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위암초기증상이 ▲속쓰림 ▲구역질 ▲구토 등 소화불량과 비슷해 진행성위암이 돼서야 비로소 암을 발견하는 사람이 많다. 위암은 조기발견 시 완치율이 높지만 진행성위암의 경우 사회경제적 부담이 크다. 이에 각국은 위암치료를 위한 치료가이드라인을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 위암치료를 위한 각국의 노력은.

한국 최귀선 교수(이하 최) : 위암은 위에 생기는 암을 통틀어 지칭한다. 이때 암 원인세포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암이 발생하는데 대부분 위 점막층 선세포에 발생하는 ‘위선암’을 호소한다. 드물게 위 림프조직에 생기는 ‘림프종’, 위 신경 및 근육조직에 발생하는 ‘간질성종양’,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경내분비암’ 등도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위암 조기발견과 생존율이 높은 국가다. 국가암검진사업의 일환인 위내시경검사 덕분에 국내 생존율은 70%가 넘는다. 반면 외국의 경우 위암을 조기발견하면 생존율이 90%를 넘지만 중증 진행성위암의 경우 생존율이 극도로 낮다.

일본 노부아케 야마미치 교수(이하 노부아케) : 위암은 한국만큼 일본에서도 흔하고 치명적이다. 이에 일본은 위암을 국가질환으로 인식해 조기발견 노력을 많이 했다. 실제로 1960년대에 암조기검진사업을 시작해 위암 조기발견비율이 70%에 달한다. 문제는 재발률이다. 일본에서 위암2기재발률은 20%, 3기는 최대 60%다. 하지만 통계상 젊은층의 위암발생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어 다행이다.  

중국 치우 교수(이하 치우) : 중국 역시 위암은 가장 흔한 암종이다. 실제로 2018년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 총 5억명의 위장질환자 중 중국인이 1억2000만명으로 24%를 차지했다는 통계를 발표했고 중국에서는 매년 위암으로 5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1차 의료체계 구축과 위암중심의 정밀의료센터 설립 등 조기발견 및 치료에 힘쓰고 있다.

- 조기위암의 가장 효과적인 수술법은.

최 :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위암환자치료 시 항암치료보다는 수술 위주다. 세계적으로 수술기법이 뛰어난 데다 환자가 많은 탓에 수술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암수술완치율은 약 73%다.

내시경적절제술은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국한된 조기위암에 사용한다. 과거에는 점막층절제술을 주로 했지만 최근에는 의료기술 발달로 내시경적점막하박리술(ESD)을 많이 사용한다. 2018년 개정된 한국형 위암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내시경적점막하박리술은 내시경에서 종양크기 ≤2cm, 점막암 및 궤양이 없을 때 1차 치료로 진행한다. 합병증발생률이 낮고 입원기간이 짧으며 저렴한 비용이 장점이다.

미국 라울로 젠탈 교수 : 위암은 세계인구 10만명 당 15.4명이 걸릴 정도로 많이 발생하며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암이다. 위암수술법은 개복수술, 최소침습수술, 로봇수술 등 다양하다.

위암수술은 암 위치에 따라 위 일부 또는 모두를 절제하고 위 주변 지방조직을 포함한 위 주변의 림프절을 잘라 암세포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조직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가장 전통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최근엔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을 가장 많이 활용한다.  

미국에서 복강경수술은 1994년 첫 도입 후 매우 효과적인 수술법으로 자리 잡았다. 로봇수술은 2002년 도입됐으며 수술빈도도 점차 늘고 있다. 복강경위절제술에 비해 출혈이 적고 더 많은 림프절 절제가 가능하기 때문.

로봇수술은 2005년 500건 미만이었지만 2016년에는 2000건이 넘었다. 로봇수술은 복강경에 비교해 잠재적으로 더 우수하다. 하지만 복강경수술에 비해 시행기간이 짧은 만큼 안전성과 유용성임상은 다소 부족하다. 또 로봇구동 및 유지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수술비용이 높아 무턱대고 로봇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의료비가 매우 비싸다 보니 환자상태, 경제적 요건 등을 고려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 최근 일본과 한국의 위암치료 가이드라인이 개정됐는데 설명 부탁드린다.

최 교수 : 지난해 한국형 위암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전이성위암의 경우 일시적인 증상완화목적 외에 고식적 위절제술을 하지 않고 1·2차 치료에 약물치료를 권고한다. 상부에 암이 있어 위 상부만 절제하고 봉합하면 역류성식도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1차 약물치료로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위암환자’에게 백금화학요법과 플루오르피리미딘치료가 권고된다. 이때 HER2 IHC3 또는 IHC2와 ISH 양성인 진행성위암은 트라스트주맙-카페시타빈 또는 플루오라우라실-시스플라틴 병용투여를 권고한다. 또 2차 약물로는 라무시루맙-파크리탁셀 병용투여를 권고하며 단독치료로는 이리노테칸, 도세탁셀, 파크리탁셀, 라무리루맙 등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이번 개정가이드라인은 국내 연구근거가 40%까지 반영돼 의미가 크다.

노부아케 : 일본은 라무시루맙-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위암의 2차 표준치료로 권고한다. 최근에는 라무시루맙-니볼루맙 병용이 진행성위암에서 부분관해와 질병조절률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돼 2차 치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리노테칸, 파클리탁셀, 도세탁셀 각각의 단독요법은 카테고리2로 하향조정됐다. 최근에는 3세대 진행성위암항암제로 CPT-11, 니볼루맙, 2019년 승인된 TAS-102를 권고하는 추세다. 지금까지 위암치료제 개발속도는 매우 더뎠다. 하지만 최근 효과적인 표적치료제 개발과 임상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위암환자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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