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았다 일어날 때 눈앞 ‘핑~’ 돈다면···‘이석증’ 의심
앉았다 일어날 때 눈앞 ‘핑~’ 돈다면···‘이석증’ 의심
  • 주혜진 기자 (masooki@k-health.com)
  • 승인 2014.10.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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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영(여·56세) 씨는 며칠 전 간담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했다. 밤 중에 자다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감을 느껴 그대로 주저앉아버린 것. 놀란 이 씨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쉬고 나니 괜찮아진 것 같아 다시 일어선 순간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 또 나타났다.

이 씨처럼 누웠다 일어나거나 고개를 돌릴 때 어지럼증을 생긴다면 ‘이석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어지럼증의 형태는 빙빙 도는 현기부터 걸을 때 뒤뚱거리거나 앉아있을 때 기절할 것 같은 느낌까지 다양하다.

이석증은 말 그대로 귀 안의 돌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귓속 반고리관 내부에는 이석덩어리가 있는데 여기서 부스러기가 떨어져 나와 귓속을 돌아다니면서 평형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석증이 생기면 수초에서 1분 미만 동안 짧은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구역과 구토가 동반된다.

건국대병원 이빈인후-두경부외과 김창희 교수는 “이석증은 가만히 있을 땐 증상이 없지만 눕거나 고개를 옆으로 돌릴 때 등 움직임이 있을 때만 증상이 나타난다”며 “청력저하 등 청각적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특징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기 교수는 “갑자기 어지러운 증세가 나타나면 뇌의 이상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귀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석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생각보다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2년 이석증환자는 28만2345명에 달했다. 50세 이상이 전체 환자의 64%를 차지했고 여성이 남성보다 2.4배 정도 많았다.

문제는 이석증의 90%가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특발성 이석증이라는 것. 그 외 머리를 부딪치는 등 충격에 의한 외상과 메니에르병 등 내이 질환으로 인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는 머리 위치를 돌려가며 이석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는 위치교정술을 원칙으로 한다. 약물치료나 시술은 하지 않으며 치료는 잘되는 편이다. 가만히 두면 낫는 경우도 있다. 김창희 교수는 “연구에 따르면 2주~40일 정도 후에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고 보고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환자 20~50%에서는 재발하기 때문에 이석증을 경험했다면 평소에 신경써 관리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머리 위치를 변화시키거나 자세를 갑자기 바꾸지 말고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다.

김창희 교수는 “움직임이 있을 때만 나타나고 청각적 증상은 동반하지 않는다는 이석증만의 특징을 잘 알아두고 의심되는 경우에는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받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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