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 인술]정기 검진은 ‘건강의 안전벨트’
[의술 인술]정기 검진은 ‘건강의 안전벨트’
  • 민영일 | 비에비스 나무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6.01.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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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을 ‘평생 건강의 안전벨트’라고 표현한다.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그 결과에 따라 건강한 생활을 하는 데 도움과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에서 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데 유용성이 높다.
 

40대 중후반이 넘어서면 1년에 한 번, 적어도 2년에 한 번씩은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일반건강검진이다. 신장, 체중, 비만도, 시력, 청력, 혈압, 간기능 검사, 혈당 검사, 콜레스테롤 검사, 흉부 X레이, 구강검사 등이 포함돼 있다. 건강의 기본적인 문제들을 파악하고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간질환 등을 찾아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주요 만성질환의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다.

여성이라면 유방암 검사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매년 의사 진찰과 함께 유방 X레이 촬영을 하고 필요에 따라 유방초음파를 시행한다. 학계나 보건당국은 30대부터 1~2년에 한 번은 자궁경부세포진 검사를 받으라고 권한다.

50대부터는 소화기암과 뇌질환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1~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암 1위(갑상샘암 제외)인 위암은 짜게 먹는 식습관, 높은 헬리코박터균 감염률, 흡연 등의 영향이 크다. 평소 금연과 식생활 개선, 그리고 헬리코박터균 대책이 필요하다.

50대 이상은 물론 40대 후반도 대장내시경이 거의 필수적이다. 보통 5년 간격으로 시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만약 대장용종이 발견되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대장용종을 떼어내지 않고 그냥 두었을 경우 10년 후 약 8%, 20년 후 약 24%가 대장암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전 검사에서 대장용종이 발견된 적 있거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의사와 상담해 대장내시경 검사 간격 및 시기를 더 앞당겨야 한다. 또 1~2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간초음파를 받는 것이 좋으며,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3~6개월 간격으로 간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 등이 요청된다.

50대에는 뇌혈관질환 발생이 급격히 증가한다. 주요인은 고혈압, 흡연, 음주, 당뇨, 고지혈증, 비만, 스트레스 등이며 대부분 심장질환과 그 원인이 같다. 뇌혈관질환 유무를 알아보기 위해 뇌CT 등을 추가할 것을 권한다.

60대에는 뇌혈관질환, 기관지질환 등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질병에 의한 사망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 시기에는 생활습관을 고친다 하더라도 이미 진행된 각종 퇴화현상으로 질병의 발병을 원천적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용이할 뿐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일 수도 있다.

신장, 체중, 비만도, 혈압, 간기능, 혈당, 총콜레스테롤, 빈혈, 흉부 X레이, 심전도 검사 등은 물론 노인성 난청이나 백내장 같은 질환을 알아내기 위해 정기적으로 시력검사와 청력검사도 받아야 한다. 우울증에 관한 검사도 필요하다. 치매 선별 검사, 골밀도 검사, 심장운동 부하 검사 등도 받으면 유익하다. 여기에 남성은 남성호르몬 검사와 전립선 초음파 검사, 여성은 여성호르몬 검사와 골반 및 갑상샘 초음파 검사 등도 정기적으로 받도록 하자.

어떤 연령대든 정기검진은 꾸준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증상도 없는데 몇 년 거르면 어때’ 하는 생각은 금물이다. 암을 비롯해 많은 질환들이 초기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자.

건강검진은 매년 받아야 할 검사와 몇 년에 한 번 받아도 되는 검사들이 있어 같은 검진기관에서 계속 검사를 받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검진과 추적관찰을 하는 데 용이하다. 술, 육류, 기름진 음식 등은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1~2일 전부터 제한한다. 오전 건강검진은 전날 저녁 9시 이후 금식(물, 껌, 담배 등 포함)한다. 사전에 검진수칙과 더불어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 등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해 꼭 상담하고, 검사 2~3일 전부터 과로와 음주를 피한다. 여성은 생리를 마친 후 적어도 이틀 지난 후에 검진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영일 | 비에비스 나무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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