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우 기자의 정신건강백서] 공포증 범람의 시대
[신민우 기자의 정신건강백서] 공포증 범람의 시대
  • 신민우 기자 (smw@k-health.com)
  • 승인 2015.03.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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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증 범람의 시대’다. 인터넷 발달로 출처를 알 수 없는 공포증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바탕으로 정상적인 사람들도 자신을 공포증환자라고 인식한다는 점이다.

이런 공포증은 환·모서리·광대·우주·심해·목성·늪 등 특정 대상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며 신체일부가 간지럽거나 소름 끼치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한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만큼 충격받기도 한다.

 

‘공포증 테스트’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상에 떠도는 사진들은 이런 현상을 더욱 부채질한다. 이 사진들에는 정상적인 일반인이 봐도 징그럽다고 느낄 만한 모습이 담겨 있다. 환공포증 테스트로 알려진 ‘연꽃소녀’는 어느 소녀의 팔과 무릎에 연 씨앗을 합성한 사진이다. 누가 보더라도 혐오감을 가질 수 있지만 이를 본 일부는 “나는 환공포증 환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사진들만으로 정신질환을 판단하기에는 의학적 근거가 불분명하다.

물론 테스트 방식에 문제가 있을 뿐 환공포증을 ‘가짜’라고 말할 수는 없다. 환공포증은 둥근 문양이 연속적으로 나타난 모습을 두려워하는 질환이다. 실제 전 세계 인구 중 16%가 갖고 있다고 알려졌고 최근 관련 연구가 이뤄지는 추세다.

또 영국 에섹스대 제프 콜 박사와 아놀드 윌킨스 교수는 시각과학연구를 통해 “맹독동물 중 푸른띠문어, 킹코브라 등은 특정 문양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근본적 두려움이  환공포증”이라고 주장했다.

공포증 가운데 사회공포증, 고소공포증, 폐소공포증 등은 정신의학에 등록돼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의 발생원인은 다양하다. 사회공포증환자는 선천적으로 수줍음이 많은 성격일수록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또 남들 앞에서 창피를 당했을 때 후천적으로 생기는 일도 있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코드’, ‘로스트심볼’ 등의 주인공 ‘로버트 랭던’은 어릴 적 우물 속에서 오랜 시간 갇혀 있던 트라우마로 인해 ‘폐소공포증’을 앓는다는 설정이다.

반면 인터넷에 떠도는 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사진만 보고 “징그럽다”,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전문가 판단 없이 자신을 정신질환환자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공포증여부를 판단하거나 공포증 때문에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이 간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이런 사진들은 그저 재미로만 즐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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