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비만은 괜찮다고? 60% 이상이 성인비만으로
소아비만은 괜찮다고? 60% 이상이 성인비만으로
  • 주혜진 기자 (masooki@k-health.com)
  • 승인 2014.09.23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ㆍ비만 탈출 프로젝트
ㆍ15~18세 비만율 급증 세계1위
ㆍ환경영향 커 사회적 지원 필요

‘많이 먹어야 키가 큰다’ ‘어렸을 때 찐 살은 다 키로 가니까 괜찮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비만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특히 최근 성인비만보다 소아·청소년비만이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다.

△15~18세 청소년비만율 세계 1위

OECD 평균 5~17세 과체중·비만율은 남아 23%, 여아 21%다. 우리나라는 남아 25%, 여아 20%로 34개국 중 12위를 차지한다.

국내 통계자료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2013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결과’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 비만율은 15.3%로 나타났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영양과 식습관이 나빠지고 신체활동이 감소했다. 15~18세 청소년비만율은 18%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고도비만의 경우 2008년 이전에는 1% 미만이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는 1.5%로 조사됐다.

△60% 이상 성인비만으로 이어져

소아·청소년비만의 30~40%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을 앓는다. 심혈관질환위험은 일반아동에 비해 14.7배 높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헌성 교수는 “최근 소아·청소년비만에서도 대사증후군과 제2형당뇨병 유병률이 증가하고 심혈관계 동맥경화에 의한 혈관변화가 나타난다”며 “소아비만은 지방세포크기뿐 아니라 세포 수가 증가해 살을 빼도 다시 살찔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비만으로 인해 초경을 일찍 시작하는 등 사춘기 진행속도가 빨라져 신체적 성숙과 정신적 성숙의 불균형을 일으키기 쉽다. 이밖에 열등감, 우울증 등 정신건강과 왕따, 자신감 하락, 대인기피증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60% 이상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져 건강에 더욱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미국국립보건원 로버트 쿠즈마스키 박사는 “6~9세 비만아동이 25세가 됐을 때 과체중일 확률이 55%, 비만일 확률이 69%이고 10~14세는 과체중확률이 75%, 비만확률이 83%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예방·관리 위한 사회적 지원 필요

소아·청소년비만 예방은 불필요한 의료비지출을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청소년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연구에 따르면 소아·청소년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약 1조363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비만은 무엇보다 환경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가정, 학교,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다. 개인의 식습관, 신체활동뿐 아니라 부모의 소득수준, 친구관계, 학교주변 환경 등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난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보급과 자가용이용률 증가 등 사회문화적 변화가 일어난 198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20~30대의 초고도비만율은 2002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김헌성 교수는 “소아·청소년비만 관리를 위한 사회적 지원마련은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이 건강해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헬스경향 주혜진 기자 masooki@k-health.com>
(ⓒ 경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