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호전됐다고 약 끊으면 ‘발작’ 재발할 수도
천식… 호전됐다고 약 끊으면 ‘발작’ 재발할 수도
  •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 승인 2016.02.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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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영화·드라마 속의 건강학
ㆍ‘검사외전’ 살인 누명 쓴 전직 검사
ㆍ그가 입증하려 한 질병

현직 검사가 살인 누명을 쓰고 수감되고, 감옥에서 허세 남발하는 꽃미남 사기꾼 등과 만나 자신의 누명을 벗어 나가는 영화가 있다. <검사외전>이다. 피의자를 상습 폭행하던 다혈질 검사는 검찰에서 자신이 취조 중이던 피의자가 밤새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졸지에 살인자로 전락한다. 천식 환자였던 피의자는 평소 지니고 있던 약물 흡입기구를 누군가에게 빼앗겨 가쁜 숨을 몰아쉬다 결국 거품을 물고 호흡이 정지된다.

아주대병원 신유섭 교수


전문의들은 “영화 속 장면처럼 천식 발작은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날로 높아지고 3~4월 황사철과 4~5월 꽃가루철도 앞두고 있어 천식 환자들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영화 속에 그려진 천식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권혁수, 아주대병원 신유섭, 이대목동병원 김민혜 알레르기내과 교수에게 물어봤다.

― <검사외전>은 천식 환자 흡입기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영화에서 나온 흡입기의 정확한 명칭은 ‘정량식 분무기’다. 주로 천식이나 폐쇄성 폐질환 같은 질병에서 많이 사용한다. 환자가 흡입기를 누르면 정해진 양이 입안으로 흡입되는 형태의 흡입기다. 폐에 직접 흡수되기 때문에 먹는 약이나 주사보다 효과가 더 빠르고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 천식의 원인과 증상은.

“천식은 기침, 천명음(목에서 쌕쌕 소리가 나는 증상), 숨이 참, 가슴 답답함 등 특징적인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집먼지진드기, 각종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 등을 호흡기를 통해 흡입했을 때 증상이 유발되는 알레르기성과 감기·폐렴 같은 감염, 찬 공기, 급격한 운동, 스트레스, 황사 등이 원인이 되는 내인성(비알레르기성)이 있다.”

― 국내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천식 유병률은 1960년대 국민의 약 3~4%에서 2000년대 들어오면서 20% 가까이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주거와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라 알레르기 항원에 노출이 많아지는 점, 면역학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에 취약해지는 현상, 기생충 감염의 감소로 인한 알레르기 증가,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 변화로 봄이 빨라지고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이 길어지는 현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 황사와 꽃가루가 심하게 날리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미세먼지·황사 등 대기오염이나 꽃가루 같은 자극성 물질은 천식 발생뿐 아니라 증상 악화에도 연관성이 크다. 천식 환자의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 방문이 늘어나게 되는 주요 원인이다. 미세먼지·황사·꽃가루 등이 많은 날에는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고, 외출이 필요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능한 한 신체 노출을 줄여야 한다.”

― 천식의 조기 진단과 예방 수칙은.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쌕쌕거림, 기침 등이 반복해서 자주 나타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고 검사받는 것이 좋다. 진단 후에는 기도의 염증 발생과 폐기능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꾸준한 약물치료(흡입 치료 및 경구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천식 악화인자를 인지하고 회피해야 한다. 악화인자는 전문의와의 상담이나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 가족이나 주변에 천식 환자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환경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천식의 중요한 원인항원으로 꼽히는 집먼지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침대 매트리스와 베개·카펫·소파 등을 자주 점검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습도가 너무 높지 않게 하고(40% 이하 유지), 환자가 있으면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가능하면 키우지 말아야 한다. 금연도 중요하다. 갑자기 천식 발작에 의해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환자의 기도를 확보해 주고, 즉시 119로 신고해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잠시 약을 사용한 후에 천식 증상이 조절되는 것 같다고 약을 중단하거나 소홀히 하면 언제든지 나빠지고, 발작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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