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남편이 의심스러워…” 의처·의부증, ‘단순질투’가 아니라 정신질환
“아내·남편이 의심스러워…” 의처·의부증, ‘단순질투’가 아니라 정신질환
  • 신민우 기자 (smw@k-health.com)
  • 승인 2016.03.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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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남성 A씨는 최근 아내의 행동에 불만을 품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 보이는 데도 외출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A씨는 아내가 이웃남성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뒤 그와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결국 A씨는 아내가 누군가와 전화를 하는 모습만 봐도 불같이 화내며 누구와 전화하는지 추궁했고 “의처증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물음까지 듣게 됐다. 결국 분을 참지 못한 나머지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최근 60대 남성이 자신의 배우자와 내연관계에 있다고 착각한 이웃남성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의처·의부증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단순질투를 넘어 질투형 망상장애 일부로 분류되는 만큼 정신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의처·의부증은 아무 증거 없이 배우자 외도에 확신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조현병, 우울증, 알코올장애 등과 유사하지만 다른 정신문제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외도에 대한 망상만 존재할 뿐 다른 증상을 찾을 수 없는 것. 남성에게서 많이 발견되며 발병평균연령도 18~90세까지 다양하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정신의학전문가들은 유전적·생화학적·환경적 요인이 복학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뇌병변, 내과상태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기질적인 원인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사회적으로 고립됐거나 낮은 성취감을 경험한 사람, 대인관계를 비정상적으로 과민반응하는 사람에게서 더 쉽게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증상이 심해지면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폭언을 행사할 수 있고 극단적이면 타·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정도에 따라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환자들은 망상이 매우 확고한 만큼 주변에서 이를 비난할 경우 치료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또 배우자와 떨어져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 상황에서 증세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은수 교수는 “치료자와 환자가 깊은 신뢰관계를 쌓아 정신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상황에 따라 입원을 시키고 항울제, 기분조절제 등 약제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약물치료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전문가 의견에 따라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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