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자포자기 복약 중단 안돼”
이정옥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자포자기 복약 중단 안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5.10.27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흔히들 암에 걸리면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꾸준히 약을 먹고 치료하면 완치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암이 있다. 바로 혈액암의 일종인 ‘만성골수성백혈병’. 매년 400~500여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들 대다수가 생존해 국내 전체환자수는 4000~50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정옥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복약순응도’와 의사의 ‘주기적인 반응평가’”라고 말했다.

-‘백혈병’은 치사율이 높은 질병으로 알려졌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급성과는 달리 진행속도가 느리다. 과거에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외에 다른 치료법이 없어 치사율이 높았다. 하지만 2000년 1세대 표적치료제 이매티닙을 시작으로 지난 10여년간 2세대(다사티닙, 닐로티닙, 보수티닙, 라도티닙)·3세대(포나티닙) 표적치료제가 개발됐다. 제때 약을 먹으면서 꾸준히 관리하면 완치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발병원인은?

염색체는 짧은 단완과 긴 장완으로 구성돼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혈액세포 안에 존재하는 23쌍의 염색체 중 9번염색체장완과 22번염색체장완의 일부분이 위치가 바뀌어 새로운 융합유전자가 만들어지면서 발병한다.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나?

뚜렷한 증상이 없어 자각하기 힘들다. 오히려 정기검진이나 혈액검사 도중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무기력함, 피로감, 체중감소 정도이며 비장이 커지면서 왼쪽 윗배에 덩어리가 만져지고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치료제부작용에 관한 걱정도 많은데.

1세대 표적치료제 이매티닙에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은 부종(특히 눈주위와 얼굴), 근육통, 복부불편감, 설사, 피부발진 등이다. 2세대인 다사티닙의 경우 흉막삼출(폐에 물이 차는 증상), 혈소판감소증, 드물게는 폐동맥고혈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닐로티닙은 혈당·간효소치 상승, 말초동맥폐쇄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두 약제 모두 1세대 표적치료제(이매티닙)에 비해 심혈관계 합병증발병률이 높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의 기저질환, 나이, 직업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약을 처방하며 부작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준다.

-1세대와 2세대 표적치료제의 차이점은?

2세대 표적치료제가 1세대에 비해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인다. 대체로 2세대 치료제가 더 선호되지만 약제선택은 치료효과와 부작용, 환자의 기저질환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한다. 여기에 의사의 치료경험이 더해져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을 처방하는 것이다.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꾸준한 약복용을 통해 완치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는 병이다. 최근 진행되는 약물치료중단 시도연구들은 철저히 계획된 임상연구이며 장기간 암유전자가 검출되지 않고 치료반응이 매우 우수한 일부환자들만이 대상이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처방에 따라 제때 정확히 약을 복용하는 ‘복약순응도’와 치료효과에 대한 ‘주기적 반응평가’다. 환자들이 걱정하는 부작용은 대부분 조절가능하기 때문에 환자가 임의로 약 먹기를 중단해서는 절대 안 된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경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