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스트레스 최소화하기
금연 스트레스 최소화하기
  • 조창연 헬스경향편집국장 (desk@k-health.com)
  • 승인 2015.02.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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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들은 요즘 가슴앓이 중이다. 지난해만 해도 5000원이면 담배 두 갑을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한 갑 사고 나면 달랑 500원 남는다. 흡연자들이 일반적으로 하루 한 갑 정도 피운다고 가정했을 때 한 달이면 전에 비해 무려 6만원이 더 든다. 담뱃값인상에 대한 체감지수는 일반물가인상과는 비교가 안 된다.
 

조창연 헬스경향 편집국장

수많은 흡연자들이 담뱃값 인상 후 ‘이젠 정말 끊어버려야지’하는 생각을 하루에 수십 번도 더한다. 문제는 이를 실행에 옮기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사실 금연을 위한 효율적인 팁은 이미 기사 등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금연전문가들은 별별 기발한 방법들을 제시하면서 금연을 권유한다. 담배, 끊고는 싶지만 몸이 영 말을 듣지 않는다.

정신과 전문의들과 금연클리닉을 운영하는 원장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사실 금연은 ‘마음’ 하나다. 마음 하나 먹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한 번쯤 금연을 시도해본 사람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금연은 담배를 끊는 것이 아니라 ‘참는’ 것이다. 이미 담배를 배운 사람들에게 있어 금연이란 순간순간 느껴지는 담배의 유혹을 매번 참아내는 것이다. 처음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았으면 모를까, 죽을 때까지 참을 수 있어야 비로소 금연성공이다.

그러면 마음을 어떻게 먹어야 금연에 성공할 수 있을까. 흡연과 금연은 선택의 문제다. 먼저 생각해보자. 금연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 선택에 있어 가장 좋은 기준은 금연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흡연으로 얻는 이익을 하나하나 계산해 보는 것이다. 종이에 얻는 것과 잃는 것을 하나하나 나열해보자.

금연의 효과는 충분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흡연만큼 건강에 나쁜 것이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릴 정도다. 금연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이 득인지 흡연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나은지 스스로 계산해보자. 금연을 결심했을 때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익과 이로 인해 받아야하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금연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일단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비장해질 필요는 없다. 세상 어떤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겠는가. 일단 하루를 참아보자. 견딜만하면 하루 더 참는 것이다. 이렇게 참는 시간을 늘려나가다 정 못 참겠으면 한 대 피우자. 사실 피울 때는 괜찮지만 피우고 난 다음에는 자신에게 실망하게 될 것이다. ‘아, 내 의지력이 이 정도밖에 안되나’하는 마음에 자괴감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절망하지 말자. 누구나 그렇다. 어떤 사람은 아주 쉽게 담배를 끊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극히 드문 일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수없이 실패를 겪고 나서야 성공에 이른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만한 시간을 금연한 것이라 생각하자. 참은 날만큼 담배를 덜 피웠다고 생각하면 된다. 참는 시간이 반복되고,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금연 확률은 높아진다. 이것이 그나마 금연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정부도 담뱃값인상으로 흡연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 막무가내로 담뱃값을 인상한다고 해서 원하는 만큼의 금연율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오히려 흡연자들의 반발만 불러일으킬 확률이 높다. 금연정책은 흡연자들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사회분위기가 제대로 조성됐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한마디만 더. 저가담배 출시니 손으로 말아 피우는 봉초담배에 세금을 감면하자느니 하는 꼼수는 제발 그만 두자.

<조창연 헬스경향편집국장 desk@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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