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바꾸고 ‘건강’은 남기고…전통차의 변신, 통했다
‘맛’은 바꾸고 ‘건강’은 남기고…전통차의 변신, 통했다
  • 강인희 기자
  • 승인 2013.03.20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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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2년만에 성공가도…전통·한방차 전문점 ‘차오름’

“그날의 차가 뭐죠?” 점심시간이 지난 4시경 방문한 차오름 인사동점에서 메뉴를 고르던 남성이 매장 직원에게 묻는다. “남성들이 드셔도 무방하지만 이 차는 여성들을 위한 차인데 괜찮으시겠어요?” “아, 그날이 ‘그날’이구나.”

■ 전통차 고집 포기…건강퓨전에서 길 찾다

2011년 2월 전통·한방차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며 문을 연 한국형 카페 프랜차이즈 기업 ‘차오름(TEA OREUM)’ 매장에서 흔히 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다. 차오름에프앤비는 ▲가비온차(Lighten up Tea) ▲그날의 차(Tea for women) ▲으슬으슬한 차(Tea for chill) ▲까칠한 날(Tea for haggard face) ▲산만한 날(Tea for concentration) ▲우울한 날(Tea for happiness) 등 한방차를 재해석한 건강퓨전 음료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홍삼라떼, 대추라떼, 단호박라떼, 오미자라떼, 쥐눈이콩미숫가루…. 차오름에는 이들 건강퓨전음료와 함께 대추차, 생강진피차, 금국화차, 유자차, 매실차, 오미자차 등 전통차를 찾는 내외국인으로 붐빈다.

AC닐슨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2011년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약 3조6910억원 정도. 관련 업체들은 커피시장이 매년 20~25% 성장하고 있어 커피시장 규모는 4조원대로 추정된다. 차오름이 주목한 것은 전체 커피시장의 37%를 차지하고 있는 커피전문점 시장. 여기서 성공할 경우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음료 프랜차이즈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 한국차 전문점 걸음마단계…발전 가능성 커

차오름 이성형 대표이사는 “가격, 맛, 재미, 건강 등에서 뒤지지 않는 특화된 메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해 글로벌 커피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성과를 이뤘다”며 “커피전문점 시장은 포화상태에 놓여 있지만 한국차 전문점은 초기단계라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차오름은 현재 서울에 여의도점, 대치-포스코점, 강남역점, 인사동점, 회현역점 등 직영점 5개 매장과 서울 3곳, 지역 2곳(군산·목포)등에 가맹점을 두고 있다. 올해 출점 목표는 50곳으로 목표가 현실화되면 60개 매장을 지닌 기업으로 성장한다. 이 대표는 “300개 이상 출점해야 성공한 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목표가 달성되면 눈을 돌려 해외로 진출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건강하세요, 차오름입니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직원들이 상냥하게 전하는 말이 반갑다. 소비자의 건강이 차오르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차오름의 한국차 세계화 프로젝트가 빛을 보게 되면 뉴욕, 파리, 런던, 상해에서 차오름의 맛있고 건강한 차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무슨 차를 마셔볼까. 생각만 해도 벌써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인터뷰] 차오름 이성형 대표이사

직접 개발한 ‘개량 전통차’
미국·대만·홍콩서 시식회
세계 입맛 통한다 자신에 창업


커피회사에 다녔지만 커피를 선호하지 않았던 사람이 결국 일을 냈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분명히 있는데 왜 커피전문점만 호황을 누릴까. 전통차를 팔아선 성공할 수 없는 걸까”라는 의문을 반복하며 사업구상에 몰두한 차오름에프앤비 이성형 대표이사는 결심했다. “전통차와 한방차를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하자”고.

이 대표는 그가 개발한 고구마라떼, 단호박라떼 등 레시피를 들고 미국은 물론 대만, 홍콩 현지인들에게 맛을 시험했다. 결과는 대성공. 여기서 자신감을 얻은 그는 2011년 2월 차오름을 창립했다. 커피도 마실 수 있고 전통차와 한방차도 즐길 수 있는 한국형 디저트카페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창업 후 여의도 등 직영점의 대성공을 발판으로 지난해 8월부터 가맹점 모집에 들어간 이 대표가 꿈꾸는 차오름은 가맹점의 성공을 통해 본사가 발전하는 것. 이러한 사업철학을 갖고 있기에 그는 TV 드라마처럼 진한 커피냄새를 맡으며 손님을 맞고 한가로이 책을 읽는 환상을 가진 이들은 정중히 거절한다.

“창업해 성공하려면 우선 기본적인 소양이 있고 창업가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영업력도 필요하죠. 현실은 드라마와 같지 않습니다. 몇천원대 음료를 팔면서 멱살 잡히고 주부습진에 걸려 고생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1개 매장 출점을 위해 1주일 이상직원들과 함께 지역주민의 소득수준, 소비수준, 동선까지 파악하는 이 대표이사. 그가 각고의 노력으로 일군 전국의 차오름 매장에서는 차 한 잔을 마시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는 모습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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