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해요! 희귀질환] 폰히펠-린다우증후군(VHL), 다발성 종양으로 평생 고통받아
[극복해요! 희귀질환] 폰히펠-린다우증후군(VHL), 다발성 종양으로 평생 고통받아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4.02.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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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회적인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희귀질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희귀질환자들의 고통분담을 위해 ‘희귀난치성질환자 산정특례제도’를 발표했지만 아직도 실질적인 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희귀질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극복해요! 희귀질환’이라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폰히펠-린다우증후군(VHL)은 유전확률이 50%인 만큼 질환이 의심되면 유전자검사를 통해 조기진단을 받아야 한다.
폰히펠-린다우증후군(VHL)은 유전확률이 50%인 만큼 질환이 의심되면 유전자검사를 통해 조기진단을 받아야 한다.

2월 29일은 ‘세계 희귀질환의 날’이다. 세계 희귀질환의 날은 2008년 유럽희귀질환기구가 정한 기념일이다. 참고로 29일이 없는 해에는 2월 마지막 날을 기념한다.

유럽희귀질환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에는 6000개 이상의 희귀질환이 있다. 이 중 72%가 유전성이다. ‘폰히펠-린다우증후군(von Hippel-Lindau, VHL)’이 대표적인 유전질환이다.

안타깝게도 이 질환의 유전확률은 50%다. 환자 중 80%가 부모 중 한명이 이미 질환을 앓고 있다. 가족 내 최초 진단은 20%에 불과하다.

폰히펠-린다우증후군은 신생아 약 3만6000명당 1명에게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20만명, 국내에는 200여명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폰히펠-린다증후군은 종양억제에 관여하는 VHL 단백질의 유전적 변이가 주 원인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두통 ▲현기증 ▲시력저하 ▲고혈압 등이 있으며 뇌와 척수에 발생하는 혈관모세포종, 췌장 신경내분비종양, 신장암 및 신낭종 등 최대 10개의 장기에 악성 및 양성종양이 발병한다.

평균적으로 26세에 처음 증상이 발현되며 환자들의 97%는 65세까지 증상을 경험한다. 환자들은 평생 동안 종양절제술 등 많은 수술이 필요하다.

국립암센터 비뇨의학과 정진수 교수는 “환자에게 발생하는 종양은 대부분 양성이나 신장, 췌장 등에 발생하는 종양은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환자의 25~45%에서 신장암이 발생하며 30~40대에 다발성, 양측성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거 폰히펠-린다증후군 치료옵션으로는 수술 등 대증치료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폰히펠-린다증후군의 치료제가 개발됐다. 바로 한국 MSD의 ‘벨주티판(제품명 : 웰리렉)’이다.

벨주티판은 미국 FDA로부터 2021년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23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신세포암, 중추신경계 혈관모세포종, 췌장 신경내분비종양를 가진 폰히펠-린다우증후군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벨주티판은 VHL 단백질 손상으로 인해 체내에 축적되는 ‘저산소증유도인자-2알파(HIF-2α)’를 표적해 종양생성을 억제한다.

폰히펠-린다우증후군 관련 신장암 환자 61명이 참여한 LITESPARK-004 2상 임상결과에 따르면 웰리렉을 투약한 환자 2명 중 1명이 치료에 반응했다. 또 치료에 반응한 환자는 모두 치료 전과 비교해 종양크기가 30% 이상 감소했다. 즉 환자 삶의 질이 대폭 상승한 것이다.

정진수 교수는 “치료제 개발로 남성은 62세, 여성은 69세에 불과한 환자 기대수명이 증가했다”며 “최근 면역항암제 및 표적치료에 실패한 전이 투명세포형 신장암의 치료에도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이 확인된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치료에 적용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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